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백웅 한국무역협회 충북지역본부장
[경제인칼럼]

최근 일련의 이슈들로 인해 미국시장에 대한 관심이 다시 커지고 있다.

우리 수출업계의 관심을 끄는 것은 세계 최대 수입시장인 미국의 경기 향배, 10여년의 행보 끝에 타결된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의 발효시기, 협상초기부터 논란이 끊이지 않는 한·미 FTA(자유무역협정)의 효과, 미 대선 유력후보들의 통상정책기조 그리고 이들이 한국의 대미수출에 미치는 영향에 관한 것이다.

우선 미국경기의 확장지속 여부에 대해서는 시각차이가 있다. 비관적 시각은 주로 금융권에서 나오고 있는데 그동안 글로벌 성장엔진 역할을 해 온 중국경제의 성장률 저하, 유가하락과 에너지업계의 자금압박 그리고 대출로 이들과 얽힌 은행권 부실화, 달러화 강세와 수출 부진, 기업의 재고증가 및 수익률 감소 등에서 그 이유를 찾는다.

반면 많은 거시경제 전문가들은 이런 비관적 시각은 과장된 것이며 미국경제는 확장궤도에 있다고 본다. 이들은 무엇보다도 노동시장, 주택부문, 소비지출, 신차 판매, 재정정책 등을 긍정적으로 평가한다. 중국의 성장 전망치와 유가하락 여파도 우려할 수준이 아니라고 판단한다. 다만 기업재고, 달러화 강세와 맞물린 수입수요 증가 및 수출부진 등이 부담은 되나 전체적으로 볼 때 1년 이내에 미국경기가 나빠질 가능성은 매우 낮은 것으로 전망한다.

특히 미국의 대통령 선거전이 뜨거워지면서 통상문제가 자주 거론된다. 수출업계의 관심을 끄는 것은 정도의 차이가 있을 뿐, 유력 대선후보들은 공화나 민주 구분 없이 모두 FTA와 TPP에 대해 부정적인 견해를 피력한다는 점이다. 와중에 해치 미 상원 재무위원장은 한국이 한·미 FTA 조항을 제대로 이행하고 있지 않다면서 이를 한국의 TPP가입문제와 연계시키려 하고 있다. 이러한 입장의 이면에는 정치적 계산이 자리하고는 있으나, 늦게나마 TPP에 가입하려는 한국으로서는 우려하지 않을 수 없는 국면이다.

최근 한국무역협회가 내놓은 한미 FTA 발효 4년 성적을 보면 그리 나쁘지는 않다. 한·미 FTA 체결 이후 우리 상품의 미국시장 점유율이 매년 증가하였고 미국시장에서의 한·일 격차도 매년 줄었다. 문제는 TPP다. 미 대선에서 누가 당선되든 TPP 비준시기를 좀 늦출 수는 있어도 수레바퀴를 거꾸로 돌릴 수는 없을 것이다. 결국 TPP가 발효될 것이고, 시간이 지나면서 한국이 누리는 한·미 FTA 효과, 특히 일본상품 대비 갖는 이점은 점차 사라질 것이다.

이제 우리 수출기업은 한·미 FTA나 TPP의 관세특혜 없이 오로지 기술혁신만을 통해 미국시장에서 살길을 찾아야 할 것이다. 우리의 2대 수출시장인 미국의 경제가 견고하게 버텨주고 있는 이때 한·미 FTA 효과를 적극적으로 활용해 대미수출을 늘려가는 한편, 이를 기반으로 품질과 가격에 있어서 타국 상품보다 압도적으로 우위에 설 수 있는 기술력을 갖춰 나가야 한다. 앞으로 이것이 가능한 기업만이 지속가능한 대미수출 확대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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