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건설인]
‘안전’에 매력… 소방공사 매진
동업하면서 소통 중요성 각인
어려움속에서 사업 점차 확대
올해 3배 성장 목표 자신감

“‘시작은 미약하나 끝은 창대하리라’라는 말이 있죠. 멋진 말이지 않습니까? 저 역시 남들이 보잘 것 없어하는 분야에 뛰어들었지만 창대한 내일을 꿈꾸며 정진하고 있습니다.”

안전의식은 뒷전으로 미뤄두고 겉치레만 신경쓰는 일부 공사 업체들에게 쓴소리를 마다하지 않는 대쪽같은 사업가.

대림엔지니어링 최성재(49·사진) 대표는 지금은 비록 5명에 불과한 직원들과 작은 소방설비 업체를 운영하고 있지만 안전을 책임진다는 자부심만은 누구와 견주어도 결코 부족함이 없다.

소방설비에 각별한 애정을 가진 최 대표는 대학 시절부터 소방과 인연을 맺었다.

중경공업전문대 소방안전관리과를 졸업한 최 대표는 소방설비 시공업체의 말단 사원으로 입사했다. 당시 최 대표는 공무원이나 소방관 등 취업 준비생들이 선호하는 직장을 찾을 수도 있었지만 직접 안전관리를 책임진다는 매력에 빠져 시공일을 배우게 됐다.

6년여의 시간동안 착실하게 일을 배워 시공일에 자신감이 붙은 최 대표는 1997년 한 소방업체와 동업을 시작했다. 그러나 최 대표의 자신감은 자만심이었을까. 동업자와 잦은 마찰을 빚게 되면서 결국 2013년 대림엔지니어링이라는 업체명으로 홀로서기를 해야했다.

“동업이라는 것이 시작할때는 외롭지 않고, 서로 ‘으쌰 으쌰’하다보면 금방 사업이 번창할 것 같았는데 막상 판을 벌여놓고나니 의견 충돌이 많았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그때는 혈기도 왕성한데다 상대방을 배려하는 기술도 다소 부족했던 것 같습니다.”

그러나 최 대표는 한 번의 실패 속에서 사람과 사람사이의 소통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 새삼 느끼게 됐다. 대학 졸업 후 소방에 관련된 일만하다보니 소방 분야에서는 둘째가라면 서러울 정도의 전문가로 인정받게 됐지만 사업 성공에 이르는 길은 무엇보다 주변 사람들의 도움이 절실하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 것이다.

소중한 깨달음을 얻은 최 대표는 ‘머리는 차갑게 가슴은 뜨겁게’를 되뇌이며 보다 열정적으로 사업을 확대해나가기 시작했다. 때로는 ‘을’의 입장에서 억울한 일도 생겼지만 화를 삭히는 지혜도 배웠다.

“소방공사는 소방법에 맞춰 진행하는 공사라 도면에 없는 것들을 스스로 체크해야하는 경우가 많아요. 그러다보니 원청과 하도급의 소통이 원활히 형성될 수 없게 되죠. 더욱이 소방은 법에 준해 공사를 해야하기 때문에 준공에 대한 문제가 발생할 때가 있습니다. 그럴때는 울며 겨자먹기로 손해를 감수해야 하는 경우도 발생합니다.”

하지만 이러한 어려움 속에서도 최 대표의 안전에 대한 인식은 결코 변하지 않는다. 조금 손해를 보더라도 자신의 아이들에게 떳떳하게 준공 건물을 소개해줄 수 있어야 비로소 안전한 건물이라고 최 대표는 믿고 있다.

이러한 이유로 최 대표는 모호한 소방법을 현실에 맞게 정립해나가야 한다는 주장도 빼놓지 않았다. 화재가 발생할 경우 초기 진압에 실패하면 순식간에 불은 번지고 이로 인해 막대한 재산과 인명피해가 발생한다는 사실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최 대표는 “그동안 소방시설 분야는 건설업계에서 찬밥 신세였다. 그렇다보니 소방공사업체의 환경은 열악할 수 밖에 없고 업체 간 치열한 경쟁으로 출혈이 심한 분야”라며 “하지만 소방설비야말로 건물의 안전을 책임지는 최선의 방어책인만큼 점차 인식이 바뀌어 가길 바란다”고 전했다.

소규모 영세업체라는 비아냥도 웃어 넘길 수 있을만큼 내공을 쌓았다는 최 대표는 올해 3배 성장을 목표로, 2020년 이후에는 전문건설로 회사를 키워내겠다는 강한 자신감을 내비췄다. 100억원대 규모의 소방설비 업체를 뛰어넘어 전문건설 업체로 발돋움하겠다는 최 대표의 야심찬 포부를 응원한다.

이승동 기자 dong79@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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