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년 만에 브라운관 복귀 "데뷔한다는 마음으로"

"처음에는 대본이 너무 재미있게 '훅' 읽혀서 미처 생각을 못 했는데 제 분량이 정말 많고 대사도 너무 많더라고요. 거기다 법정 용어는 또 얼마나 어려운지…. 이걸 다 외워서 표현할 수 있을까 고민이 많았어요."

2005년 '프라하의 연인' 이후 11년 만에 tvN 금토드라마 '굿와이프'로 드라마에 출연하는 배우 전도연은 29일 "복귀한다는 생각보다는 이제 데뷔한다는 생각으로 현장에 적응하고 있다"며 이렇게 말했다.
데뷔한 지 25년이 넘었고 '칸의 여왕'이라는 별명까지 얻은 그지만 10년 넘게 자리를 비웠던 드라마 촬영장은 낯설었다.

대사에 대한 고민이 어찌나 컸던지 연출을 맡은 이정효 PD가 정 힘들면 보드에 대사를 써줄 테니 읽어도 된다고 했을 정도다.

전도연은 이날 오후 서울 영등포구 타임스퀘어 아모리스홀에서 열린 '굿와이프' 제작발표회에서 "정말 많이 떨었다. 4월 말부터 촬영을 했는데 이제야 현장에 조금 적응한 것 같다"고 했다.

그러나 그의 겸손한 말과 달리 이날 제작발표회에는 그야말로 '전도연 찬가'가 울려 퍼졌다.

포문을 연 것은 이정효 PD. '무정도시' '마녀의 연애' '처음이라서' 등을 연출한 그는 '굿와이프'의 연출을 맡았다.

그는 "'굿와이프' 리메이크가 결정되고 제작진이 모였는데 '이 역할을 누가 할 수 있을까'라는 질문에 그 자리에 있던 4명이 모두 한 번에 전도연을 떠올렸다"며 "거절당할 거라고 생각했는데 하겠다고 하셔서 놀랐을 정도다. 함께 촬영하고 있는 지금도 꿈을 꾸는 것 같다"고 말하며 활짝 웃었다.

극중 김혜경이라는 이름도 영화 '무뢰한'에서 전도연이 맡았던 캐릭터의 이름에서 따왔다. 이 PD는 "당연히 안 하실 거로 생각해서 그 이름을 붙였다"는 말로 전도연에 대한 경외심을 표현했다.

남편 이태준 역의 유지태와 직장 상사이자 조력자인 서중원 역의 윤계상도 "전도연 선배님이 출연한다고 해 바로 출연을 결정했다"고 입을 모았다.

급기야 로펌 조사원 김단 역인 나나는 "현장에서 최고의 선생님"이라고 말해 앞서 "데뷔한다는 마음으로 임하고 있다"고 말한 전도연을 아연실색하게 만들었다.

자신을 향한 칭찬이 이어지자 전도연은 쑥스러워하며 한동안 고개를 들지 못했다.

전도연은 "저도 결혼생활을 하면서 일을 하고 있어서 양쪽의 밸런스를 맞춘다는 게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알고 있다"며 "이성적이라기보다는 본능적이고 감성적인 것을 따른다는 면에서 저와 김혜경이 닮았다. 그런 김혜경을 따라가는 것이 재미있다"며 밝은 미소를 보였다. '굿와이프'는 '디어 마이 프렌즈' 후속으로 다음달 8일 오후 8시 30분 첫 방송 한다.chomj@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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