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부리 걸려 넘어지기 일쑤
청주 산남 원흥이마중길
수년째 관리 제대로 되지 않아
도시미관 훼손·보행안전 위협
보수요청에 “예산부족” 답변만
서원구 “늦어도 5월까지 개선”

▲ 청주시 서원구 산남동 원흥이마중길. 원래 있던 잔디와 흙이 소실되고 석재 타일이 드러나 행인들의 안전을 위협하고 있다. 함문수 기자 hms@cctoday.co.kr
청주 산남동 원흥이마중길이 관리 소홀로 인해 주변 미관을 해칠 뿐 아니라, 보행자의 안전을 위협하고 있다.

‘예산 부족’을 이유로 보행로 보수를 미뤄온 청주시 서원구청은 최근에야 개선사업 계획을 밝혔다.

청주의 '핫플레이스' 중 하나로 알려진 산남동엔 밤이 되면 술에 취한 직장인들과 한껏 멋을 부린 대학생들로 즐비하다. 특히 산남로 62번길과 70번길 사이에 형성된 원흥이마중길은 2004년 6월 30일 준공된 이후 아담하게 조성된 잔디길과 쉼터 양옆으로 술집과 음식점이 즐비해 산남동의 명소가 됐다.

그러나 이 마중길은 수년째 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고 있다. 길이 140여m의 원흥이마중길엔 하루에 수백명의 사람이 오가면서 심어놓은 잔디가 전부 벗겨지고 흙이 소실되면서 바닥의 석재 타일이 그대로 드러나 흉물스러운 모습으로 남아 있다.

석재 타일의 돌출된 돌부리는 겉보기에도 흉할 뿐 아니라 보행자의 안전을 위협하는 요소다. 특히 취객이 자주 오가는 원흥이마중길의 특성상 시민들이 돌에 걸려 다칠 우려가 매우 높다는 지적이다.

인근 상인 A(34) 씨는 “장사 중에 돌에 걸려 넘어지는 취객들을 자주 본다. 특히 여자 중에선 하이힐을 신고 지나가다 타일 사이에 굽이 끼어 부러지거나 발목이 꺾여 다치는 경우도 종종 있다"고 말했다. 이어 "위험한 보행로를 보수해 달라고 몇 차례 민원을 넣어봤지만 소용이 없었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판례를 살펴보면 파손된 길을 걷다가 넘어지는 등 사고가 발생할 경우, 시설물 관리를 맡은 업체의 책임을 인정하고 있다. 따라서 원흥이마중길에서 사고가 나면 관리·보수의 의무가 있는 서원구도 피해에 대한 책임을 피할 수 없다.

상황이 이런데도 서원구는 지금까지 적극적인 대책을 마련해놓지 않고 있었다. 예산이 부족하다는 이유에서다. 이를 보다못한 산남동 주민들이 직접 충북도의회에 요청한 예산이 올해 내려오자 비로소 개선사업을 추진 중이다.

구청 관계자는 “보행로 1~2m를 보수하는 것도 아니고 100m가 넘는 길을 보수할 만한 예산이 구청에는 없다”며 “늦어도 오는 5월까지 개선된 원흥이마중길을 준공할 것"이라고 해명했다.

함문수 기자 hms@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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