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순철 충북본사 정치부장
[데스크칼럼]

20대 총선 공식 후보 등록이 24~25일 진행된다. 후보 등록은 곧 총선이 시작됐음을 의미한다.

여야는 그동안 컷오프와 경선 등을 통해 후보선정 작업을 벌여왔다. 그러나 이번 공천 역시 현역의원이나 당협위원장이 대부분 후보를 따내는 '변화없는' 결과로 귀착됐다. 정치신인 등의 정치권 진입이 '낙타가 바늘구멍 통과하기 보다 어렵다'는 현실이 다시한번 입증된 셈이다.

청주 흥덕선거구에서 새누리당 예비후보로 주목받았던 신용한 전 대통령직속 청년위원장은 대표적인 ‘젊은 피’로 평가받았다. 예비후보 등록 며칠만에 여론조사에서도 기성정치인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상황까지 갔고 최종 경선후보에까지 올랐다. 그러나 결과는 ‘낙천’이었다. 활동기간이 짧았던 데다 인지도가 높지않아 결국은 여론조사 경선이라는 현실적인 '벽'을 넘지 못한 것이다.

청주 청원 권태호 변호사 역시 같은 경우다. 권 변호사는 불과 6개월여의 짧은 기간에도 인지도를 높이고 청원 발전 비전을 제시하는 등 유력후보로 인정받았지만 결과는 경선에도 참여하지 못한 채 컷오프됐다. 권 변호사는 새누리당을 탈당해 무소속 출마를 선언하고 ‘절치부심’하고 있다.

청주 서원에서 예비후보로 활동하다 역시 컷오프된 이현희 전 KB국민카드 부사장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짧은 활동기간이 문제였지만 정치신인이 기성정치인의 벽을 넘기는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점을 다시한번 확인시킨 결과였다.

정치신인의 정치권 진입이 어려운 이유로는 여러가지가 거론되지만 특히나 문제가 되는 것은 여론조사 경선이라는 제도상의 허점이다.

이번 20대 총선에서 여야는 '안심번호 국민공천제'를 도입했다. 안심번호 국민공천제는 휴대전화 여론조사를 통해 공직후보를 결정하는 방식으로 직접투표가 아닌 여론조사를 통하는 점에서 변형된 국민공천제로 평가받았다. 그러나 선거에 대한 주민들의 관심이 낮아 안심번호 여론조사가 조직력을 확보한 기성 정치인들의 ‘그들만의 리그’로 전락했고 결국 그 결과는 정치신인들이 모두 패하는 결과로 나타났다.

여론조사의 응답률이 크게 떨어지고 조직력이 사실상의 승패를 좌우하는 상황에서 신인들의 조직력이 기성 정치인들에 비해 크게 떨어지기 때문이다. 정치신인에 대한 가산점 역시 ‘자신의 득표수’를 기준으로 하기 때문에 ‘상당한 정도’의 경쟁력을 갖추지 않고서는 신인 가산점이 승패에 영향을 미치기 어려웠다.

연령이나 과거 경력 등을 무시하고 단순히 과거의 출마여부만을 기준으로 한 ‘정치신인’의 기준도 현실과 맞지 않는다는 지적도 나온다. 지방의회나 자치단체장 등 지방의 정치무대에서 나름의 능력을 인정받은 젊은 인재들이 중앙무대에 진출해서 활동해야 하는데도 단순히 ‘선출직’을 지냈다는 이유만으로 가산점을 받지 못하기 때문이다.

지역정가의 한 관계자는 "정치가 바뀌려면 젊고 능력있는 신인과 사회에서 상대적으로 소외됐던 계층이 많이 진출해 활동해야 한다”며 “상황이 이런데도 여야는 실효성없는 형식적인 제도로 이를 보장한다고 포장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정치신인들의 ‘패배’와 그들의 ‘눈물’. 정치신인의 정치권 진입을 돕기위한 제도적인 뒷받침 등 보다 면밀한 검토와 보완이 필요한 상황임이 분명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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