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플러는 10여 권의 저서로 사회의 변화 방향을 제시한 미래학자이다. '미래의 충격', '제3의 물결', '권력이동' 등을 통해 인류 사회가 제조업 기반의 경제에서 지식과 데이터 위주의 사회로 이동해 갈 것을 예견했다.
1970년에 글로벌 문명에 대해 쓴 '미래의 충격'은 50개국 이상에서 출간됐으며, '제3의 물결'(1980)은 새로 부상하는 문명을 조명하고 기업과 가족생활, 기술, 정치 변화의 고리를 고찰했다. 또 '권력이동'(1990)은 사회를 통제하는 힘이 물리적인 힘과 경제력에서 지식으로 진행되는 현상을 짚었다.
그의 사회 변화와 관련한 생각은 전 세계 지도자와 기업인에게 많은 영향을 미쳤다. 중국의 전 총리인 자오쯔양, 소련의 전 대통령인 미하일 고르바초프 등은 그를 멘토로 삼았다. 자오쯔양 전 총리는 '제3의 물결'을 이야기하며 중국 경제 개혁 프로그램을 시작했고, 고르바초프 전 대통령은 소련의 첫 비정부기구(NGO)에 토플러를 포함했다.
또 우리나라의 김대중 전 대통령은 1998년에 청와대에서 토플러와 의견을 나눴다. '토플러 어소시에이츠'는 홈페이지에서 김 전 대통령이 남북 평화통일을 위한 재단과 관련해 토플러에게서 도움을 구했다고 밝혔다.
박근혜 대통령도 대통령이 되기 전인 2006년에 토플러와 면담했다. 1928년 뉴욕에서 태어난 토플러는 뉴욕대에서 영어를 전공하던 중 나중에 부인이 된 하이디를 만났다.
이들은 대학을 마치고 결혼한 뒤 1950년 클리블랜드로 이주해 알루미늄 제조 공장에 취직했다.
토플러는 조립라인과 대량생산을 배우기 위해 용접공으로 5년 동안 일했다. 부인은 노조 직원으로 근무했다.
토플러는 1998년 인터뷰에서 "공장에서의 경험은 공장 근로자들이 사무직 근로자보다 덜 지능적이지 않다는 것을 깨닫게 해 줬다"고 밝혔다. 이후에는 신문사에서 일하며 백악관을 담당하기도 했으며, 경제신문 포천(Fortune)에서는 기업 및 경영 관련 칼럼을 썼다.
1961년에는 IBM을 위해 컴퓨터가 사회 및 조직에 미치는 영향에 관해 썼으며, AT&T에 분사를 조언하기도 했다. 60년을 함께 한 부인 하이디가 유일한 유족이다.sungj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