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연경 19점·양효진 18점…블로킹서 16-3 우위로 역전승 발판

▲ 한국 여자배구 대표팀 선수들이 20일 일본 도쿄에서 열린 페루와의 2016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세계예선 경기에서 득점한 뒤 기뻐하고 있다.(도쿄 AFP=연합뉴스)
한국 여자배구가 리우행 티켓을 거의 손에 쥐었다.

이정철 감독이 이끄는 한국 대표팀은 20일 일본 도쿄 메트로폴리탄 체육관에서 열린 2016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여자배구 세계예선 5차전에서 페루에 세트 스코어 3-1(18-25 25-22 25-14 25-21)로 역전승했다.

이로써 한국은 이탈리아와 1차전에서 1-3으로 패한 뒤로 강호 네덜란드(3-0)와 일본(3-1)에 이어 한 수 아래로 평가받는 카자흐스탄(3-0), 페루를 차례로 무너뜨리고 4연승을 달렸다.

세계 랭킹 9위인 한국 여자배구의 2회 연속 및 통산 11번째 올림픽 출전도 더욱 유력해졌다.

아시아 예선을 겸해 열리는 이번 대회에는 우리나라를 포함한 8개국이 참가했다.

아시아(한국, 일본, 카자흐스탄, 태국) 국가 중 1위를 하거나, 아시아 1위 팀을 제외한 상위 세 팀 안에 들면 리우 올림픽 본선 티켓을 획득한다.

페루전 승리로 4승 1패(승점 12)가 된 한국은 리우행에 한 발짝 더 가까이 다가섰다.

한국은 이날 네덜란드와 대결하는 선두 이탈리아(4승·승점 12)에 세트 득실률에서 뒤져 2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이번 대회는 승리 경기 수-승점-세트 득실률(총 승리세트/총 패배세트)-점수 득실률(총 득점/총 실점) 순으로 순위를 정한다.

한국은 21일 세계 13위인 태국, 22일 세계 7위인 도미니카공화국과 남은 두 경기에서 1승만 추가하면 자력으로 리우행 티켓을 딴다.

태국을 이기면 아시아 1위도 확정한다. 다만 한국-페루전에 앞서 카자흐스탄을 3-0으로 완파한 5위 태국(2승 3패·승점 7)도 올림픽 출전 가능성을 남겨둬 마음을 놓아서는 안 된다.

한국은 세계랭킹 21위 페루에 이번 대회 전까지 최근 12연승을 거두고, 상대 전적에서 24승 11패로 앞서 있었지만 예상 밖으로 고전했다.

17일 숙적 일본을 꺾은 한국은 이튿날 카자흐스탄과 경기에서는 엔트리에 든 14명을 모두 출전시키는 여유 속에 체력을 비축했다. 19일에는 경기가 없었던 터라 꿀맛 같은 휴식을 취했다.

하지만 한 수 아래라 여겨지던 페루를 맞아 경기를 뜻대로 풀어가지 못했다.

서브 리시브가 흔들리면서 약속된 공격을 제대로 못 한 채 시종 끌려다니다가 첫 세트를 7점 차로 맥없이 내줬다. 예상 밖 경기 흐름에 당황한 듯 범실도 잦았다.

반면 주포 앙헬라 레이바가 1세트에서만 6득점을 올린 페루는 수비까지 받쳐주면서 기세를 올렸다. 레이바는 이날 양 팀 통틀어 최다인 23득점을 기록했다.

2세트 중반까지도 비슷한 양상이 이어졌다. 13-15로 뒤진 한국은 제 기량을 보여주지 못하던 김희진(IBK기업은행)을 빼고 황연주(현대건설)를 투입해 공격 활로를 찾으려 했다.

이후 점수 차를 좁혀가다 연이은 상대 공격 범실로 18-17, 힘겹게 역전에 성공했다.

2세트 막판 고비에서는 센터 양효진(현대건설)의 활약이 돋보였다. 21-19에서 레이바의 공격을 가로막은 양효진은 연이은 속공으로 24-21로 달아나는 데 큰 힘이 됐다.

분위기를 돌려놓으며 균형을 맞춘 한국은 3세트는 수월하게 가져왔다.

이번 대회 기간 GS칼텍스에서 도로공사로 이적한 배유나가 3연속 블로킹 득점을 올려 3-2로 역전했다가 4-6으로 다시 끌려가기도 했다.

하지만 양효진과 김연경(터키 페네르바체)의 연타로 8-7로 전세를 뒤집고서 점수 차를 벌려 나갔다.

배유나는 15-11에서 이동 속공, 17-12에서는 서브로 득점을 추가하며 제 몫을 해줬다.

4세트에서는 궁지의 몰린 페루의 끈질긴 추격으로 접전이 펼쳐졌다. 해결사로 나선 것은 역시 주장 김연경이었다. 21-20에서 오픈 공격을 성공한 뒤 22-21에서 동점을 허용할 뻔한 위기에서는 가로막기로 23-21로 점수를 벌렸다. 이어 맏언니 이효희(도로공사)의 서브에이스로 승리를 확신했다.

김연경은 팀 내 최다인 19점을 올렸다. 양효진이 18점, 박정아(IBK기업은행)가 13점을 기록하며 승리를 거들었다.

한국은 이날 블로킹에서 16-3으로 크게 앞서는 등 높이에서 강점을 살리면서 역전승을 일궜다. 16개의 블로킹 가운데 절반인 8개를 양효진이 해냈다.

한국은 21일 오전 10시 10분 같은 장소에서 태국과 대결한다.hosu1@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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