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자 http://blog.naver.com/azafarm

지난 4월 12일, 충남마을기업협의회 실무자들은 아산시에 위치한 고랑이랑 협동조합을 방문했습니다.

이번 방문 목적은 충남마을기업협의회에서 준비중인 유통형 마을기업의 사업 아이템 연구를 위한 것입니다.

고랑이랑 협동조합에서 진행중인 반찬꾸러미 사업을 어떠한 형태로 충남 유통형 마을기업에 적용시킬 것인가에 대해 현재 고민을 하고 있는데요.

충남 유통형 마을기업이 주로 활동할 지역도 아산과 천안지역인 데다 충남의 여러 마을기업의 생산물을 가장 효율적으로 소비할 수 있는 방법이 바로 반찬을 제조해 판매하는 것이라는 생각에 이곳 고랑이랑 협동조합을 방문했습니다.

협동조합 고랑이랑은 생각보다 외진 곳에 위치하고 있었습니다. 아산에서 공주로 넘어가는 광덕산 아래쪽 39번 국도 상에 위치하고 있는데요. ‘과연 이런 곳에서 장사가 될까?’하는 의문이 들 정도로 온 주변이 산으로 둘러쌓인 그런 곳에 자리를 잡고 있었습니다.

고랑이랑 협동조합 간판이 무척 인상적이었는데요. 밭에 농산물이 자라는 모습을 단순화해 로고로 만든 것이 참 기발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고랑이랑 협동조합에서는 로컬푸드를 이용한 점심식사를 제공하고 있었는데요. 반찬 꾸러미와 함께 수익을 다각화 하기 위한 것이구나 하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농산물을 소비하기 위한 방법으로 가장 좋은 것은 뭐니뭐니해도 음식으로 만드는 것 일텐데요. 이렇게 식사를 만드는 것과 동시에 반찬 꾸러미를 같이한다면 두 아이템이 상호 보완작용을 하면서 재고를 적게 남기며 수익을 최대화 시킬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매장 내부는 마치 카페를 연상시킬 만큼 아늑한 분위기를 풍기고 있었습니다. 이곳 고랑이랑에서는 상시 또는 비상시적으로 다양한 모임을 진행하고 있는데요. 퀼트 소모임을 비롯해 먹을거리 교육마당, 하루주막, 텃밭 모종 나누기 등 다양한 커뮤니티 활동을 진행하고 있었습니다. 이렇게 함으로써 자연스럽게 고랑이랑의 음식을 접하게 되고 이러한 것이 바로 매출로 이어진다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고랑이랑에서는 반찬꾸러미 사업과 함께 지역 농부들의 생산물을 한 데 모아 판매하는 친환경 농산물꾸러미와 로컬푸드 도시락 사업도 함께 진행하고 있었습니다. 늦은 시간에 방문해 음식 조리하는 모습을 보지 못해 아쉬웠는데요. 대표분을 만나 인터뷰 하면서 고랑이랑의 음식에 대한 철학, 즉 화학비료를 쓰지 않고 땅과 철에 맞는 농산물을 이용하려는 농사에 대한 철학을 느낄 수 있는 시간이 됐습니다.

협동조합 고랑이랑은 현재 충남예비사회적기업으로 지정받아 운영되고 있습니다. 충남의 많은 마을기업과 사회적기업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스스로가 경쟁력을 갖추지 못하고 단순히 지원을 통해서만 운영되는 것이 그 이유 중 하나일 겁니다. 스스로 경쟁력을 갖추는 것이 무엇일까... 고민해볼 문제인데요.

당장에는 자립하기 어렵지만 단기적으로 그리고 장기적으로 실현 가능한 목표를 설정해 놓고 그 목표를 향해 창의적인 생각을 갖고 꾸준히 나아가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고랑이랑 협동조합원을 모집하는 글에서 인상적인 문구들을 찾아볼 수 있었습니다. 생산자에게 적정한 가격을 보장하고 소비자에게 믿을 수 있는 지역 농산물을 공급하는 것 그리고 신뢰와 협동으로 지역사회 발전에 기여하며 농촌사회의 지속가능성을 모색한다는 문구인데요 단순이 이익만을 생각하는 것이 아닌 우리 주변의 사람들과 어떻게 하면 함께하고 우리 농촌과 어떻게 같이 갈 것인지에 대한 철학이 담겨 있는 문구라고 생각합니다.

앞으로 추진될 충남 유통형 마을기업도 이러한 철학을 본받아 지역이 함께하고 우리 주변사람들이 함께하는 곳으로 자리잡아야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앞으로도 고랑이랑과 같이 지역과 더불어 성장하는 기업이 더욱 많아졌으면 하는 바람이며 앞으로 출범할 충남 유통형 마을기업 역시 충남의 마을기업은 물론 전국의 마을기업의 상품을 판매하고 유통함과 동시에 충남 지역민들과 함께 소통하고 성장하는 기업이 되기를 소망하는 바 입니다.

(이 글은 4월 14일 작성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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