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송 http://blog.naver.com/sanha2323

연일 계속되는 더위에 조금은 지칠려고 하는 5월입니다. 하지만 그늘이 주는 시원함은 또 그 만큼 행복으로 다가옵니다. 누가 그러더군요. “지금 행복하면 그걸로 충분하다.”

계룡산에서 북소리가 울렸습니다. 계룡산 국립공원의 문화행사가 있는 날인가 보았습니다. ‘제9회 계룡산국립공원 자연과 문화의 어울림 한마당’ 벌써 9년째 이루어지고 있는 문화행사인가 봅니다. 바꿔 말하자면 9년만에 처음 만난 행사이기도 한 것이지요.

가던 걸음 멈췄습니다. 어찌보면 난타같기도 한 북 공연이었습니다. 햇살이 뜨거운 5월 한낮, 주말을 맞아 국립공원 계룡산을 찾은 많은 사람들이 예상치 못했던 문화공연에 흠뻑 취해있었습니다. 요즘은 가족단위의 나들이가 많아서 참 보기가 좋습니다. 늘 입가에 미소를 던져주는 풍경들입니다.

우리 아이들이 어릴때, 그 때 우리집은 차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대중교통으로 아이들과 여행을 다녔습니다. 바리바리 우유병이랑 짐을 싸들고도 행복하게 다녔습니다. 문득 그 날의 기억들이 스쳐지나갔습니다. 시간은 정말 소리없이 제 갈길 묵묵히 잘도 갔나봅니다.

어느듯 익숙하다못해 내 것처럼 되어버린 아줌마라는 타이틀과 노후를 걱정하는 중년이 되어 그들을 바라보니 말입니다. 그렇네요. 어느날부터인가 멋진 사람을 만나면 우리사윗감으로 어떨까..하는 생각이 먼저 뇌리를 치고 들어오니 말입니다. 그랬네요. 이제 사위감을 걱정하고 노후를 걱정해야 하는 시간에 도달했네요.

하지만, 전 나이를 먹는다는 것은 참 멋진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하루씩 더 철이 들어가니 말입니다. 나이를 먹어도 해결되지 않는 생각의 모자람에 늘 고민스러운 이 사람이 하루라도 더 생각이 깊어졌기를 바라봅니다. 잠자리처럼 날아갈듯한 춤사위를 하는 무용수를 앞에 두고 전 옛 시간의 기억과 생각들로 너울 너울 했습니다.

젊음은 참으로 빛나는 아름다움입니다. 예전엔 저도 몰랐습니다. 젊다는것만으로도 삶이 얼마나 빛나고 아름답다는 것을요. 있는 그대로만으로도 충분히 아름다운 것을 그때는 가리고 덮으려 했었지요. 보이는 그대로만으로도 충분히 아름답다는 걸, 막상 그때는 다들 모르고 사는게 삶인가 봅니다. 그게 삶인가봅니다.

계룡산국립공원의 행사인 "자연과 문화의 어울림 한마당" 공연은 계룡산을 찾은 사람들에게 주는 깜짝 선물이었습니다. 저 역시도 국악과 옛시간의 기억들과 한마당 어울려 잘 놀았습니다. 국립공원의 우거진 신록이 주는 위안보다 더 큰 선물이었습니다. 그리고 숨어있던 옛 기억들과 추억들, 그리고 잠시 지금을 바라볼 수 있게 해 준 고마운 시간의 선물이었습니다.

(이 글은 5월 22일 작성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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