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人] 배범환 디케이종합건설 대표
다세대 주택 최초 개발 신화
소규모 공사에도 많은 애정
악덕 건축주 갑질에 상처도
“성실하게 다시 일어서겠다”

“특급 기술자라는 자부심 하나로 건설인의 혼을 불태우고 있습니다.”

배범환(55) 디케이건설 대표는 자신을 이렇게 소개했다. 누구보다 혹독한 파고를 넘어 온 배 대표는 이제서야 건설사 경영자(CEO)로서 나름 균형 잡힌 삶에 안착했다고 자신한다. 지금은 욕심을 내려놓고, 작은 공사에 더 많은 애정을 쏟고 있다.

“‘디케이’는 건축 기술자인 아내를 포함해 5명의 직원과 함께 공사 현장을 누비고 있습니다. 건설 기술자로 30여년간 쉼 없이 달려왔지만 언제나 ‘지금 이 순간’이 행복하다는 생각으로 생활하고 있습니다.”

동아마이스터고(옛 대전동아공고) 건축과 1기생으로 대전공전(옛 한밭대) 학사, 충남대 대학원 석사 과정을 마친 배 대표는 그야말로 정통 엘리트 건설인의 길을 걸어왔다.

‘원·투룸 식’ 다세대 주택 최초 개발이라는 신화를 쓰며, 대세 건설인으로 이름을 알리기 시작한 배 대표가 건설인으로 자신감을 얻게 된 것은 이미 오래 전 일이다.

20여년 전, 설계 사무소 말단 직원부터 6~7개 건설사의 현장소장을 두루 섭렵한 배 대표는 현장에서 잔뼈가 굵은 ‘건설맨’으로 통한다. 배 대표를 향한 세간의 시선은 오래전부터 그래왔다.

그가 직접 발로 뛰며 터득한 건설 노하우는 2001년 창업한 ‘디케이’이라는 결실로 돌아왔다.

배 대표는 한때 직원 50여명과 함께 수백억원대 규모의 공사 실적을 올리는 지역 건설인 대열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그러나 2014년 매출 0원이라는 고난을 겪은 뒤, 위기를 즐길 줄 아는 뚝심의 ‘배범환 식’ 건설 인생을 다시 써내려가고 있다.

‘건축주의 갑질 행태 속, 법정 다툼이 끊이질 않는 건설인’, 배 대표는 자신의 구구절절한 건설 인생을 이렇게 말했다.

“건축의 3대요소는 건축주, 설계자, 시공자다. 단 하나라도 합이 맞지 않는다면 문제가 생길 수 밖에 없다. 악덕 건축주를 둘러싼 위기 등 순탄치 않은 길만 걸어온 것 같다. 지금도 법정 다툼은 진행형이다. 숨가쁘게 살아온 내 인생에서 악덕 건축주들에게 당당하게 할 소리를 하지 못했던 게 후회스럽다. 민간공사 표준계약서를 둘러싼 건축주와 시공자 간 불평등 계약을 개선해나갈 것이다. 이제는 그 누구 앞에서도 당당한 건설인으로 명함을 내밀 자신감이 있다.”

건설사 대표라는 말보다 특급 기술자라는 말을 들을때 더 흐뭇하다는 배 대표는 오늘도 안전화 끈을 질끈 동여맨다.

“건설 일을 한다고 하면 모두가 돈을 긁어모은다고 생각하기 쉽죠. 하지만 모두가 그런 것은 아닙니다. 다만 기술자로서의 자존심은 지켜내고 싶습니다. 지금은 다시 일어서는 과정이라는 생각으로 현장을 뛰어다니고 있습니다. 성실한 건설인이 당당히 일어설 수 있는 세상을 만드는데 앞장 서겠습니다.”

배 대표는 최근 한 전기업체 본사사옥 공사를 수주했다. 배 대표는 공사 현장에서 구슬땀을 흘리는 것으로 일부 악덕 건축주들의 갑질로 새겨진 깊은 상처를 치유하고 있다.

이승동 기자 dong79@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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