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순철 충북본사 정치부장
[데스크칼럼]

국민을 온통 정치 소용돌이 속에 몰아넣었던 20대 총선이 막을 내렸다. 

총선 결과는 말 그대로 고집불통 오만한 정권에 대한 국민의 심판이었다. 현명한 국민은 정권에 심각한 경고를 보냈고 이는 곧 '여소야대'를 만들었다. 여당이 그렇게 참패하리라고는 누구도 상상하지 못했다. 180석이 어떠느니, 진박이 어떠니 하며 여권의 오만함은 극에 달했고 결국 그 결과는 국민의 외면으로 돌아왔다. 

충북의 총선결과도 이와 별다르지 않았다. 충북의 지역구 8석 중 새누리당이 5석, 더민주가 3석을 차지했다. 숫자로는 새누리당의 승리로 보이지만 그 내용을 보면 의미가 전혀 다르다. 

새누리당은 충주, 제천·단양, 보은·옥천·영동·괴산, 증평·진천·음성 선거구 등 대부분 농촌선거구에서 승리했다. 물론 이들 지역은 지난 19대 총선에서도 여당에 표를 몰아준 전통적인 여당지역구였다. 그렇지만 청주권의 표심은 달랐다. 정우택 의원이 힘든 승리를 거둔 상당을 제외하고 서원, 흥덕, 청원 모두에서 더민주 후보가 당선됐다. 

당초 새누리당은 도내 8석 석권을 자신하는 등 압승을 예상했다. 야당이 분열돼 더민주에다 국민의당까지 나섰으니 더 그럴만했다. 더민주는 선거 막판 새누리당의 싹쓸이를 막아달라고 호소했다. 이 같은 호소가 효과가 있었는지 청주의 유권자들은 오만했던 새누리당에 대한 견제심리로 야당에게 3석을 주는 절묘한 선택을 한 것이다. 

청주권에서의 새누리당의 패인은 오만함에서 찾을 수도 있지만 민심과 거리가 먼 공천도 한 몫했다. 새누리당은 후보 선정을 위해 여론조사 경선과 함께 경선에도 참여하지 못하는 컷오프까지 동원했다. 

예비후보 여론조사에서 수위를 달리거나 좋은 평가를 받았던 청주 흥덕 김준환 변호사, 청주 청원 권태호 전 검사장의 컷오프는 누가봐도 기준과 원칙이 없는 대표적인 사례였다. 이들이 참여한 후보 경선 여론조사가 진행됐을 경우의 결과를 단정짓기는 어렵지만 이들의 배제는 결국 새누리당에 '부메랑'이 되어 돌아왔다. 결국 당의 결정에 불복해 무소속 출마를 강행했고 이들이 얻은 표가 새누리당 후보들의 낙선에 영향을 준 것을 부인하기는 어렵다. 상당을 제외한 3곳에서 모두 공천관련 잡음이 일었고 결국 이는 청주권 완패라는 결과로 귀착된 것이다. 

선거에는 늘 승패가 따르기 마련이지만 이번 20대 총선 결과는 그 어느 선거보다 시사하는 바가 크다는 지적이다. 이 같은 충북의 결과에 대해 새누리당 충북도당은 별 말이 없다. 여소야대 국면을 만든 중앙당 지도부들이 모두 사라진 것과 마찬가지로 충북역시 그 누구도 책임지겠다는 사람이 없다. 이번 선거는 경선 시스템의 실패이자, 인적 관리 문제가 심각하게 드러난 선거다. 마땅히 문제점을 짚어보고 개선책을 찾는 것이 순리다. 

선거에 임박해 충북도당은 대규모 선거대책 위원들의 명단을 발표했다. 과연 이들 인사들이 선거에 어떤 도움이 됐는지도 반문해 볼 일이다. 심지어는 각종 '설' 속에 정치계를 떠났던 전 교육감이 총선 공동선대위원장을 맡은 것은 누가봐도 이상한 ‘인선’이었다. 청주권 득표의 도움여부는 선거결과가 대변하고 있다. 

새누리당은 이제라도 깊이 자성하는 한편, 제대로 된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 청주시민들은 언제라도 새누리당에 대한 가혹한 심판을 할 준비가 되어있다는 사실을 다시한번 확인한 선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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