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이 1등 브랜드- 대전 원도심 관광
대전형무소·철도관사촌·대흥동성당 등 옛모습 간직한 근현대 문화유산 보고
영화 촬영지·역사문화 탐방지로 각광 대흥동 중심으로 소극장·공방 등 산재
홍대·이태원 버금가는 예술인 집약지 市 원도심 콘텐츠 관광자원 활용한
‘문화·미식기행 골목여행’ 인기몰이

▲ 2010년 이전하기 전의 대흥동 뾰족집 대전시 제공
대전의 원도심은 숨겨진 보물상자와 같다. 근대문화유산이 곳곳에 퍼져있고, 문화예술가들이 대흥동 골목 사이에 차린 공방과 갤러리, 소극장은 홍대와 이태원과 견주어도 손색이 없다. 대전이 ‘심심한 동네’라는 편견은 원도심에 들어선 순간 깨진다. 이런 원도심의 숨은 명소를 관광과 접목한다면 어떤 일들이 펼쳐질까.

◆근대유산의 보물섬
근현대유산의 보고(寶庫)인 대전의 원도심은 현대와 과거가 어우러진 명소다. 고풍스러운 모습을 간직한 건축물과 아기자기하게 꾸며진 좁은 골목을 돌다 보면 이색적인 모습에 시선을 빼앗긴다. 옛 충남도청을 필두로 충남도 관사촌 대흥동성당, 대전창작센터(옛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 충청지원), 대흥동 뾰족집, 소제동 철도관사촌, 대전형무소 등 수많은 유산이 탐방객들을 기다리고 있다.

1932년 지어진 옛 충남도청은 한국전쟁 당시 임시 중앙청과 전방지휘사령부로 활용됐었고, 내포 신도시로 이전하기 전인 2012년까지 충남도청사로 활용됐다. 80여년이 넘는 세월 동안 개보수 작업만 거쳤을 뿐 외형은 큰 변화 없이 사용돼 일제강점기 당시의 건축양식을 한눈에 살펴볼 수 있다. 2층 도지사 테라스에 올라서면 대전 중앙로 일대의 원도심의 풍경을 한눈에 볼 수 있다.
▲ 대전형무소 정문(일제강점기 추정) 대전시 제공
▲ 1966년 충남도청 전경 대전시 제공
고(故) 노무현 대통령의 변호사 시절을 다룬 영화 ‘변호인’을 비롯해 빅매치, 극비수사, 해어화 등 영화 촬영지로도 사랑을 받고 있다. 충남도 관사촌은 옛충남도청과 같은 시기에 지어졌고, 건축양식은 일본풍과 한옥, 서양식이 혼합된 독특한 형태를 가지고 있다.

대흥동성당은 1919년 목동에 지어진 대전 본당을 1945년 이전 후 1952년 성당을 짓기 시작해 지금의 모습에 이르렀다. 형태는 기도하는 두 손을 형상화한 모습으로 고딕 양식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해 아름다운 흰색 외관을 자랑하고 있다.

대전창작센터는 1958년 지어진 건물로 원주인인 옛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 충청지원이 선화동으로 이전하며 2008년부터 운영에 들어간 곳이다. 건축가 배한구 선생이 설계한 건물로 건물 외관에 사각 프레임을 씌워 현대적인 예술작품 을 보는 듯 하다. 이 같은 모습 덕분에 1999년 대전시 좋은 건축물 40선에 선정된 후 2004년에는 등록문화재로도 지정됐다.

대흥동 뾰족집은 1929년 철도국장 관사로 지은 건물로 외관은 서양식, 내부는 일본식으로 지어진 근대 건물이다. 2008년 등록문화제로 지정됐지만, 2010년 재개발로 철거를 당하는 위기를 겪었고 2014년 다시 복원됐다.

소제동 철도관사촌은 일제강점기 조성된 철도노동자들이 모여 산 주택가로 40여채의 건물이 옛 모습을 고스란히 간직하며 자리를 지키고 있다. 이밖에 옛 대전형무소는 일제강점기 도산 안창호 선생, 여운형, 박헌영 등 많은 독립운동가가 수감된 역사의 현장으로 현재는 망루와 우물, 추모탑 등이 남아있다.

◆예술인들의 집약지
한 때 대전의 중심이었던 중구에 존재했던 관공서들이 하나 둘 빠져나가면서 ‘원도심’이라는 호칭을 얻은 이곳은 예술인들의 장소로 거듭났다. 대흥동을 중심으로 미술갤러리와 화방, 표구사가 터를 잡았고 연극인을 위한 소극장도 상당수 존재한다. 핫도그, 마당, 커튼콜, 해윰, 믹스페이스, 드림아트홀, 상상아트홀, 극단 고도 등 소극장과 공연장이 존재해 수많은 연극이 무대에 오르고 있다.

이들을 위한 ‘예술가의 집’도 인근에 존재하고, 수도산에 위치한 대전테미예술창작센터는 타지에서 온 예술가들의 작업공간이자 숙박시설(레지던스)로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갤러리도 대흥동에만 10여개 이상 존재한다. 현대, 이공, 한림, 이안, 한빛, 문화공간 주차, 세느아트 등 많은 화랑이 지역 예술가들의 작품을 전시, 판매하고 있다.

대전평생학습관과 대전갤러리도 빠질 수 없다. 예술인과 지역 공동체를 활성화를 위한 월간토마토와 카페숍 이데와 산호다방은 지역의 랜드마크처럼 여겨지고 있다.

▲ 지난달 12일 대전 중구 대흥동 우리들공원에서 문화미식기행 대전골목여행에 참가한 여행가들이 출발에 앞서 환호성을 외치고 있다. 정재훈 기자 jjh119@cctoday.co.kr
▲ 원도심 팸투어 모습 대전시 제공
◆원도심 관광

대전시와 한국관공공사 대전충남지사, 대전마케팅공사는 지난해부터 원도심의 콘텐츠를 관광자원으로 활용키 위한 계획을 세웠다. 이 계획은 ‘문화·미식기행 대전 골목여행’이라는 명칭아래 원도심 일대를 탐방하는 관광 코스로 구체화 됐다. 특히 지난달 봄 여행주간을 맞아 관광공사와 시, 마케팅공사는 공정거래여행사인 사회적기업 ㈜공감만세와 함께 관광 상품을 일반에 공개했다.

근대사 문화유적과 원도심 맛집, 문화예술가들의 공방을 탐방하는 대전의 관광상품이 정체를 드러낸 것이다. 시는 이와 함께 문화예술체험과 음식 만들기 등 미식투어, 원도심 야간 투어, 드라마 촬영지 견학 등 세부 내용을 구체화했다. 대전 골목여행은 대흥동 우리들 공원에서 탐방객 오리엔테이션을 거친 후 골목 사이에 숨어있는 소공방을 방문해 생활소품을 직접 만드는 일정으로 시작된다.

오전 일정을 마친 후 점심은 진로집 등 원도심 유명 맛집 대전을 상징하는 향토 음식인 칼국수와 두부두루치기를 맛보는 자리로 이어진다. 오후는 옛 충남도청을 비롯한 대전 근대건축물과 갤러리를 방문해 대전의 근현대사를 살피는 자리로 이어지고, 성심당과 대흥동 곳곳의 숨겨진 명소를 찾아 떠난다.

▲ 중앙로 차 없는 거리 행사 사진 대전시 제공
▲ 지난달 12일 옛 충남도청사에 도착한 여행가들에게 문화해설사가 대전의 과거와 현재를 말해주고 있다. 정재훈 기자 jjh119@cctoday.co.kr
대전 골목여행 상품을 이용한 관광객은 지난달 기준 예정인원인 400명이 모두 조기 마감되는 성과를 기록했다. 시는 이 같은 성과를 바탕으로 여행주간과 연계한 ‘대전 원도심 스토리 콘텐츠’를 홍보할 예정이다. 대전 원도심만의 이야기, 문화, 예술을 담은 ‘예술이 깃든 대전 원도심, 그 문화에 젖다’는 제목으로 책자 2000부를 발간하고, 원도심 아카이브 사이트도 제작할 예정이다.

지난달 13일 대전 골목 여행에 참석한 김세만 한국관광공사 대전충남지사장은 “대전 원도심에는 근현대사 건물과 야경이 빼어난 목척교 등 관광자원이 매우 풍부한 곳”이라며 “원도심 곳곳에 숨겨진 보석 같은 콘텐츠를 발굴하면 전국은 물론 외국인도 찾는 명소로 각광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정재훈 기자 jjh119@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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