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행 동기·심경 변화 등 기록

메인3-300.jpg
<속보>= 2011년 12월경 청주에서 부모의 학대 끝에 숨진 승아(당시 4세) 양의 시신 수습이 어려워지자 경찰은 계부 안모(38) 씨에 대한 심리 수사와 정황 증거 수집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22일자 6면 보도>

특히, 경찰은 안 씨 부부의 자택에서 지난 18일 자살한 친모 한모(36) 씨의 메모가 발견되자, 이를 토대로 승아 양을 숨지게 한 동기와 범행 수법을 파악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청주 청원경찰서는 안 씨에 대한 거짓말 탐지 조사와 프로파일링을 실시하고 정황 증거 수집에 나섰다고 22일 밝혔다. 곽재표 청원서 수사과장은 이날 "이틀에 걸쳐 경찰인원 120여명과 수색견 2마리, 중장비를 동원해 안 씨가 지목한 진천군 백곡면 갈월리 야산 일대를 16차례 굴삭했지만 시신을 발견 못했다"고 설명했다.

경찰은 '시신 없는 시신유기 사건'으로 번질 경우를 대비해 안 씨 부부가 당시 사용했던 휴대전화 내역, 카드결제 기록, 수기나 메모 등의 정황증거 수집에도 나섰다. 특히 안 씨 부부의 자택에서 발견한 친모 한 씨의 메모는 이들 부부가 승아 양을 죽음으로 몰아넣은 동기와 이후의 심경 변화에 대해 자세히 기록돼 수사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안 씨는 최초 진술에선 "친모가 아이를 숨지게 한 그날 밤 진천 야산으로 사체를 옮겼다"고 주장했으나 이후 진술에선 "아이가 숨지고 나서 2~3일간 아파트 베란다에 방치했다"고 번복했다. 또, 당시 임신 중이었던 한 씨와 함께 12월 엄동설한의 야산에서 깊이 1.5m의 구덩이를 파고 시신을 암매장했다는 진술도 신빙성이 떨어진다는 판단이다.

경찰은 승아 양의 시신 등 결정적 증거가 나오지 않은 상황임에도 법원에서 유죄를 인정받는 것에 대해서는 자신감을 드러냈다. 숨진 친모 한 씨의 유서 내용과 안 씨의 진술 뿐 아니라 이후 수집한 증거에서도 일치된 정황이 드러났기 때문이다.

곽 수사과장은 "아직 수사 중인 사안이라 구체적인 내용을 밝힐 순 없지만 점차 뚜렷한 범죄 경위가 드러나고 있다"며 "빠른 시일 내에 검찰에 송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함문수 기자 hms@cctoday.co.kr
저작권자 © 충청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