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人 점프in]
국내 연대측정 기업 전무
연구진 고충듣고 기업 설립
‘연구소기업’ 지정… 실력입증
청년 일자리 제공에도 힘써

“그동안 우리 유물의 대다수가 외국에서 연대를 측정받고 있었다는 것, 알고 계셨나요?”

㈜다인스의 김은경 대표(39·여·사진)는 인터뷰 내내 우리 유물들이 일본, 미국, 중국 등지에서 연대를 측정받는 사실에 아쉬움을 표했다. 한국인의 문화산물이 외국인들의 손을 거친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는 것이다.

다인스는 이런 이해하기 어려운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만들어진 ‘방사성탄소 연대측정 기업’이다. 유물의 탄소를 측정해 조사대상이 만들어진 시기를 알아내는 게 주된 업무로, 국내 최초 시료전처리 기업인 다인스가 설립되기 전에는 대부분의 유물 시료가 해외로 향했단다.

“국내 기관도 관련 업무를 하고 정확도도 세계 최고수준이지만, 전처리를 포함한 전체 기간이 6개월에서 1년 가까이 걸려요. 외국기업은 빠르면 1개월 내에 모든 결과가 끝납니다.”

시간에 쫓기는 대부분의 연구기관들은 국내에 회사를 차린 일본과 미국의 기업을 찾을 수 밖에 없었다.

개인사업을 하던 김 대표가 이런 사정을 알게 된 것은 2011년. 김 대표는 문화재청의 사업을 수행하는 과정에서 국내 역사 연구진들의 고충을 들을 수 있었다.

“중국의 동북공정과 일본의 역사왜곡 등 정부차원의 왜곡이 벌어지는데, 이들의 손에 우리 유물의 연대측정을 맡겨도 되는지에 대한 연구진들의 회의감이 컸어요. 중요한 유물은 그 연대 측정결과에 따라 3국의 위상이 달라지기도 하니까요.”

국내 역사연구 현실에 대한 아쉬움에 김 대표는 2013년 다인스를 설립했고, 다인스는 같은 해 한국지질자원연구원으로부터 방사성탄소 연대측정 기술을 이전 받은 국내 최초기업이 됐다. 지난달에는 미래창조과학부로부터 ‘제205호 연구소기업’으로 지정받는 등 지역을 넘어 전국적으로 인정을 받고 있다.

다인스는 청년 일자리 제공에 힘쓰는 등 사회공헌에 적극적이라는 점도 주목을 받는다. 김 대표는 방사성탄소 연대측정 업무와 관련해 많은 도움을 준 한국지질자원연구원 계약직 직원과 함께 다인스를 설립한 이후 꾸준히 지역 청년들에 일자리를 제공하고 있다. 김 대표 스스로도 9곳의 회사를 돌며 비정규직 생활을 해왔는데, 당시 퇴직을 앞두고 있던 계약직 직원의 사정이 가슴을 울렸다는 것이다.

“저 역시 같은 생활을 해왔는데, 도저히 외면할 수 없었어요. 그 계약직 직원은 현재 다인스의 사내이사로 재직하고 있답니다.”

계속된 사회공헌 활동으로 대전시 (예비)사회적기업 지정까지 받은 다인스의 미래비전은 크고 명확하다.

다인스는 방사성탄소연대 측정 업무와 함께 IT기술 업무와 연구에 매진해 왔다. 이들 2가지 영역을 융합해, 과거 유물의 데이터를 GIS(지리정보체계)에 접목시키는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게 다인스의 당면 목표다.

김 대표는 이런 목표를 실현시켜 회사를 발전시키고 더욱 많은 지역 청년들에게 일자리를 제공할 계획도 갖고 있다.

그는 “다인스라는 이름은 많을 多(다)에 사람 人(인) 자를 쓴다”며 “많은 사람을 모아 한국의 역사를 제대로 파악하는 것과 지역 청년들이 직업을 갖는 것에 도움을 주고 싶다”고 말했다.

김영준 기자 kyj85@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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