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배구>
OK저축은행, 2년 연속 우승 9부 능선 넘어

"(3차전에서) 어떤 세리머니를 할지는 노래 들으며 한번 생각해보려고요. 홈에서 신나게 놀아야죠."

OK저축은행 레프트 공격수 송명근(23)은 지난 20일 천안 유관순체육관에서 열린 프로배구 NH농협 2015-2016시즌 V리그 남자부 챔피언결정전 2차전에서 현대캐피탈을 세트 스코어 3-0으로 제압한 뒤 한껏 들떠 있었다.

그는 이날 득점에 성공하면 로버트랜디 시몬 등과 흥겨운 세리머니를 펼쳤다.

특히 영화 검사외전의 강동원을 흉내 낸 '붐바스틱' 세리머니가 압권이었다.

송명근은 어느덧 햇수로 4년째 김세진 감독과 한솥밥을 먹고 있다.

그는 경기대 3학년 재학 중이던 2013년 신인 지명회의에 나서 OK저축은행 창단 멤버로 합류했다.

김 감독은 그런 송명근을 유독 혹독하게 다뤘다.

송명근이 2014 인천 아시안게임 한국 대표팀에 뽑히자 "제발, 팀에 손해되는 행동은 하지 말고 오라"고 했고, 정규리그 중 송명근이 조금이라도 풀어지면 "너 그렇게 배구 잘하냐"고 핀잔을 줬다.

김 감독의 엄한 조련을 받은 송명근은 무럭무럭 자랐고, 결국 OK저축은행이 창단 2년 차인 지난해 우승을 차지는데 혁혁한 공을 세웠다.

송명근은 3경기에서 59점을 올리는 맹활약으로 챔피언결정전 최우수선수(MVP)까지 차지했다.

올해도 한층 성장했다.

2013-2014시즌 416점, 2014-2015시즌 514점을 올린 송명근은 올 시즌 572점을 기록해 국내 선수 중 득점 부문 1위(전체 6위)를 차지했다.

송명근은 플레이오프를 앞두고 우승을 기원하며 머리를 팀의 상징색인 노란색으로 염색했다.

그는 두 차례의 챔피언결정전에서도 MVP로 손색없는 기량을 선보였다.

혈투 끝에 세트 스코어 3-2로 승리한 1차전에서 송명근은 22점을 올렸다. 양팀 통틀어 시몬(28점), 오레올 까메호(26점) 다음으로 많다.

3-0으로 완승한 2차전에서는 시몬(23점)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13점을 기록하며 공격을 이끌었다.

경기를 마친 김 감독은 이런 송명근이 대견한 듯 그의 세리머니를 거론하며 "얼마나 나서기 좋아하는지 모른다"며 껄껄 웃었다.

OK저축은행은 2년 연속 우승의 9부 능선을 넘었다.

송명근은 이날 안산 상록수체육관에서 열리는 3차전 활약에 따라 2년 연속 MVP를 받을 수도 있다.

송명근은 "부담을 안 갖게끔 감독님과 코치님이 잘 조율해주신다"며 "평소랑 똑같이 패기 있게 하겠다"고 말했다. ksw08@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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