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진석 충북본사 사회교육부장
[데스크칼럼]

청주시의회 의원들의 일탈행위가 ‘막장’ 수준이다. 집행부에 압력을 행사해 자신과 이해관계에 있는 업체에 일감을 몰아 주도록 하고, 형편이 어려운 학생들에게 줄 장학금을 횡령하고, 자신과 '절친'이 대표로 있는 협회에 보조금을 지급하도록 압력을 행사하고…. 청주시의원들이 저지른 일들이다. 그야말로 ‘비리 종합 선물세트’나 다름없다. 역대 시의원 중 현재 청주시의원들의 자질이 ‘최악’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시민의 대의기관인 청주시의회가 어쩌다 이지경이라는 말인가.

다시한번 짚어보자. 얼마 전, 청주시 금천동에서는 정말 ‘코미디’ 같은 일이 벌어졌다.

시의원 박모 씨가 자신의 지역구인 상당구 금천동 한 소공원에 위치한 멀쩡한 정자를 중장비를 동원해 철거하려다 주민들의 신고로 중단된 일이 벌어졌다. 정자가 청소년 탈선 장소로 이용된다는 주민들의 민원을 듣고 청주시의 아무런 허가 절차도 없이 자신이 직접 철거하려 했던 것이다. 시의원이 저지른 행동으로 보기에는 도무지 납득하기 어려운 황당한 일이 아닐 수 없다. 문제의 시의원은 ‘왜 이런 일을 했느냐’는 언론의 질문에 “자신은 오히려 정자를 철거했다고 칭찬을 받을 줄 알았다”는 황당한 답을 내놨다. 도대체 상식이 있는 것인지, 한심하다. 결국 박모 시의원은 사법처리 위기에 몰렸다.

청주시학부모연합회장인 또 다른 시의원인 이모 씨. 지난해 10월 가정 형편이 어려운 학생들에게 장학금을 주기 위해 바자회를 통해 얻은 수익금 1800만 원 가운데 1100만 원만 장학금으로 전달하고 나머지 700만 원은 개인 용도로 사용한 것이 드러나 경찰에 입건됐다. 이 의원은 또 남편이 대표로 있는 회사에 청주시 도로포장과 관련 수십여건의 수의계약을 받아 일감 몰아주기 압력 의혹을 받고 있다.

최근 청주시 하위직 공무원 두 명이 청주시로부터 보조금을 지급받고 있던 글로벌무역진흥협회로부터 해외여행 경비 수백만원을 상납받은 사건이 일어났다. 문제는 이 단체가 보조금을 타낼 수 있도록 도와 준 배후로 최모 시의원이 지목을 받고 있다는 점이다. 설립된 지 2년밖에 안 된 이 단체가 6억여 원의 시 보조금 사업을 수주할 수 있었던 것은 최 의원의 조력이 있었기에 가능했다는 게 의혹의 핵심이다. 최 의원은 문제의 글로벌무역진흥협회 충청본부 대표 A 씨가 자신의 ‘절친’이자 과거 지방선거 당시 자신의 선거사무장을 맡았던 인물이라고 털어놨다. 당초 최 의원은 관련 의혹이 증폭되자 한 지역 언론을 통해 “인터넷을 뒤지다 그 협회를 알게 돼 당시 청주시 경제 관련 국장에게 소개를 했을 뿐”이라고 발뺌까지 했다. 최 의원은 현재 경제 관련 시의회 상임위원장이다. 집행부 입장에서는 상임위원장인 최 의원의 말한마디가 부담으로, 또는 압력으로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그럼에도 최 의원은 “정상적인 의정 활동”이라며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려 하고 있다. 자신의 잘못이 무엇인지조차 모르는 형국이니 답답하기 짝이 없다.

이러한 일련의 비위는 청주시의원들의 수준을 가늠할 수 있는 대표적인 사례가 아닐 수 없다. 초대 통합청주시의회의 부끄러운 민낯이다. 하지만 ‘비리 백화점’, ‘비리의 온상’이 돼 버린 청주시의회는 자정력을 잃은 듯하다. ‘함량 미달’의 시의원들로 인한 비리가 하루가 멀다 하고 터지고 있지만 시의회 자정 기능은 작동하지 않고 있다. 이렇다보니 청주시의회 ‘무용론’까지 대두될 정도다.

청주시의원들은 뼈를 깎는 자정노력과 생산적인 의정활동으로 실추된 신뢰를 회복하길 진심으로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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