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순철 충북본사 정치경제부장
[데스크칼럼]

이래 저래 '반기문 대망론'이 화제다. 여당에 마땅한 대권 후보가 없다보니 반기문 대망론이 나왔고 반 총장을 영입하면 대선에서 무조건 이긴다는 근거없는(?) 믿음이 대망론을 만들고 있다.

지난해 우리는 정가를 뒤흔들며 숱한 화제를 뿌렸던 '성완종 사건'을 접했다. 이야기인 즉, 성 전 의원이 반 총장과 야당 핵심실세와의 연결고리 역할을 하려다 여권에 밉보였고 결국 기업 세무조사와 함께 극단적인 자살이라는 상황을 맞게 된 사건이다. 그만큼 반 총장은 여당은 물론 야당도 눈독을 들였던 '상수(常數)'인 대권후보임을 증명한 사건이다.

20대 총선이 끝나면서 내년에 치러지는 대선으로 정치권의 무게추가 옮겨가고 있는 가운데 ‘여소야대’ 상황은 반 총장의 존재감을 더하고 있다. 유엔 사무총장 임기를 얼마 남기지 않고 있는 반 총장이 내년 대선후보로 거론되는 것은 어찌보면 당연할 일이다. 여당으로서는 절박한 상황이다. 반 총장 영입이 곧 대권 승리라 굳게 믿고 있다.

야권은 이미 안철수, 문재인, 박지원, 김한길 등 대권후보 구도가 굳어졌다. 반면 새누리당은 김무성, 오세훈 등 후보군이 형성돼 있지만 안철수, 문재인에 맞서기에는 중량감이 다소 떨어지는 것이 사실이다. 반 총장의 영입은 그래서 새누리당으로서 시급한 문제다. 각종 여론조사는 반 총장이 대권후보로 나설 경우 당선 가능성을 내놓는다.

새누리당은 마땅한 영남후보가 없다보니 충청 출신 후보라도 적극 밀어줄 기세다. 과거 'DJP연합'의 재판(再版)이다. 'DJP연합'은 말 그대로 DJ와 JP의 연합으로 호남과 충청이 뭉쳐 김대중 대통령을 만들었던 상황을 말한다. 이대로 가면 이번에는 영남과 충청이 뭉쳐 대통령후보를 낼 분위기다.

야당도 한때는 반 총장의 영입을 모색했었지만 이젠 상황이 다르다. 반 총장이 대선에 출마하는 경우 결국 그 선택은 새누리당이 될 수밖에 없다. 대통령 역시 반 총장 영입에 큰 공을 들이는 이유다. 박 대통령은 지난 15일 전격적인 인사를 통해 이원종 전 충북지사를 비서실장에 기용했다. 행정의 달인이라는 닉네임이 붙은 이 비서실장의 기용이 단순히 임기 후반 청와대 운영을 책임져 달라는 의미보다는 결국 반기문 대망론과 맞물려 이 비서실장의 역할이 있지 않겠냐는 해석에 무게가 실린다.

이 비서실장은 노무현 대통령 시절 잠깐 조우했던 것 이외에는 반 총장과 인연이 없다고 선을 긋고 있지만 이 비서실장이 충북 출신 모임인 청명회의 고문을 맡았고 반 총장 역시 이 모임에 참석했던 일들이 전해지면서 이 비서실장의 역할론이 주목받고 있는 상황이다. 이 비서실장의 기용이 반기문대망론과 관련이 있든 없든 반 총장의 대선 출마는 이미 물밑에서 시작된 지 오래다. 영남과 충청이 뭉쳐 '반기문 대망론'을 만들어 내고 안철수·문재인과 대권을 겨룰 경우 승부는 가늠하기 어렵다. 내년 대선이 기다려지는 이유다.
저작권자 © 충청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