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영 우송대학교 국제교류원장
[독자위원 칼럼]

세계사에 관한 책을 펼치면 먼저 서양의 역사를 접하게 된다. 서양 중심적인 세계관 때문일 것이다.

또, 그들의 찬란한 문화의 뿌리를 훑어 내려가다 보면 감탄을 더해 부러운 마음이 생기는 건 사실이다.

그러나 고대 그리스·로마 제국은 또 다른 선진 문물을 흡수하면서 찬란한 문화를 꽃피웠다.

4대 문명 중 가장 먼저 생겨난 메소포타미아문명을 받아들였다. 지금은 매장된 석유 덕에 일 안해도 먹고 사는 나라들이나 각종 테러의 중심이라는 오명을 쓰고 있는 나라들도 한때는 법, 문학, 수학, 문학 등 다양한 문화를 발전시킨 선진 국가였다.

다시 말하면 세계의 중심은 시대마다 이동해왔다.

인류의 4대 문명 중 3개의 문명이 중동과 아시아에서 출발했다. 서양에서 암흑기로 불리는 중세 천년 동안도 아시아가 세계의 중심이었다. 수천수만의 아시아 학자와 무사, 상인들이 무역로를 따라 이동하면서 아시아의 종교, 사상, 문화를 퍼뜨렸고 서양인들은 비단, 진주, 향신료, 약재 등 다양한 품목을 구하기 위해 몰려왔었다.

지구상의 종교가 대부분 아시아권에서 생겨난 것도 간과할 일이 아니다. 대영제국시대와 미국과 소련의 냉전 시대, 강대국 미국과 경제 대국 일본을 중심으로 한 태평양 시대를 지나 지금은 세계의 중심이 아시아로 이동하고 있다고 많은 미래학자들이 예고하고 있다.

중국은 이미 미국을 제치고 세계 최대 제조업 국가가 됐다.

아시아은행에 따르면 2035년 인도는 EU의 상위 6개국보다 경제규모가 더 커지고 중국은 세계경제의 35%를 장악할 것이라고 한다. 그러나 세계의 경제대국으로 부상하고 있는 중국이 한국을 배우려고 하고 있으며 실제로 많은 학생들이 한류바람을 타고 유학을 오고 있다. 역사상 처음 있는 일이다.

우리는 전쟁으로 초토화된 땅위에 자본도 자원도 없는 상황에서 20세기에 수준 높은 민주화, 경제 성장을 동시에 이룬 나라이다. 또, 원조를 받던 나라에서 원조를 하게 된 나라는 대한민국이 유일하다. 지난 1980년 이후 20년 만에 국가 총 생산량, 국민 1인당 소득이 중상위 국가 경쟁력을 갖추게 되었다. 제조업 분야와 정보통신분야의 발전으로 인해 세계 10위권의 신화적인 경제 수준을 갖추게 되었다.

4차 산업혁명이라고 불리는 IT 산업의 눈부신 발전을 토대로 중국과 긴밀한 협력관계를 구축해 한국은 동북아시아의 한 축으로 성장할 기회를 맞이하고 있으며 이 기회를 놓치지 말고 잘 활용해 세계의 강국으로 발전해 나가야 할 것이다.

이런 변화의 바람 속에 대학은 어떤 교육환경을 제공하고 학생들은 어떤 자세로 미래를 맞이해야 할까?

대학은 글로벌 교육환경을 갖추어 놓는 것이 중요하다. 어학교육 프로그램을 늘리고 다문화교육환경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 또, 다양한 해외 대학과의 국제교류를 통해 국제 경쟁력과 글로벌 감각을 갖춘 창의적 인재를 양성하는데 주력해야 할 것이다. 학생들은 전문시식과 다른 문화권에서도 의사소통이 가능하도록 언어실력을 갖추는 한편, 독서와 문화체험을 통한 인문적 소양을 길러야 한다.

그래야 아시아의 가치와 문화를 선도하고 전파할 수 있게 될 것이다. 중세에는 귀한 비단을 구하기 위해 비단길을 건너 왔으며, 대항해시대에는 아시아의 향신료를 얻기 위해 거친 바닷길을 뚫고 아시아로 몰려왔다. 동북아시아의 저력에 세상이 주목하고 있는 지금, 특별한 경쟁력으로 세상을 움직일 수 있는 힘은 미리 준비하고 대비하고 있는 사람의 몫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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