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마당을 쓸었습니다]
풀꽃 시인 나태주 시선집 ‘마당…’ 발간

◆시, 마당을 쓸었습니다

풀꽃 시인 나태주가 '시’와 ‘시인’에 대한 시들을 모아 시선집 ‘시, 마당을 쓸었습니다’를 펴냈다.

그는 그의 인생인 시와 시인, 같은 시대를 살고 있는 시인들에 대한 시를 수십 년간 그때그때 적어왔다. 이 책은 그 보물과도 같은 작품들을 나태주 시인이 직접 정선해 엮은 것이다. 다수의 시선집을 출간한 시인이지만 이번 시집이 독자에게나 시인 자신에게 더욱 각별한 것은 ‘한 시대 한 시인이 그렇게 이 땅에 살았다 갔음을 기념하고 싶어서 내는 책’이라고 밝히는 그의 글에서 느낄 수 있다.

‘시, 시인, 시인을 위하여’의 3부로 이뤄진 이 시집에서는 각 작품마다 그 시가 쓰인 날짜가 적혀 있다. 1970년대부터 2010년대에 이르기까지 약 40여년간 나태주 시인이 남긴 작품들이 고스란히 담겨 있는 것이다. 작년에 출간한 ‘꿈꾸는 시인’이 나 시인의 시 세계를 쏟아 낸 산문집이라면 이번 시집은 같은 의미의 시집이라고 볼 수 있다. 나 시인이 생각하는 시, 시인에 대한 모든 느낌이 응집돼 있기 때문이다. 시인은 그동안 시집만 30여권을 냈을 정도로 시에 대한 열정이 대단하다. 이런 나 시인을 사람들은 ‘다작 시인’이라고 말하기도 하지만 그는 자신이 시를 쓰는 것이 아닌 시가 자신에게 찾아오는 것이라고 말한다.

특히 이 책의 3부 ‘시인을 위하여’에서는 윤동주, 이육사를 비롯해 박용래, 전봉건, 이성선, 허영자, 이해인 등 시대의 역사와 함께 살아간 혹은 동시대를 살고 있는, 우리가 사랑하는 시인들을 위한, 그들에 대한 시가 따스하게 담겨있다. 한 시대 시인들의 굴곡진 삶을 느끼며 울컥하는 것은 비단 나이든 세대만의 정서는 아닐 것이다. ‘크게 괘념치 마시고 시와 시인에 대한 이러저러한 감회들을 공유했으면 하는 마음’이라고 이야기하는 나태주 시인의 말처럼, 모든 세대가 어려운 감정은 전부 내려놓고 잔잔한 마음으로 나 시인이 걸어온 시의 발걸음을 함께해 보는 건 어떨까.

시인 나태주는 1945년 충남 서천에서 출생해 1960년 공주사범학교에 입학하면서 운명적으로 시를 만났다. 그 시절 신석정과 김영랑, 김소월의 시를 읽고 청록파 3인 박목월, 박두진, 조지훈 등 시인들의 시를 만나 많은 도움을 얻었으며, ‘한국 전후 문제 시집’은 좋은 교과서가 됐다.

1971년 ‘서울신문’ 신춘문예에 ‘대숲 아래서’란 작품으로 당선됐는데 당시 심사위원은 소년 시절 좋아했던 박목월, 박남수 두 사람이었다. 그 후 오늘까지 여러권의 시집 37권과 13권의 산문집, 두권의 동화집, 네 권의 시화집, 여러권의 시선집을 내고 2006년도에는 시 전집을 냈다.

2014년 가을에는 그의 시 ‘풀꽃’을 기념해 공주에 공주풀꽃문학관이 개관되고 풀꽃문학상이 제정·시상됐으며, 그를 소재로 한 동화 ‘풀꽃’이 출간되기도 했다. (지음 나태주/ ㈜푸른길/ 1만 4000원)

강은경 기자 ekkang@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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