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집> 대전 중구 대흥동 진로집

▲ 두부 두루치기
▲ 부추전
두루치기는 돼지고기나 오징어, 두부와 야채와 양념장을 넣고 자박자박하게 끓여낸 향토음식으로 서민들의 술안주와 가정에서 반찬으로 오랜 사랑을 받고 있다.

대전의 두루치기는 돼지고기보다 흔히들 오징어와 두부를 주로 사용하는데 이 맛의 원조라 할 수 있는 식당인 ‘진로집’은 50여년 역사를 자랑한다. 3대째 한결같은 맛을 자랑하는 진로집의 시초는 포장마차로 출발해 1969년 신신장여관에 처음 가게를 열고 영업하다 건물이 헐리며, 대전평생학습관 건너편 중교로 골목 안으로 옮겨 지금의 모습에 이르고 있다.

원도심 터줏대감인 이 집은 여러 재료가 들어간 경상도식 두루치기와 달리 두부와 파, 오징어만을 주재료로 사용한다. 여기에 고추양념장과 참기름을 넣고 볶아낸 두부 두루치기는 젓가락으로 집으면 두부의 떨림이 느껴질 정도로 부드러운 식감을 지녔다. 접시 가득한 두부 두루치기를 한 수저 푹 떼어내 입안에 넣으면 고소한 두부의 식감이 마음을 푸근하게 만들어준다.

두부의 순박한 맛이 첫맛이라면 표면을 감싼 달고 매운 양념이 곧이어 입안에 몰아쳐 침샘을 자극한다.

진로집 두부· 두부 오징어 두루치기 특징은 소스처럼 찐득한 국물이 아닌 자박하면서도 맑은 국물에 있다.

덕분에 텁텁한 맛은 느낄 수 없고 재료 본래의 맛을 마음껏 음미할 수 있다.

한술 두술 뜨다 보면 어느새 뒷목은 송골송골 땀이 맺히고, 강하지만 은은하게 퍼지는 매운맛과 한판 씨름을 벌인다.

이때 부추전과 두부전을 곁들인다면 얼얼한 입안을 한숨 쉬게 해줄 수 있다.

부추와 당근으로만 부쳐낸 부추전은 담백하고 쫄깃한 맛이 일품으로 가격 또한 5000원으로 저렴한 편이다. 숨겨진 별미인 두부전은 두껍게 썰어낸 두부를 겉만 바삭하게 익혀내 안은 포슬포슬하고 겉은 바삭한 두 가지의 식감을 동시에 느낄 수 있다. 심심하고 담백한 맛의 두부전을 먹고 나니 두루치기로 매운 속이 달래진다.

두루치기로만 속이 부족하다면 칼국수 사리를 추가하면 좋다. 집에서라면 밥을 쓱싹 비비는 것도 좋겠지만, 칼국수 사리를 넣고 얼큰한 국물과 비벼 먹다 보면 어느새 젓가락 싸움이 벌어진다.

정재훈 기자 jjh119@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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