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톨릭대 대전성모병원 이비인후과 이동창, 김청수 교수>
기존 수술 단점 보완해 통증 적고 회복 빠른편, 편도질환 어린 환자들 수술 병원 없어 수도권行
수고 덜어주려 시행… 아이 고통·부모 부담 절감

▲ 가톨릭대 대전성모병원 이비인후과 (좌)이동창 교수·(우)김청수 교수가 피타수술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대전성모병원 제공
피타(PITA)수술은 일반인들에게 아주 생소한 수술법이지만 수도권에서는 일찌감치 시작된 수술법이다.

피타수술은 편도, 아데노이드 환자를 대상으로 전동식 피막 내 편도 및 아데노이드 절제술을 일컫는 말로, 편도나 아데노이드가 너무 커 유아의 코골이 및 수면무호흡증이 발생할 경우 이를 치료하기 위해 실시된다.

당초 편도 수술은 성인과 유아 모두에게 편도를 완전 제거하는 방법으로 진행됐지만 통증이 매우 심하고, 지연성 출혈에 따른 2차 수술의 위험성을 안고 있었다. 이에 편도·아데노이드 관련 질환을 앓는 어린 자녀를 둔 부모들은 통증을 최소화할 수 있는 피타수술을 위해 수도권 병원을 찾아야만 했다.

그러나 가톨릭대학교 대전성모병원이 피타수술을 성공하면서 더 이상 대전·충청권 환자들이 집 근처 병원을 놔두고 수도권 병원을 찾아야 할 수고가 줄어들게 됐다. 피타수술에 성공한 가톨릭대 대전성모병원 이비인후과 이동창, 김청수 교수를 만나 피타수술에 대해 자세히 들어봤다.

◆편도제거, 너무 큰 통증 유발

피타수술은 편도나 아데노이드가 숨길을 막아 코골이가 심해지고, 이에 따른 수면무호흡증이 발생할 경우 실시된다.

편도와 아데노이드는 면역기능을 담당하는 기관으로 최근 각종 연구논문 등에 따르면 12세 이후부터는 그 역할이 사라지는 것으로 전해진다. 12세 이전이라고 해도 인체의 체세포면역체계가 완성되는 4세 이후에는 제거해도 큰 영향을 끼치지 않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에 그 동안 편도나 아데노이드의 비대로 호흡이 어려운 경우 연령에 관계 없이 편도를 완전 제거하는 수술을 진행해 왔다. 그러나 성인도 견디기 힘들 정도의 통증이 유발되는 이 수술로 어린이들이 고통받는 모습을 본 이동창, 김청수 교수는 피타수술의 필요성을 느꼈고, 특히 우리 지역 환자들이 수도권을 찾아야 하는 부담을 덜어주기로 하고 피타수술을 진행했다.

피타수술은 기존 수술의 단점을 보완, 피막 안쪽의 편도만을 미세 절제 흡인기를 이용해 제거하는 방법으로 진행된다. 이 피타수술은 다른 정상 조직에 상처를 주지 않기 때문에 출혈과 통증이 적고 회복 속도가 빠른 장점이 있다. 수술 시간은 15~20분 소요된다.

◆어떤 경우 수술을 받아야 하나

피타수술은 성인에게는 적용되지 않는다.

성인의 경우는 기존 수술법대로 편도 절제술이 시행된다. 어린이에게 적용되는 피타수술은 코골이가 심하거나, 코로 숨을 쉬지 못하는 경우, 이에 따라 수면무호흡증이 의심되는 경우 진단을 통해 수술이 결정된다.

이동창 교수는 “아이가 매일 코골이를 한다던지 코를 골지 않더라도 입으로만 숨을 쉬고, 잘 때 입을 벌리고 잔다면 병원을 찾아 진단을 받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이 교수는 편도, 아데노이드 비대로 인해 성장기에서 올 수 있는 각종 문제점을 설명했다.

이 교수는 “수면의 질이 떨어지면 우선 삶의 질이 저하되고, 성장에도 문제가 될 수 있음은 물론 학습능력에도 영향을 끼친다”며 “또 구강호흡이 지속되면 턱이 벌어지고, 얼굴 길어지고, 상하악 발달이 일정치 않아 부정교합이 생겨 음식을 씹는 데도 문제가 생길 수 있다. 또 코막힘 증상이 지속되면서 정신적으로도 괴로울 수 있다”고 했다.

◆어린이에겐 삶의 질 제고, 부모에겐 부담 절감


김청수 교수는 피타수술에 대해 어린이에게는 삶의 질을 높이는 방법이고, 부모에게는 물리적 부담과 정신적 고통을 줄일 수 있는 방법이라고 했다. 김 교수는 “기존 수술을 해서 편도를 다 떼어내면 편도 바깥쪽 수축근에 손상이 간다.

거기에서 큰 통증을 느끼게 된다”며 “피타수술을 통해 그 부분을 남겨두면 통증을 줄일 수 있고, 혈관을 건드리지 않아 출혈도 줄일 수 있다”고 피타수술의 방식을 설명하며 장점을 늘어놓았다.

또 김 교수는 “신경 아래쪽으로 맛을 느끼는 신경이 지나가는데 기존 수술법은 미각에 영향을 줄 수도 있다. 그러나 피타수술은 그런 문제도 보완이 가능하다”고 했다.

무엇보다 피타수술은 자녀의 통증을 지켜봐야 하는 부모의 정신적 고통을 줄일 수 있음은 물론 수도권 병원을 찾아야 했던 수고로움도 덜 수 있다고 했다.

김 교수는 “사실 편도, 아데노이드 절제술은 어렸을 때 하는 것이 좋지만 부모들이 수술을 망설이는 이유는 워낙 큰 통증이 있었기 때문”이라며 “피타수술은 통증이 크게 줄어들기 때문에 부모의 정신적 고통도 줄어들 수 있다”고 했다.

그는 이어 “지역 환자들이 피타수술을 받기 위해 수도권 병원을 찾아가는 모습을 보면서 우리 병원에서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굳이 환자들이 그런 수고를 해야하나 싶어 이 교수와 상의했고, 흔쾌히 함께 하자는 말을 듣고 시작하게 됐다”고 덧붙였다.

◆병원이 존재하는 이유는 결국 환자

사실 피타수술을 병원들이 쉽사리 시행하지 않는 이유는 편도, 아데노이드 수술은 이른 바 ‘포괄수가제’로 묶여있어 수술례수가 많다고 해도 큰 수익을 기대하기 어렵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피타수술의 경우 수술기구 및 장비가 더 필요해 기존 수술에 비해 비용이 높아지지만 진료수가가 이미 정해져 있어 병원 입장에서는 시행을 꺼리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김 교수는 멋쩍은 듯 웃으며 “수익보다는 지역민에 대한 혜택이라는 생각으로 시행하고 있다. 아마 ‘교회병원’이라는 점도 일부 작용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교수와 김 교수는 결국 의사가 존재하는 이유, 병원이 존재하는 이유는 ‘환자’라는 데 뜻을 함께하고 있었다. 서로에 대해 칭찬을 해달라는 말에 두 교수는 가장 먼저 “환자에게 친절하다”는 말로 운을 뗐다.

김 교수는 이 교수의 장점으로 ‘푸근함’을 꼽았다.

김 교수는 “(이 교수의)실력은 굳이 이야기하지 않더라도 매우 뛰어나고, 환자들에게 아주 친절하고 꼼꼼한 의사”라며 “사석에서는 형이라고 부를 정도로 옆집 형처럼 잘 챙겨준다. 모난 구석이 없다는 평가를 받는 분”이라고 치켜세웠다.

이에 질세라 이 교수는 김 교수 칭찬에 나섰다.

이 교수는 “김 교수는 환자에게 친절하다. 외과 의사로서 결정도 정확하고 설명도 친절하게 잘 한다”며 “또 암을 전문으로 봐서 그런지 체력적으로도 뛰어나 12시간 가까이 걸리는 수술도 잘 해낸다. 이런 의사가 우리병원에 있어 다행”이라고 엄지를 들었다.

◆최강 팀워크, 가톨릭대 대전성모병원 이비인후과


서로에 대한 칭찬은 이내 가톨릭대 대전성모병원 이비인후과 자랑으로 이어졌다.

자신이 몸담고 있는 과가 훌륭한 이유로는 모두 ‘다른 이의 덕’으로 돌렸다.

이 교수는 “이비인후과는 4명의 의사가 보고 있는데 서로 선후배 관계로 얽혀 있어서 자주 모여 식사도 하고 많은 의견을 나눈다“고 했다.

 그는 또 “김 교수의 경우 암과 함께 음성(音聲) 분야도 함께 보는데 아마 이 분야는 지역에서 저의가 거의 처음일 것”이라며 “김 교수를 만나기 위해 서울에서도 내려올 정도로 실력도 인정받고 있다”고 했다.

김 교수는 “이비인후과는 귀, 코, 목 전문가들이 모여있는데 서로 협조가 잘 돼야 한다”며 “우리 과 의료진의 평균 연령이 젊은 편이다. 새로운 것을 흡수하고 시행하려는 부분이 다른 병원보다 발빠르다고 자부한다”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지역민을 위해 가톨릭대 대전성모병원 이비인후과의 강점 한마디를 부탁했더니 두 교수로 부터 자부심 가득한 목소리의 답이 돌아왔다.

“우리 병원에 오시면 최소한 궁금한 것은 해결하고 가실 수 있다고 자부합니다. 궁금한 점을 묻는 것에는 모두 답해드립니다. 절대로 끙끙 앓고 가시게 하지 않겠습니다.”(김청수 교수) “우리가 서울 유명 병원들에 비해 못할 건 없다고 생각합니다. 국내에서 할 수 있는 모든 치료는 여기서 다 해결할 수 있고, 그런 의미에서 피타수술도 시작했습니다. 진료를 위해 수도권 병원까지 가실 필요가 없습니다. 저희가 꼭 해결해 드리도록 노력하겠습니다.”(이동창 교수)

이한성 기자 hansoung@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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