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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를 하려는데 경기를 할 상대방에게 규칙을 정하라고 맡기면 누구에게 유리한 규칙을 만들까?

세법을 만드는데 재벌에게 맡겨두면 노동자들에게 유리한 세법을 만들까?

어린아이가 들어도 알 수 있는 이런 상식을 어른들이 모른다면 웃음거리다.

규칙, 규범, 법이란 것은 국가권력으로 지키지 않으면 안되는 강제 규범이다. 이 규범을 만드는 사람들이 국회의원이다.

규칙(규범, 법)을 만드는데 부자 국회의원에게 맡겨 놓으면 노동자들에게 유리한 법을 만들 수 있을까?

노사 협상 테이블에서 우리는 자본가들이 얼마나 노동자들에게 인색한가를 수 없이 목격해 왔다. 노동자후보와 자본가 후보가 출마했는데 노동자들은 누구를 찍어 줄까?

노동자는 노동자 후보를 부자들은 재벌후보를 선택할 것이라고 믿겠지만 현실은 늘 그 반대였다. 노동자들이 자신이 낸 세금을 자신들에게 유리한 규범(법)을 만들어 줄 것이라고 믿고 있지만 현실은 거꾸로였다.

가난한 사람은 점점 더 가난해지고 부자는 점점 더 부자가 되는 부익부 빈익빈이 되는 이유는 가난한 사람들이 부자에게 규범(법)을 만들라고 맡겨 놓은 때문이 아닐까?

조선 말 순조라는 임금이 있었다.

'1801년 1월 28일 순조는 관청에 소속된 공노비들을 해방시키라는 명령을 내린다. 그리고 승지를 시켜서 공노비들의 명단이 적힌 문서들을 돈화문 밖에서 태워버리게 했다. 이렇게 궁궐과 궁궐의 관청인 내수사에 속한 내노비 3만 6974명의 이름이 적힌 160권의 노비문서와 관청에서 부리는 시노비 2만 9093명의 이름이 적힌 1209권의 노비문서가 잿더미가 되었다. 그리고 같은 날 백성들에게 이 사실을 널리 알리는 윤음을 내렸다.'

노비해방으로 불리는 이 조치를 노예들은 어떻게 생각했을까? 순조임금에게 고맙다며 감시하게 생각하고 자유를 누릴 꿈에 부풀어 좋아했을까? 천만에 말씀이다. 대부분의 노예들은 노예해방을 좋아하기는커녕 오히려 앞으로 살아갈 불안에 휩싸여 임금의 부당(?)한 처사에 어쩔 줄 몰라 했다. 노예들의 머릿속에는 자주의식이나 주체의식이 아닌 노예의식이 기득 차 인간으로서 누릴 기본적인 권리도 의지도 상실했기 때문이다.

가난한 사람들... 경제적으로 힘겹게 사는 사람들은 자신이 가난하다는 것은 자기가 능력이 모자라거나 못 배운 탓이라고 한탄한다. 노예들처럼 자신은 노예로 태어나 인간으로서 누려야할 기본적인 권리가 있다는 것을 모르고 있는 것이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세금제도만 바꾸면... 흔히 인구에 회자되고 있는 경제민주화만 이루어진다면 가난에서 벗어나 최소한의 인간적인 삶을 살 수 있는 살 수 있는 것이다. 평생 쓰고도 남을 재산을 가진 사람들을 보면 알 수 있지 않은가?

자본주의에서 부자나 가난하게 된다는 것은 자신의 능력 뿐만 아니라 정부의 법(정책)에 더 큰 영향을 받는다. 부자를 위한 법을 만들어 놓으면 부자들에게 더 유리하고, 가난한 사람에게 유리한 법을 만들어 놓으면 가난한 사람도 기본적으로 굶주림에 지쳐 자살하고 노숙자가 되는 비극은 막을 수 있는 것이다.

무엇이, 누가, 왜 이런 현실을 만드는가? 아이러니 하게도 가난한 사람이 더 가난해 지고 복지의 사각지대에 내몰리게 되는 것은 가난한 사람 자신다. 자신이 권리행사를 잘못해 부자에게 자기집 살림살이를 맡겨 가난한 사람이 더 가난해 지는 정책(법)을 만들어 불행을 자초하고 있는 것이다.

'존재를 배반하는 의식'.. 나는 빠리의 택시운전사'를 쓴 홍세화씨는 노예가 주인을 생각하는... 노동자가 자본가의 머리를 가진 현실을 이렇게 표현했다. 생각해 보자, 불공정한 경기를 경쟁이라는 이름으로 합리화시켜놓고 그 스펙을 능력이니 어쩌고 하면서 기득권을 유지하고 있는게 아닌가? 분명한 사실은 나라의 주인은 국민이다.

가난한 사람도 부자도 똑 같은 사람이라는 말이다. 사람으로서 기본적인 인권도 존중받지 못하는 운명론에 마취된 사람이 계급적인 관점에서 세상을 보지 못하는 한 가난한 사람이 부자를 짝사랑하는 현실은 반복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이 글은 4월 14일 작성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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