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건설人]
공병장교로 건설현장과 인연
창업 6년만에 쓴맛… 재도약
생존위해 경영마인드 키워야
동종사업간 공생하는게 꿈

밑바닥부터 최정상까지, 환희와 고통의 시간을 두루 거치며, ‘정도(正道)’를 걷는 것이야말로 성공으로 가는 지름길이라는 사실을 깨달았다는 지역 건설계의 도인.

주변에서 전일표(57·경영학박사, 한밭대 겸임교수) 세복종합건설 대표를 이르는 말이다.

그는 ‘이순(耳順)’을 앞둔 지금에 와서야 진짜 행복이 무엇인지 조금씩 알아가고 있다고 전했다.

"다들 알겠지만 이 시대의 건설인들은 무척 고단합니다. 그러나 ‘정도’를 걷는다는 심정으로 조금만 욕심을 덜어내면 그 순간부터 흐뭇한 미소가 나오기 마련이죠. 저는 거대한 회사가 전혀 부럽지 않아요. 수십여년간 함께한 직원들과 정도 경영을 펼치며 장수기업으로 살아남는 것이 작은 소망입니다.” 인사가 끝나기 무섭게 전 대표는 ‘정도 경영’이라는 의미심장한 한마디로 말문을 열었다.

수많은 건설인들이 저마다 사연이 있겠지만 전 대표가 건설과 인연을 맺은 사연은 조금 더 이색적이다. 건축학을 전공했다는 전 대표는 육군 공병 장교로 복무하며 처음 건설현장과 인연을 맺었다고 한다.

일반적으로 군 복무 경험이 있는 남자들은 군대에서 한 일은 절대 사회에서는 하지 않겠다고 다짐하지만 전 대표는 군에서의 경험을 바탕으로 어느덧 30여년 간 건설맨으로 살아가고 있다. 특히 공병 장교의 경험은 지역 대형건설사 건설인으로 화려하게 비상하는 발판이 됐다.

제대 후 건설사에 입사해 7년간 성실하게 일을 배운 전 대표는 뜻이 맞는 동료들과 함께 건설사 창업이라는 새로운 도전을 위해 사표를 내던졌다. 하지만 첫 경험은 그리 신통치 못했다. 창업 6년만에 찾아온 실패는 쓰라린 경험을 안겼고 전 대표는 바닥까지 추락했다.

“도대체 어디서부터 잘못된 것일까” 전 대표는 실패가 가져다준 큰 상처와 고통 속에서도 좌절 대신 희망을 찾기 위해 애썼다.

그리고 그 노력 끝에 욕심을 버리면 더 큰 무엇인가를 얻을 수 있다는 깨달음을 얻을 수 있었고 ‘정도’라는 경영 방침을 기반으로인생 3막이 되어줄 ‘세복종합건설’을 설립했다. 덕분에 세복종합건설은 규모가 크진 않지만 지역 건설인들이 인정할만큼 내실있는 회사로 성장했고 전 대표 역시 지역의 대표 건설인으로 우뚝 설 수 있었다. 그래서인지 전 대표는 '욕심을 버려야한다'는 점을 몇번이고 강조했다.

뒤늦게 경영학 석·박사 학위를 취득한 것도 ‘정도’를 경영 철학으로 내세운 전 대표의 의지에서 시작됐다.

“기술자들이 경영에 참여하다보면 욕심이 앞서게 되고 그로 인해 큰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많아요. 우수한 기술력에 비해 경영마인드가 절대적으로 부족하기 때문이죠.”

전 대표의 올곧은 성격은 대한건설협회 감사직을 4차례나 연임했다는 것 만으로 미뤄 짐작할 수 있다. 또 국무총리 표창 건설산업 발전 공로 표창 등 다수의 수상경력 역시 전 대표의 지난 인생을 가늠할 수 있는 가늠자가 되고 있다.

전 대표는 “세상을 여유롭게 즐길 수 있는 자연인으로 살아가는 것이 작은 희망”이라며 “앞으로 건설인생 36년의 노하우를 후배들에게 전수하고 세복종합건설이 지역사회와 더불어 성장하는 올바른 기업이 될 수 있도록 노력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승동 기자 dong79@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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