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심천 벚꽃놀이 현장
접촉사고·교통정체 몸싸움
일부선 꽃 가지 꺾어가기도
하천 건너편선 폭죽 등 판매
술병·음식물 쓰레기 넘쳐나
주취 시비 등 민원 2~3배↑

▲ 5일 오후 11시경 벚꽃놀이가 한창인 청주 무심천 롤러스케이트장에 시민들이 버리고 간 쓰레기더미가 무질서하게 쌓여 있다. 함문수 기자 hms@cctoday.co.kr
최근 청주 무심천에서는 만개한 벚꽃축제가 한창이다. 벚나무가 늘어선 하천을 따라 꽃구경을 나온 사람들이 장사진을 이루고 무심천 제방 편도 1차선 도로(무심서로)엔 주차된 차들이 끝도 없이 늘어선다.

특히 밤이 되면 벚꽃놀이는 절정에 달한다. 무심천 롤러스케이트장은 축제 분위기다. 이곳은 청주시민이 가장 즐겨 찾는 축제장소다. 롤러스케이트장과 인근 잔디밭, 체육공원 여기저기서 친구나 연인, 가족 단위로 놀러온 사람들이 자리를 잡는다. 이들은 돗자리를 펴고 ‘야외 치맥파티'도 즐긴다.

그러나 이 같은 축제 이면에 극심한 무질서가 곳곳에서 포착된다. 교통이 마비될 정도로 주차된 차량들은 도로에 설치된 '주정차금지' 표시판을 무색케 했다. 운전자들 중에는 무리하게 주차를 하려다 접촉사고를 내거나, 교통정체를 일으켜 다른 운전자들과 몸싸움을 벌이기도 한다.

꽃구경을 나온 이들 중 일부는 사진을 찍는 것에 그치지 않고 꽃가지를 꺾어 가기도 했다. 공공의 소유물인 가로수를 손상하는 행위는 법으로 금지돼 있지만 개의치 않는 태도였다.

무심천 공원에도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행위가 목격됐다. 청주시가 무심천 행상단속에 나서자, 하천 맞은편으로 건너간 행상인들은 징검다리를 건너는 시민들에게 솜사탕과 폭죽 등을 팔기 시작했다. 몇몇 사람들은 이들이 파는 폭죽을 사서 하늘이 아닌 무심천 반대편을 향해 쏘았다.

폭죽은 자전거도로를 지나는 사람들의 머리 바로 위에서 터지거나, 하상도로를 지나는 차량 앞에 떨어져 안전을 위협했다. 불만의 눈초리가 쏠리자 폭죽을 터뜨리던 이들이 황급히 사라졌다.

자정이 넘도록 롤러스케이트장과 잔디밭에선 음주가 이어졌다. 오후 9시경 깨끗했던 무심천 공원엔 술병과 음식물쓰레기가 나뒹굴기 시작했다. 화재 위험으로 취사·흡연이 금지된 잔디밭엔 불에 탄 흔적과 담배꽁초가 발견되기도 했다.

실종된 시민의식은 인근 주민들의 치안불안으로 이어졌다. 해당 지역을 순찰하는 청주 사창지구대는 벚꽃놀이 기간 동안 무심천 롤러스케이트장에서 발생한 민원이 평소보다 2~3배 늘었다고 설명했다. 대부분 주취 시비에 대한 민원이다.

축제가 끝난 현장엔 산더미처럼 쌓인 쓰레기더미와 고성을 일삼는 취객만 남았다.

함문수 기자 hms@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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