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선호 대전상수도사업본부 기술부장
[시선]

대청호는 대전·충청지역 400만 주민의 식수와 하천유지용수 및 공업용수를 공급하는 역할을 한다.

이런 중요한 역할에도 여름철만 되면 조류발생으로 언론의 뭇매를 맞고, 조류에 의한 피해 발생 우려로 시민들의 걱정을 낳고 있다.

최근 환경변화에 따른 이상기후 영향으로 대청호 조류 발생 패턴이 일정하지 않아 예측하기가 점점 어려워지고, 유해 남조류 발생에 따른 이취미 불쾌감으로 상수원의 안전성마저 위협받고 있는 실정이다. 조류 발생 시 상수도본부의 대응 능력도 그만큼 중요해지고 있다.

필자는 대청호에서 매년 반복되는 조류 발생 원인이 구조적인 문제에서 비롯된다고 생각한다. 대청호는 유역면적이 3204㎢로 정체 수역이 많고 체류 시간이 약 220일로 인공 담수호의 전형적인 문제점을 가지고 있다. 집중 호우 시에 임야 및 농경지에서 영양염류의 유출과 거주지에서 다양한 생활 오염물질 등의 유입으로 부영양화 현상이 반복적으로 나타나기 때문이다.

대청호는 1980년대 후반부터 녹조가 발생했고, 1996년 전국 최초로 조류경보제가 시범 실시됐다. 녹조가 발생하게 되면 조류 경보에 따라 금강유역환경청에서 각 유관기관에 녹조 발생 사실을 신속하게 전파함으로서 단계적인 대응조치를 통해 조류발생에 따른 피해를 최소화 하고 있다.

대전 상수도본부에서는 상수원 수질악화에 대비해 건강하고 안전한 수돗물을 공급하기 위해 ‘녹조대응 3단계 대응전략’을 마련해 운영하고 있다.

1단계 사전 대응전략으로 대전시는 1992년부터 추동 취수탑에 수중 폭기시설 42기를 설치해 매년 5월부터 11월까지 가동하고 심층수와 표층수를 순환시킴으로서 성층파괴, 무산소층 해소 등으로 중금속 및 영양염류(질소, 인)의 용출을 방지해 부영양화를 억제시켜 조류증식에 대한 예방 효과를 거두고 있다. 인공식물섬 1만 5700㎡와 인공습지 1만㎡를 조성·운영해 추동수역의 수질을 개선하고 있다.

2단계 대응전략으로는 조류차단막을 설치해 운영, 조류가 유입하는 것을 차단하고, 수심 10m 이하의 심층수를 원수로 취수하며, 조류 발생이 심화되면 한국수자원공사와 공조해 천연 조류제거제를 뿌려 조류증식을 억제하고 있다.

또 정수장에서는 활성탄을 투입하여 더욱 강화된 정수처리로 냄새 물질인 지오스민(흙 냄새)과 2-MIB(곰팡이 냄새)의 농도를 시민들이 음용 시 불쾌감이 들지 않도록 낮게 유지시켜 수돗물을 공급하고 있다.

3단계 중·장기 대응 전략으로 인공식물섬, 수중폭기시설 등 환경기초시설 개량을 위해 2020년까지 40억원을 들여 조류 증식 억제를 위한 환경을 조성할 계획이다. 수돗물 냄새 피해를 원천적으로 차단해 한층 고급화된 수돗물을 생산·공급하기 위해 각 정수장에 오존처리와 입상활성탄 여과공정인 고도정수처리시설을 연차적으로 도입할 예정이다.

현재 송촌정수장이 고도정수처리시설공사 중으로 시운전을 거치면 올해 8월부터 통수되며, 2019년까지 월평정수장까지 고도처리시설을 확대해 깨끗하고 안전한 수돗물 공급을 넘어 건강하고 맛있는 수돗물을 공급할 예정이다.

올해는 낙동강 수역의 조류가 예년보다 20일 정도 빨라졌다고 한다. 이는 대청호 수역도 조류 발생이 전년에 비해 빨라질 수 있다고 예측되는 대목이기도 하다. 대전시에서 마련한 녹조대응 3단계 전략을 다시 살펴서 우리 지역에서는 조류로 인한 피해가 최소화 될 수 있도록 선제적인 대응자세가 필요한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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