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판부, 29일 충남 부여 이 전 총리 선거사무소 방문해 금품수수 관련 현장검증
이 전 총리 변호단측vs 검찰측 성 전 회장 수행비서 진술 신빙성 놓고 갑론을박

Untitled-1.jpg
▲ 29일 이완구 前 국무총리가 2013년 재보궐 선거 당시 선거사무실로 사용한 충남 부여군 한 건물의 2층 사무실에서 서울고법 형사2부 재판장과 검찰 관계자 등이 故 성완종 경남기업 전 회장의 금품전달 여부에 대한 현장검증을 실시하고 있다. 부여=허만진 기자 hmj1985@cctoday.co.kr

“선거사무소 안에 이 전 총리의 공천 경쟁자 홍모 씨 등 사람들이 다수 있었던 것 알죠?”

“제 기억으로는 거의 없었습니다. 아니 없었습니다”

“2013년 4월 4일은 후보자 등록 마지막 날이라 취재진 및 도의원, 군의원들이 많았을 텐데요?”

“제 기억으로는 없었습니다”

지난 29일 이완구 전 국무총리 변호인단측과 고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의 수행비서 금모 씨 간 대화 내용이다.

이날 재판부, 검찰, 이 전 총리 변호인단, 성 전 회장 수행비서·운전기사 등은 충남 부여 선거사무소를 찾았다.

이는 이 전 총리가 성 전 회장에게 3000만원의 선거 자금을 받았는지 확인하기 위해 금품 전달 장소로 지목된 2013년 당시 이 전 총리가 사용하던 선거사무소에서 현장검증을 실시하기 위함이다.

검찰측은 “내부 구조가 당시와 다르고 선거가 끝난 뒤 다른 후보의 사무소로 사용되거나 창고로 사용되는 곳을 재현해 놓고 현장검증을 하는 것이 무슨 의미냐”며 현장검증 자체가 불필요 함을 지적했다.

이에 변호인단측은 “영상과 사진 자료를 통해 당시와 최대한 비슷한 환경을 만들었다”며 “중요한 부분은 성 전 회장의 수행비서가 직접 돈이 든 쇼핑백을 전달했다고 하는데 이를 위해서는 금모 씨 진술의 신빙성을 확보하는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재판부는 성 전 회장의 비서인 금모 씨를 증인으로 출석시켰다.

심문이 시작되면서 검찰측과 변호인단측은 금모 씨 진술의 신빙성을 놓고 날선 공방을 펼쳤다.

변호인단측은 “수행비서 금씨가 3000만원이 든 쇼핑백을 전달했다고 한 지난 2013년 4월 4일은 선거사무소에 도의원, 군의원, 방송사 카메라, 지역신문 기자는 물론 이 전 총리와 공천 경쟁을 했던 인물도 있었다”며 “금모 씨가 사람이 없었다고 하는데 당일은 후보 등록 마지막날이었던 만큼 어느 때보다 조심하는 상황에서 금품수수라니 말도 안된다”고 강조했다.

반면 검찰은 “변호인단측은 당시 선거사무소에 공천 경쟁자 등 다수의 사람들이 있었다고 주장하지만, 증인 금모 씨는 경쟁자는 물론 사람이 거의 없었다고 기억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여기서 짚고 넘어가야 할 부분은 금품수수가 이뤄졌다는 시점이 후보 등록 마지막날이었던 만큼 사무소에 보는 눈이 많을 수 밖에 없었고, 실제로도 많은 사람들이 있었던 정황이 포착된다는 점이다.

이날 현장검증은 오후 4시10분경까지 약 2시간 동안 진행됐다.

한편 이 전 총리는 지난 2013년 4·24 재보궐 선거 당시 부여 선거사무소를 찾아온 성 전 회장으로부터 3000만원이 든 쇼핑백을 건네받은 혐의로 기소됐으며, 이 전 총리에 대한 다음 공판은 내달 3일 오후 2시에 열린다.

김명석 기자 hikms123@cctoday.co.kr

저작권자 © 충청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