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P 총선후 충청역할론 강조
대권 논의했을 가능성 높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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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한 일정을 소화 중인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28일 김종필 전 국무총리를 비공개로 예방했다.

반 총장은 이날 오전 10시께 김 전 총리의 서울 신당동 자택을 찾아 배석자 없이 30여 분간 대화를 나눴다고 김 전 총리측이 전했다. 두 사람은 같은 충청 출신으로 반 총장이 외교부에서 근무하는 동안 정치권 핵심이었던 김 전 총리와 교분을 쌓아온 것으로 전해진다. ▶관련기사 5면

이번 예방은 반 총장이 지난 25일 관훈클럽 간담회에서 대선 출마 의지를 내비친 데 이어 ‘충청 맹주’였던 김 전 총리를 만난 것이어서 ‘충청 대망론’ 행보를 본격화 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을 낳고 있다.

특히 김 전 총리는 20대 총선 이후 ‘충청 역할론’을 강조해 온 만큼 이번 면담에선 대권 논의를 했을 가능성이 다분하다. 반 총장은 중요 사안이 있을 때마다 김 전 총리와 상의하고 조언을 구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김 전 총리는 회동 직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반 총장과 어떤 이야기를 나눴는지에 대해 “내가 얘기할 게 있느냐”며 “비밀 얘기만 했다”고 밝혔다.

대권 출마설 등에 대해서도 “내가 이야기할 것은 그것 뿐”이라며 더 이상의 언급을 피했다. 두 사람의 면담은 반 총장의 방한이 확정됐을 때부터 성사 가능성이 점쳐져 왔다.

반 전 총장이 이에 앞서 올 연초 김 전 총리의 구순 때 서신을 보내 “훗날 찾아뵙고 인사를 올리겠다”고 한 적이 있기 때문이다. 김 전 총리도 지난 13일 육군사관학교 총동창회의 ‘올해의 자랑스러운 육사인상’을 받는 자리에서 “계기가 되면 반 총장을 만나보고 싶다”는 취지의 말을 한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현재 충청권 내에서는 과거처럼 대선 정국의 ‘캐스팅 보트’ 역할에 머무는 대신 주역으로 올라서야 한다는 인식이 강하게 표출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김 전 총리도 “정권 재창출을 위해선 충청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강조해왔다.

이런 분위기를 감안하면 이번 면담에선 충청 대망론의 이행 방식을 놓고 구체적인 대화를 나눴을 개연성이 높다.

서울=이병욱 기자 shoda@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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