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人 점프in]
직업교육 화이트칼라 치우쳐
대덕자동차직업전문학교 설립
7년연속 훈련기관 평가 A등급
“기술배워야 사회적으로 성공”

1990년, 자동차 정비에 눈을 뜬 ‘청년 엔지니어’ 전원식이 손에 쥐고 있던 돈은 120만원 뿐이었다.

그는 충북 청원의 고속도로 인근에 차량 정비 공업사를 차렸고 4년간 ‘손 끝의 기술’에만 의지한 성공을 향해 달렸다.

‘기필코 성공하리라….’

그의 마음 속에는 기술과 쇠심줄마냥 질긴 인내력으로 가난을 떨쳐보겠다는 의지가 가득했다.

26년이 지난 현재, 그는 대전에서 차량 정비에 도가 튼 고속모터스 대표와 정비인력 전문 교육기관인 대덕자동차직업전문학교 교장, 중소기업중앙회 대전충남지역 회장을 맡으며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하루를 보내고 있다.

전 교장을 만난 지난 23일은 대전상공회의소 대전·세종 인적자원개발위원회와 미팅을 가진 직후였다.

“요새 청년 실업률이 사상 최고래요. 기술만 갖고 있으면 대우받는 세상이 됐는데 인적자원 개발(직업교육)이 화이트 칼라에 맞춰진 것 같아 블루 칼라 육성으로 방향을 틀어달라고 요청했지요. 젊은 시절을 돌이켜보니 먹고사는 문제부터 해결돼야 집도 사고 애도 낳는 것 같더라고요.”

블루 칼라(blue collar·기술직 노동자)를 많이 배출해야 한다는 뜻은 2003년 전 교장이 세운 대덕자동차직업전문학교와 맞닿아 있다.

대덕자동차직업전문학교는 그동안 2000여명의 ‘청년 전원식’을 만들어 사회에 내보냈다. 기술력이 자신의 성공 커리어가 된다는 이곳은 2009년부터 내리 7년 연속 고용노동부 훈련기관 평가 A등급을 받으며 현장 중심 인력양성에 매진해왔다. 2010년엔 전국 800여개 직업전문학교 중 2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전 교장은 “최근 친환경 차량인 하이브리드카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대덕자동차직업전문학교는 전국 최초로 ‘그린카 정비과정’을 승인 받았다”며 “이 과정은 하이브리드·전기자동차 전문 지식인 양성을 목표로 두고 있다”고 자랑스럽게 말했다.

이른바 ‘흙수저’였던 전 교장은 현재의 청년들이 사회적으로 성공하려면 기술을 배워야 한다는데 강한 의지를 보이고 있다.

예컨데 20여년 전 20여개에 불과했던 대전지역 차량정비업체는 현재에 이르러 150~160개에 달하고 있다. 또 골목마다 있는 카센터(경정비업체)도 100여개에서 2000여개로 폭발적 증가를 보였다. 전 교장은 여기에 착안해 취업할 곳이 없다고 생각하는 청년을 끌어안은 것이다. 본인도 고속모터스라는 1급 공업사에 직업학교 교육생을 채용하는 등 청년들의 ‘흙수저 탈출’에 전폭적인 지원을 하고 있다.

“대부분 공업사 사장들은 수저 계급 중에서도 바닥에 위치했다가 상승했답니다. 아무 것도 없이 오로지 자신의 기술로 흙수저에서 금수저로 탈바꿈 한 것이죠. 저는 산업 현장에서 청년들을 부여잡고 기술을 가르치며 평생을 보내고 싶습니다.” 흙수저를 금수저로 바꾼 엔지니어이자 중소기업 경영인, 교육자의 열망이 담긴 한마디였다.

이형규 기자 hk@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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