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도자기 임시휴업 그후 1년]
지난해 경영난에 40여일 고용유지신청
걱정과 달리 협동적이고 의욕적 분위기
수출물량 맞추느라 숨돌릴 여유도 없어
회복위한 노력 … “무너지는 일 없을 것”

▲ 28일 한국도자기 청주공장에서 직원들이 최종적으로 완제품 검사를 실시하고 있다. 한국도자기 청주공장 제공
“수출 물량을 맞추느라 숨돌릴 틈도 없어요. 물량이 밀리면 대책이 안서거든요.” 지난 해 40여일간 임시휴업(가동중지)을 했던 한국도자기 청주공장을 1년만에 찾았다. 여느 공장들과 마찬가지로 바쁜 직원들 얼굴에는 굵은 땀방울이 흐르고 있었다. 과거 걱정과는 달리 현재 공장은 협동적이고 의욕적인 분위기가 물씬 느껴졌다.

지난 해 7월 한국도자기는 설립 72년만에 처음으로 내수 불황, 실적 악화 등이 겹치면서 청주공장을 한달간 가동중지했다. 지난해 6월 30일 고용노동부 청주지청에 ‘고용유지조치 계획서’를 신청했다. 이 고용유지신청은 매출액의 급감(15% 이상)으로 회사가 정상적인 운영에 어려움을 겪을때 노사 합의하에 신청, 근로자 기존 임금의 50~70%를 지원하는 제도다.

이런 고용유지조치에 지역여론은 한달간 임시휴업이 영원한 폐업으로 가는게 아닌가 하는 불안감이 고조됐다. 지역 주요인사들의 방문이 이어졌고 직원들은 일자리를 잃을까 하는 마음에 회사에 계속 문의전화를 넣기도 했다.

문을 열고 들어선 공장안은 1000℃ 넘는 가마솥 열기가 입구까지 느껴질만큼 공기가 뜨거웠고 공정과정마다 일렬로 늘어선 책상에서는 작업자들이 분주한 손놀림으로 도자기를 생산하고 있었다.

1층에서는 광석원료 분쇄, 전자동 성형기 등 우렁찬 기계음과 함께 일정간격으로 도자기를 찍어내 1250℃ 고온에서 초벌구이 하는 공정을 거쳐 그릇형태를 만들고 있었고 2층에서는 도자기 표면에 핀셋을 이용해 스와로브스키 보석을 붙이거나 붓으로 금칠을 하는 수작업은 고도의 집중력이 필요해 보였다. 작업하는 모습을 뒤에서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숨이 막힐 정도였다. 이처럼 도자기를 만드는 공정과정이 섬세함과 꼼꼼함이 필요해 생산라인 직원들 대부분은 여성들로 구성돼 있었다.

공웅식 한국도자기 청주공장 경영지원부장은 “생산라인 직원들은 평균 20년 이상 근무한 베테랑들”이라며 “미세한 흠집까지 찾아내는 꼼꼼한 기술력으로 완성도 높은 도자기를 만들어 낸다”고 설명했다.

최근 결혼·행사 수요가 크게 줄고 외식문화가 커지는 등 국내 도자기 산업을 둘러싼 환경이 전반적으로 어려워졌다. 한국도자기의 매출도 2012년 465여억원에서 2015년 340여억원으로 크게 줄었다. 2000년대 초반 1000명에 육박하던 종업원수도 절반에도 못 미치는 460여명으로 축소됐다.

공장안에서 만난 한 근로자는 올해 가동중지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직원들 개개인들이 맡은바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8월 추석물량과 9월 유럽 덴마크 크리스마스 수출량을 맞추느라 눈코 뜰새 없이 바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회사 경영진들도 새로운 활로를 찾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지난해 같은 일은 없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위기를 기회로 삼겠다는 한국도자기는 경영혁신에 나서고 있다. 경영진 급여 감축, 원가절감, 인건비 절약, 관리직 현장 투입 등 정면돌파에 나선 모습이다. 중국산 저가제품 공세에 대응하기 위해 저가정책을 비롯 신사업 진출, 고급화 전략 등 반전을 꾀하고 있다.

한국도자기는 업계 최초로 KS인증을 획득을 비롯, 대통령상을 수차례 수상해왔다. 충청 향토기업으로 故 김종호 회장이래 김동수, 김영신 사장까지 3대를 이어온 저력으로 100년 장인기업의 꿈을 현실화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김영복 기자 kyb1020@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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