김영훈 대전문인총연합회장
[시선]

지난 7월 7일 대전시청 3층 강당에서는 의미 있는 행사가 열렸다. 바로 ‘대한효충의연합회’ 창단식이다. 대전효도회, 국제라이온스협회, 대전교원시니어직능클럽, 대전서구재향군인회가 함께 부모 공경·나라사랑·어른 공경의 3대 강령을 내걸고 연합발대식을 개최한 것이다.

이 나라 이 땅에서 전통적으로 지켜져 왔던 유교 문화가 허물어진지는 이미 오래되었다고들 개탄하고 있지만, 이 세상은 참 너무 많이도 변했다. 과거 1세기에 걸쳐 서양의 정신문화와 물질문명이 한꺼번에 쏟아져 들어오면서 과학기술 발달과 국민경제가 상상을 초월할 만큼 좋아진 것은 사실이다. 그 덕에 지금 우리는 현재 단군 이래 최대의 국력과 부를 축적하고 있고, 양질의 삶을 구가하고 있다.

그러나 수세기 동안에 농익혀 가면서 변화·발달되어야 할 것들이 압축 성장을 하는 과정에서 파생된 부작용은 너무나 컸다.

우선 농경사회와 산업사회 그리고 정보화 사회의 뒤섞임 속에서 전통적인 가치관이 크게 무너졌다. 또한 이념갈등, 지역갈등, 빈부갈등, 세대 갈등으로 인한 의사소통의 부재로 국가적 혼란을 야기하기도 했다. 그 와중에서 특히 우리의 가슴을 아프게 한 것은, 올곧게 커야 할 이 땅의 유소년 그리고 청소년들이 좌표를 잃고 방황하기도 했고, 역으로는 그들이 벌이는 일탈 현상이 또 어른들을 걱정에 빠지게도 했다.

바른 윤리를 바탕으로 한, 인간으로서 지켜야 할 도리를 잃어가고 있는 모습은 어제 오늘의 일은 아니다. 게다가 최근에는 어린이도, 청소년도, 어른도 첨단 과학 기기나 영상문화에 흠뻑 빠져서, 그 문명의 이기에 종속되면서부터 사고하며 상상하고, 그 상상을 바탕으로 하여 창의력을 길러야 한다는 분위기는 사라지고 있다.

지나치게 발달하는 첨단과학이 낳은 비인간성 그리고 허물어진 윤리 문제로 우리는 지금 모두들 걱정하고 있다. 이런 때에 만시지탄의 감은 있으나 우리 중부권 충절의 고장 대전에서 뜻있는 네 단체들이 부모 공경·나라사랑·어른 공경의 기치를 내걸고 어린이와 청소년들에게는 인간 교육에 관한 도덕과 윤리의 방향을 제시하고, 어른들 스스로에게는 자신의 삶을 뒤돌아보며 성찰할 수 있게 하는 운동을 펼쳐나가겠다는 의지를 접하니 반갑기만 하다. 퇴직 교원도 나서서 여생을 청소년들의 효와 충 그리고 의를 실천하게 하기 위해 봉사하고 헌신하겠다는 사도 실천의 의지를 보이니 흐뭇하다.

과학의 발달로 인해 이제는 신의 영역까지를 넘보는 인간들의 오만에 가득 찬 행동들이 횡횡하고 있지만, 더 이상 인간이 인간다움을 잃고, 제 모습을 상실한다면 그 종말은 뻔하다. 인간은 강한 듯 하지만 자연의 섭리나 신의 영역에서 결코 벗어날 수 없다.

이제부터라도 인간 본래의 모습으로 돌아가는 일이 시급하다. 지금, 우리는 도덕적으로 좀 더 무장하고, 따뜻한 시선과 함께 사려 깊은 마음으로 서로가 서로를 바라보는 마음을 다져야할 시점에 서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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