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고척 넥센전에서 시즌 2호 홈런 포함 5타점

최근 김태균(34·한화 이글스)의 눈은 오른쪽 외야 담장을 먼저 본 뒤, 투수를 향한다.

왼쪽 어깨가 일찍 열리는 걸 방지하려는 의도다.

김성근(73) 한화 감독은 "부진에서 탈출하고자 뭐라도 하려는 모습"이라며 "김태균은 노력하고 있다. 점점 좋아질 것"이라고 김태균을 두둔했다. 김 감독은 "내가 (허리 수술 때문에) 자리를 비워 김태균이 더 비판을 받는 것 같다"고 안타까워하기도 했다.

많은 전문가도 "김태균은 시즌이 끝날 때쯤에는 예전과 비슷한 성적을 낼 것"이라고 예상했다.

김태균을 향한 팬들의 기대는 무척 크다.

김태균도 팀 중심타자 역할을 해야 한다는 부담을 안고 있다.

김태균은 약점을 극복하고자 고민했고 자청해서 특타도 했다.

바깥쪽으로 흐르는 공에 헛스윙하고, 몸쪽 공 공략이 파울로 연결되는 장면이 반복되자 오른쪽 펜스를 먼저 보고, 투수를 바라보는 방법을 떠올리기도 했다.

빛이 보인다. 김태균은 25일 서울시 구로구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린 넥센 히어로즈와 방문 경기에서 2타수 2안타 1홈런 5타점을 기록했다.

올 시즌 개인 최다 타점이다.

5회초에 친 좌월 투런포는 몸쪽 공을 공략해서 만들었다. 타구는 파울 라인 안에서 폴을 때렸다.

왼쪽 어깨가 일찍 열렸다면 파울이 되겠지만, 김태균은 공을 페어 지역에서 담장 밖으로 보냈다.

김태균의 안간힘이 좋은 결과를 냈다.

25일까지 김태균의 성적은 타율 0.286, 2홈런, 21타점이다. 그의 명성에 비하면 초라한 수치다.

팬들이 아쉬워하는 부분은 장타다.

김태균은 43경기 중 41경기에서 4번타순에 섰다. 팬들은 '4번타자' 김태균에게 장타를 기대했지만, 김태균의 타구는 자꾸 담장 앞에서 잡혔다.

홈런과 장타를 의식하지 않던 김태균도 상당한 스트레스를 받았다.

하지만 여전히 김태균은 팀에 공헌했다.

사실 김태균이 가진 최고 능력은 출루다.

김태균은 KBO리그에서 5시즌 이상을 뛴 선수 중 고(故) 장효조 전 삼성 라이온즈 2군 감독에 이은 개인 통산 장타율 2위다.

장 전 감독은 0.427을 기록했고, 김태균은 25일 현재 0.425를 기록 중이다.

4시즌을 뛴 호세 펠릭스는 출루율 0.437을 기록했다.

극도로 부진한 올해에도 김태균은 출루율 0.408을 올렸다. 2003년부터 지난해까지 이어온 11시즌(2010·2011시즌은 일본에서 활약) 연속 출루율 4할 이상 기록이 올해에도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김태균은 4번타자에는 어울리지 않는 장타율 0.377을 기록 중이지만, 출루로 팀 공격을 도왔다.

물론 김태균 자신도 현재 성적에 만족하지 않는다.

그리고 김태균은 안간힘을 쓰며 더 나은 성적을 올리고자 노력하고 있다. jiks7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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