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레기매립장 오명·시설 낙후
이용객 하루 10~20명 불과해
문암생태공원 대조 … 대책필요
청주시, 시설개선 재정비 추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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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용객을 찾아보기 힘든 호미골 체육공원
10여년전 조성된 청주시 용정동 호미골 체육공원이 시민들로부터 외면받고 있다. 과거 쓰레기매립장이라는 오명을 벗지 못하고 시설 또한 개선되지 않고 있는 탓이다.

호미골 체육공원은 1985년부터 쓰레기매립장으로 사용해오다 2008년 체육공원이 들어섰다. 시는 27억원의 사업비를 들여 9만 8827㎡ 부지에 골프연습장, 족구장, 배구장, 배드민턴장, 잔디광장 등 다양한 시설을 갖춘 친환경 체육공원으로 조성했다.

하지만 청주 대표적인 ‘주거기피’ 지역이란 오명을 벗고 새로운 웰빙공간으로 변화되기란 쉽지 않았다. 공원 조성 뒤 시행-시공사 간의 소송은 관리부실로 이어졌고 시설물 파손, 산책로 주변 안전성 부족 등의 민원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게다가 공원 인근에는 아직도 아파트 공사가 진행 중이어서 소음·분진을 꺼려하는 시민들이 발길을 돌리고 있는 실정이다.

인근 주민 이모(35) 씨는 “골프연습장 이용객을 제외한 체육공원 이용객은 하루 10~20명 정도에 불과하다”며 “고사한 나무와 어두운 공원 분위기 때문에 여전히 쓰레기 매립장에 대한 인식이 그대로 남아있다”고 지적했다.

반면, 과거 같은 쓰레기 매립시설이었던 문암생태공원은 시민들의 사랑을 받는 시설로 거듭나 대조를 보이고 있다. 문암생태공원은 주말과 휴일이면 캠핑족을 비롯 가족 단위 나들이객들로 북적인다. 시는 1994년부터 사용한 문암 쓰레기매립장이 2004년 포화 상태에 이르자 2009년 151억원의 예산을 들여 시민들을 위한 휴식·힐링공간으로 개장했다.

공원 내에는 생태교육센터를 비롯해 캠핑장, 바비큐장, 어린이 놀이시설을 마련해 쓰레기 매립장 분위기를 잠재웠다.

청주시는 호미골 체육공원의 부정적인 인식 개선을 위해 재정비사업을 펼치기로 했다. 시 도시개발과는 지난 5일 워크숍을 갖고 ‘중부권 핵심도시 성장동력 확보’ 과제 중 하나로 호미골 체육공원 시민이용 활성화 방안을 내놨다. 재정비 사업을 통해 보다 많은 시민들이 안전하고 편리하게 이용하며 특히 여성 친화적인 체육공원으로 조성하겠다는 계획을 내놨다.

이에 따라 시는 확보된 추경 예산 5000만원을 투입하고 1차(배수로, 수목환경 개선), 2차(조도개선, 공원내 블록정비)의 재정비로 나눠 사업을 추진한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휴식공간으로의 기반시설 정비와 함께 시민들의 이용도를 높일 수 있는 방안도 필요하다는 주장을 내놓고 있다. 수박 겉핥기식의 시설정비에만 몰두할 것이 아니라 문암 생태공원 수준의 활용도를 위한 프로그램이 준비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은 상황이다.

김영복 기자 kyb1020@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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