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정나씨묘 출토복식 특별전, 4년 간 보존처리 마치고 공개

▲ 나부 부인 용인이씨묘 출토 연화문단 장삼. 대전시립박물관 제공
▲ 나부 부인 용인이씨묘 출토 의례용 치마. 대전시립박물관 제공
▲ 나부 부인 용인이씨묘 출토 무문단 장삼. 대전시립박물관 제공
대전에서 출토된 500여년전 조선시대 의복들이 처음으로 시민들에게 공개된다.

대전시립박물관(관장 류용환)은 29일부터 오는 8월 28일까지 대전역사박물관(유성구 상대동) 기획전시실에서 ‘대전 안정나씨묘 출토복식 특별전-그리움을 깁고 연정을 짓다'를 개최한다고 28일 밝혔다.

전시유물은 2011년 5월 대전 유성구 금고동에 위치한 안정나씨 종중 묘 이장 과정에서 4기의 미라와 함께 발견돼 조사 및 수습하게 된 복식과 부장품들이다. 복식류 약 150점을 비롯해 한글편지, 명기 등 부장품은 후손들의 결정으로 대전시립박물관에 기증됐다.

이들 복식류는 당시 무덤에서 훼손 등이 심한 탓에, 약 4년여의 기간을 거친 보존처리 끝에 시민들에게 모습을 공개하게 됐다. 발굴된 복식은 16세기 초부터 17세기 초에 이르는 조선 전기 복식의 특징적인 요소를 보여주는 유물이다.

특히 8세손 나부(羅溥)의 부인 용인이씨(龍仁李氏) 묘에서 출토된 장삼(長衫)이나 전단후장형(前短後長形) 의례용 치마, 현존 가장 오래된 배냇저고리 등은 출토 사례가 매우 희귀한 유물로 평가된다. 함께 발견된 남편 나신걸(羅臣傑, 1461~1524)이 부인 신창맹씨에게 보낸 편지는 1490년대에 쓰여진 국내 최고(最古)의 한글편지로 알려졌다.

이전까지 최초의 한글편지로 알려진 '순천김씨묘출토언간'보다 약 50년 이상 앞서 국어학적으로 매우 가치가 있는 자료로, 편지에는 영안도(현재의 함경도)에서 지내던 군관 신분의 나신걸이 아내에게 분과 바늘을 보내면서 가족과 고향을 걱정하는 마음을 담고 있다.

대전시립박물관 관계자는 “이 전시는 유물을 전통상례 방법에 견주어 보여줌으로써 당시 의례에 대한 이해를 도울 수 있도록 기획했다”며 “출토 사례가 흔하지 않은 조선 전기 복식을 보여주는 전시로 학계는 물론 일반에게도 전통복식문화에 대한 궁금증을 해소할 수 있는 시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홍서윤 기자 classic@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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