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균측정기로 곳곳 살펴, 손씻기·원산지표시 당부, 곳곳서 실랑이도 벌어져

▲ 14일 유성구 위생과 단속반이 장태산휴양림 일대 음식점을 방문해 식중독 예방 등 위생점검을 벌이고 있다. 정재훈 기자
“요리를 만드는 손의 세균 수치가 정상치 200 이하여야 하는데 9397이라는 높은 수치가 나왔네요. 이런 손으로 요리하면 음식을 먹는 분이 식중독에 걸릴 수 있습니다.” 대전 서구청 위생과 단속반이 음식점 종업원 위생상태를 점검하려 ATP 세균측정기로 측정하자 정상치의 수십배에 달하는 수치가 검출됐다.

14일 오전 장태산휴양림 일대에 자리 잡은 식당에 서구청 위생과 단속반이 휴가철 행락지 음식점 일제점검을 위해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 단속반은 행락지 주변 음식점(식품접객업소)들을 방문해 관광객 호객 행위 여부와 원재료, 음식의 취급·보관 실태, 가격표 게시 준수 여부, 음용수 적합성 등 수많은 위생항목을 대조하며 조사에 들어갔다.

11시경 A 식당을 방문한 단속반은 날카로운 눈매로 식당을 훑어보고, 종사자 보건증 적합 여부와 식당 내 기기의 세균오염도를 측정했다. 또 주방 등 작업공간 내 취급식품의 위생 상태와 유통기한, 진열방식을 꼼꼼히 살펴보고 문제가 있는 부분에 대해 식당 관계자에게 설명했다.

단속반원은 “도마에서 기준치 이상의 세균·미생물이 검출돼 꼭 열탕 소독을 한 후에 사용하고 식자재는 유통기한 표시가 사라지지 않도록 포장을 제거할 때도 주의해야 한다”며 “음용수도 정수기 필터 교체 시기를 잘 확인해야 식중독을 예방할 수 있다”고 안내했다. 식당 주인은 “불경기에 손님은 안 오고 단속반만 자주 오는 것 아니냐”며 “위생관리를 철저히 할 테니 가끔만 찾아왔으면 좋겠다”고 푸념을 늘어놓았다.

곧이어 찾아간 B 음식점에서는 식당 관계자의 손에서 기준치보다 46배를 넘어선 세균·미생물이 검출됐다. 단속반은 비위생적인 손으로 음식을 조리하면 ‘황색포도상구균’이 음식에서 증식해 식당 손님이 식중독에 걸릴 수 있다고 경고한 후 철저한 손 씻기를 당부했다. 또 B 음식점 메뉴판에 불고기와 삼겹살(돼지고기), 백숙(닭), 오리 등 육류와 가금류 원산지표시가 제대로 써있지 않은 점도 함께 적발했다.

차은주 서구 위생과 식품안전담당은 “최근 식당업계가 지난해 메르스 사태 때보다 더 경기가 안 좋아져 신경이 매우 날카로운 상태”라며 “식중독 예방을 위해 점검·단속을 나가면 좋은 소리는커녕 안 좋은 소리를 듣거나 실랑이가 벌어지고 있어 직원들의 애로사항이 많다”고 말했다. 한편 서구 위생과는 이번 점검을 통해 적발된 업소는 2차 방문을 통해 이행 여부를 확인하고 행정처분 및 계도조치를 할 예정이다.

정재훈 기자 jjh119@cctoday.co.kr
저작권자 © 충청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