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人 점프in]
자녀 아토피 면역력 높여주려
홍삼추출액 제조… 2007년 창업
경옥고 단점보완… 경방환 발명
2014년 대전시 우수中企 선정

▲ 이채령 다누림 대표. 다누림 제공
‘경방환’과 ‘통째로 우려먹는 흑삼’으로 유명한 다누림의 이채령 대표(44)는 ‘개선(改善)’이라는 단어를 가장 좋아한다.

개선의 의미를 묻자 이 대표는 “영양성분표를 보니 기존 흑삼·홍삼 가공 식품은 제대로 만들지 않았더라”며 “상투적으로 들릴 수 있지만 내 가족과 우리 직원이 즐겨먹는 제대로 된 흑삼·홍삼 가공 식품을 만들자는 의미에서 개선이라는 단어에 묘한 호감이 간다”고 설명했다.

이 대표가 개선을 필두로 홍삼·흑삼 식품가공 전문업체 ‘다누림’을 꾸린 사연은 ‘어머니’라는 단어와도 맞닿아 있다.

200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그는 아토피를 앓는 자녀를 둔 평범한 가정주부였다. 아토피로 벌게진 아이의 살을 보면 이 대표의 가슴도 타들어갔다. 지인들과 아토피 치료방법을 공유하다가 면역력의 중요성을 알게됐고 면역력 향상에는 사포닌 성분이 많은 홍삼이 특효라는 것도 알게됐다.

처음에는 집에서는 홍삼 추출액을 직접 만들어 사용했다. 이 추출액이 아토피에 효과를 보기 시작하자 주변에 입소문이 퍼졌고 이를 구입하려는 사람들이 구름떼처럼 몰렸다. 이후 이 대표는 대전 월평동 한 아파트 상가에 홍삼 추출액을 만들어 낼 수 있는 ‘사랑방’을 꾸렸다.

이 대표는 “가까운 사람들끼리 홍삼 추출액을 나눠마실 생각으로 아파트 상가에서 시작했다”며 “사랑방에선 지인들이 찾아와 수다도 떨고 아토피에 대한 유용한 정보를 나누는 수준이었다”고 과거를 회상했다.

입에서 입으로 소문이 퍼져나간 ‘사랑방표 홍삼 추출액’은 금세 주문량이 늘었고 이 대표는 결국 2007년 ‘다누림’이라는 식품가공 전문업체를 꾸리게됐다.

경영인이 된 그는 실패했거나 반짝 인기를 얻은 홍삼·흑삼 제품을 비교하며 지식을 쌓아갔다. 실패한 거울 삼아 제품을 만든다면 소비자들에게 호감을 얻을 수 있다는 이른바 ‘반면교사(反面敎師)’ 전략이었다.

‘실패학’으로 홍삼·흑삼 가공 지식을 쌓은 이 대표는 경방환과 통째로 우려먹는 홍삼 등을 자체 개발하기에 나선다. 과거 왕실 귀족들만 섭취하던 경옥고(瓊玉膏)에 기반한 경방환은 원료와 효능을 그대로 담고 있다. 동의보감엔 경옥고를 섭취하면 흰머리를 검게하고 빠진 이가 다시 생기며 하루에 여러번 먹으면 배고픔과 갈증이 없어지는 효과를 얻을 수 있다고 기술돼 있다.

이 대표가 경방환을 만들게 된 계기는 경옥고의 치명적인 단점 때문이었다. 경옥고는 항아리에 담아 만들기때문에 여행이나 평소 생활 속에서 복용이 어렵다. 이 대표는 머릿속에 ‘경옥고를 환(丸)으로 만들면 많은 사람들이 좋은 기운을 받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게다가 홍삼과 흑삼을 절편이나 티백으로 가공해 소비자들이 쉽게 접할 수 있도록 만들어 효율성을 높였다. 뜨거운 물만 부어도 홍삼·흑삼 액기스가 나오도록 한 제품 가공방식은 특허 등록으로 다누림만의 기술력으로 인정받고 있다.

기술력을 필두로 2012년엔 벤처기업 인증, 2014년 대전시 우수 중소기업이 됐다. 문화체육관광부 주최 한국관광기념품 공모전에서 수상하는 등 화려한 이력은 그동안 이 대표가 흘린 땀방울의 값진 결과였다.

이 대표는 “머릿속엔 항상 물음표(?)가 있다. 어떻게 하면 몸에 이로운 홍삼·흑삼 제품 섭취를 영양소 파괴없이 쉽게할 수 있을지에 대한 개선이 고민”이라며 “두 아이를 키우는 엄마이기도 해 성장기 어린이·청소년에게 좋은 홍삼·흑삼 가공 제품 만들기에 몰두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형규 기자 hk@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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