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人 점프in] ㈜예주식품 박희연 대표
2001년 기업 이어받아
판매처 찾아 ‘동분서주’
美·中서 잇단 수출문의
사회공헌활동에도 관심

㈜예주식품의 한과에서는 40년 가까운 세월의 내공이 느껴졌다.

박희연 대표(45·사진)가 전하는 예주식품의 한과는 특유의 식감과 과하지 않은 단맛, 곡류에서 나오는 풍미가 어우러져 풍성한 맛을 느낄 수 있다.

1978년 박 대표의 시부모인 홍성돈·박종복 부부가 ‘한밭민속한과’를 세운 뒤 이를 모태로 현재 예주식품에 이르기까지 38년, 예주식품의 한과에는 대를 잇는 오랜 기간의 노력이 담겨 있다.

박 대표가 회사를 이은 것은 16년 전인 2001년이었다. 맛으로는 이미 정평이 나 있었지만 규모는 작았던 기업을 크게 키워보고 싶다는 생각에서였다.

“시부모님 다음으로 누군가는 가업을 이어야 한다는 생각에 주부의 신분으로 회사를 이어받았어요. 이 훌륭한 맛을 사장시키지 않고 많은 사람에게 선보이고 싶었죠. 한창 신토불이(身土不二)라는 표어가 유행이던 시기여서 경쟁력도 클 것이라는 계산도 있었습니다.”

박 대표는 가내수공업 수준이던 기업에 체계화 된 자동화 시스템을 도입했다. 명절 즈음 단기 아르바이트 인력을 중심으로 진행되던 작업도 정규직을 채용해 운영했다. 뜻하지 않은 행운도 박 대표의 앞길에 깃들었다. 가업 계승에 뜻을 둔지 얼마 지나지 않아 한과 공장과 설비가 본래의 절반도 안 되는 파격적인 가격에 시장에 나왔고, 기업 확장을 염두에 뒀던 박 대표에게는 ‘하늘이 내린 기회’가 됐다. 회사의 내실을 다지는 것도 중요했지만 박 대표가 무엇보다 신경을 쓴 것은 맛과 제품에 대한 홍보였다.

“입소문이 중요하다는 생각에 명절 선물이 많이 오가는 관공서를 주로 기웃거렸어요. 그런 방법으로 이름을 얻어가다가 대전시청이 운영하는 ‘TJ마트’에도 입점하게 됐죠.”

브랜드의 명성도, 자금력도 부족한 상황에서 박 대표가 선택한 방법은 무작정 물건을 사줄만한 곳을 찾는 것이었다.

그는 지역 관공서와 전국 각지에서 진행되는 박람회를 찾아 다녔고 지금은 심사가 까다롭다는 서울 관광공사의 한류 매장 ‘K 스타일’에도 제품을 입점시켰다. 서울역·대전역·동대구역 등에 위치한 명품마루에도 제품이 공급되고 있다. 이는 전국 한과 업체에서는 유일한 사례다. 최근 서울 코엑스에서 진행된 ‘대전충청권 중소벤처기업 박람회’에서는 미국과 중국 바이어들로부터 많은 수출 문의를 받기도 했다.

가정주부였던 박 대표가 가업을 잇고, 사세를 크게 키울 수 있었던 원동력은 어린시절부터 보인 대담성이었다.

박 대표는 어릴 때는 골목대장으로 유명했고, 고등학교를 졸업해서는 무작정 장사를 시작한 경험도 있다.

“부모님이 대학교 등록금을 주셨는데, 그 돈으로 무작정 신발장사를 시작했어요(웃음). 당시 부모님은 ‘말려도 소용없다’는 생각에 수긍하셨죠.”

‘대전세종충남 여성벤처협회’ 이사로 재직하는 등 지금도 대담성으로 유명한 박 대표는 사회공헌활동에도 관심이 많다.

박 대표는 “현재도 직원 100%가 여성인 점을 인정받아 사회적 기업으로 이름을 올리고 있다”며 “한과를 더 많이 팔고 기업의 이름을 높여 지역사회에 더 많은 공헌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김영준 기자 kyj85@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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