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후배 양성 꿈 키워
대전서 기반 구축위해 설립
워킹·연기 등 ‘기본’ 중시
2014년 슈퍼모델 배출 결실
일반인 자신감 회복 교육도

‘기업가로 살 것인가, 교육자로 살 것인가’라는 질문은 황선주(35·사진) 모델인아카데미 대표의 오랜 고민이다. 모델 지망생에 맞춤형 교육과 솔루션을 제공하면서 수익을 창출하는 것이 ‘모델인 아카데미’의 본질이다.

황 대표는 아직까지 성공적으로 모델인 아카데미를 이끌고 있지만, ‘완전한 기업인’으로 성공할 수 있을지 여부에 대해서는 여전히 수많은 고민을 하고 있는 중이다. 어린시절 모델 활동을 하며 뼈아프게 힘들었던 경험을 현재 원생들에서 보고 있기 때문이다.

황 대표는 17살 어린 나이에 홀로 외롭게 모델 업계에 뛰어들었다. TV 드라마 등에 모델이 소개되면서 직업 자체에 대한 선망은 커졌지만 정작 기반은 부족했던 1990년대 말이었다. 대전지역 내에는 모델이 되는 법을 가르치는 곳도 없고, 모델과 관련된 일자리를 제공하는 곳도 없어 대전과 서울을 오가는 힘든 시간을 보내야했다. 더욱이 서울까지 오가는 것에 대해 부모님의 반대가 심해지면서 황 대표는 대전에서도 모델을 배울 수 있는 곳이 있으면 좋겠다는 막연한 꿈을 꾸기 시작했다.

“세상 물정 아무 것도 모르는 어린 나이에 외지를 오가며 활동한다는 건 정말 힘든 일이었어요. 가까운 장소에 저를 돌봐줄 수 있는 곳이 있었다면 어려움이 훨씬 덜했겠죠.”

20대 초반까지는 패션모델로 활동했고, 이후 전국을 무대로 활동하는 무대 연출가로 변신했다.

하지만 황 대표는 무대 연출을 하면서도 어린시절 자신이 겪었던 힘든 상황을 떠올리며 모델을 꿈 꾸는 많은 후배들에게 희망을 줘야 겠다는 생각에 2012년부터 모델인 아카데미를 열게 됐다.

“본격적으로 모델 일을 했을 당시, 런웨이에서 조명 하나가 유독 저만을 비췄던 기억이 있어요. 모두가 빛에 휩싸인 저를 바라보는 기분은 그동안의 어려움을 잊게할 만큼 황홀했던 경험이었죠. 그래서 모델을 꿈꾸는 아이들이 기본기부터 착실하게 꿈을 키워나가는 공간을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어요.”

황 대표는 직접 모델로 활동했기 때문에 기본이 얼마나 중요한지 잘 알고 있다. 그래서 모델인 아카데미 역시 ‘기본’을 가장 중시한다. 특히 워킹과 움직임, 모델 연기, 포토포즈 등 기본기에 덧붙혀 황 대표 본인이 ‘무대 연출가’로 활동한 경험을 살려 무대 위 여러 상황에 대한 조언도 아끼지 않는다.

덕분에 모델인 아카데미는 2014년 슈퍼모델 선발대회 ‘MTP 몰 상’ 수상자 이보림 씨를 배출하는 등 눈에 띄는 성과도 거둘 수 있었다.

“양갈래 길에 설 때가 많지만, 생각해보면 교육자에 더 가까운 선택을 해온 것 같아요. 늘 교육이 정답이었고, 이것이 아카데미를 키우는 결과를 냈기 때문이죠.”

황 대표는 모델을 꿈꾸는 아이들뿐만 아니라, 일반인에게도 자신의 지식을 전달하는 일에 힘쓰고 있다. 지난해에는 주부들에게 자신감 회복을 위한 ‘엄마의 행복한 일탈’ 프로그램을 운영해 큰 호응을 얻기도 했다.

“꼭 모델이 되고 싶은 사람만 워킹을 배우고 포즈를 취하는 건 아니라고 생각해요. 교육으로 외면적 자신감을 회복하면 내면의 자존감도 올릴 수 있죠. 모델인 아카데미가 소심해지는 작은 마음들을 키우는 일에 도움이 되길 바라요.”

‘제자’들이 주목받고, 성공적인 길을 걸을 때가 가장 기쁘다는 황 대표의 말을 들으면서 이제는 더이상 ‘기업가인가, 교육자인가’를 고민하지 않아도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모델을 사랑하는 황 대표의 앞날에 밝은 빛이 드리우길 바란다.

김영준 기자 kyj85@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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