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人 점프in]
지난해 유커 유치 등 홍보 부심
뿌리공원·계족산 황톳길 매력
시티투어 2층버스 대안 제시
“1993 대전엑스포 열기 재현”

▲ 이일행 대전시관광협회장이 지난해 열린 '대전관광포럼' 창립기념식에서 포럼의 개회사를 하고 있다. 대전시관광협회 제공
“대전에 관광자원이 없다고요? 중구의 뿌리공원은 세계 유일의 효 테마공원입니다. 또 계족산 황톳길은 자연의 싱그러움을 온몸으로 누릴 수 있는 곳이죠. 두 곳만 해도 하루 관광코스로 충분합니다.”

이일행(서울항공나드리관광 대표·배재대 겸임교수) 대전시관광협회장은 ‘대전엔 관광지가 없다’는 편견을 깨는데 올 한해를 보내기로 했다.

지난해 대전의 관광 경쟁력을 만들기 위해 민·관·학계가 똘똘 뭉쳐 ‘대전관광포럼’을 만든 후 처음 추진하는 프로젝트다. 이를 위해 이 회장은 대전의 관광자원이 없다는 말에 반박하기 보다 사고 전환을 꾀한다는 생각이다. 대전지역 각 대학의 관광학과 학생들과 대전에 유학 온 외국인 학생들을 홍보요원으로 삼는 게 대전 관광알리기의 첫 단추다.

대전지역 대학생들에게 원도심의 옛 충남도청 자리나 성심당 먹거리, 계족산 황톳길 등 수많은 관광자원을 알리도록 하는 것이다. 또 외국인 유학생들에게 각자 자신의 나라 친구들에게 대전에서 벌어지는 각종 축제를 SNS로 알려 사람들을 대전으로 끌어들이도록 한다는 게 이 회장의 아이디어다.

이 회장은 “단순히 들르는 수준의 관광이 아니라 하루나 이틀 정도 머무르며 대전의 정취, 대전시민의 삶을 들여다보는 관광을 만들어야 한다”며 “시티투어 버스를 타보고 싶게 2층 버스로 만든다면 타지 말라고 말려도 전국에서 사람들이 쏟아져 들어올 것”이라고 말했다.

이 회장의 ‘여행 편력’은 청년시절이던 20여년 전 호주 여행을 하면서 시작됐다. 호주의 자연과 문화, 호주인의 삶, 도시 구성 등 일상이 관광자원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해 여행업에 뛰어들었고 22년째 여행사를 운영하며 대전관광을 알리고 있다. 해마다 해외 여행사 사장·직원 초청 팸투어를 대전에서 열어 민간 외교관 역할도 겸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중국 산둥성, 톈진 쪽과 요우커(遊客) 유치를 위해 팸투어를 진행하는 등 대전 알리기에 부심하고 있다. 중국인들이 보기에 대전엔 생각보다 볼거리가 많다는 반응을 이끌어냈다고 한다. 유교문화권이 공유되지만 눈부신 과학발전이나 거리 전경, 교통 등이 중국과 판이하게 달라 볼거리, 즐길거리가 풍성하다는 게 이 회장의 판단이다.

이 회장은 대전의 대표 관광지를 묻는 질문에 ‘뿌리공원’과 ‘계족산 황톳길’을 꼽았다. 뿌리공원이 갖는 상징성은 학생 뿐 아니라 일반인에게도 각별할 수 있다는 말도 더했다. 자기 정체성이 온전히 확립되지 않아 사회에 만연한 비인륜적 범죄가 판치기 때문에 교육적 목적에서라도 뿌리공원이 관광자원화돼야 한다는 것이다.

또 모든 성씨(姓氏)의 뿌리를 찾아갈 수 있는 테마공원은 이곳이 유일하다는 게 또다른 이유다. 다른 한 곳은 마사이 맨발마라톤으로 유명한 계족산 황톳길이다. 주류회사인 맥키스컴퍼니(옛 선양)의 조웅래 회장이 2006년부터 황톳길로 조성하며 ‘에코힐링’ 근원지가 됐다.

이제는 황토를 발만 느낄게 아니라 보령머드축제처럼 온몸에 바르며 체험위주와 황토의 유실을 막기 위해 계단식으로 조성해야 한다는 조언도 아끼지 않았다. 이처럼 해보고 싶고 가보고 싶은 곳은 이미 만들어져 있으니 알리는데만 집중하자는 게 이 회장의 지론이다.

이 회장은 “1993년 대전에서 엑스포가 열렸을 때 부푼 가슴을 안고 대전을 찾은 이들이 많았다”며 “세월이 많이 흘렀지만 다시 대전을 볼거리, 즐길거리, 먹거리가 많은 곳으로 알려 이곳을 찾는 이들이 모두 행복하도록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이형규 기자 hk@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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