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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밤은 당신의 낮보다 아름답다

<골목의 재발견20 으능정이 문화의 거리>
옛 충남도청-대전역 중간지점 위치, 명칭 ‘천년 산 은행나무 선곳’ 뜻 붙여
1980년부터 지역 중심상권·명소 평가, 유성·둔산동 개발로 잠시 위기 맞기도
2013년 초대형LED 스카이로드 설치, 길이 214m·너비 13.3m 볼거리 각광
다양한 콘텐츠로 10~20대에 인기절정, 성심당·디스코팡팡 등 가치와 에너지&

김영준 기자 kyj85@cctoday.co.kr 2016년 02월 19일 금요일 제11면     승인시간 : 2016년 02월 18일 20시 11분
▲ 으능정이 문화의거리의 중심 콘텐츠는 '빛'이다. 스카이로드에서 쏟아지는 빛은 으능정이를 불야성으로 만든다. 정재훈 기자 jjh119@cctoday.co.kr
▲ 성심당은 으능정이 거리의 터줏대감이다. 1970년대 이곳으로 이전한 성심당은 지역을 넘어 전국적인 맛의 명소로 자리잡고 있다. 김영준 기자 kyj85@cctoday.co.kr
▲ 으능정이 거리 내 새로운 새로운 명소가 되고 있는 '노리존'. 디스코 팡팡은 젊은 층의 큰 인기를 끌고있다. 김영준 기자 kyj85@cctoday.co.kr
▲ 심야에도 활기찬 으능정이 거리 모습. 김영준 기자 kyj85@cctoday.co.kr
“서울에 명동이 있다면 대전에는 으능정이가 있다.”

대전의 성장과 그 역사를 함께하는 지역 전통의 상권, 하지만 과거에 머무르지 않고 언제나 새로움과 빛을 간직한 젊음의 거리. 대전 중구 은행동 ‘으능정이 문화의 거리(이하 으능정이)’는 옛 충남도청과 대전역 사이, 중앙로 중간지점에 위치해 있다.

으능정이는 아주 오래전부터 ‘천년을 산 은행나무가 버티고 선 곳’이라 해 으능정으로 불렸단다. 그러다 일제강점기 충남도청과 대전역이 들어서면서 본격적으로 유동인구가 생기기 시작했고, 인근에 홍명상가 등이 들어선 뒤 1980년대부터는 지역의 중심 상권이자 쇼핑 중심지로 이름이 높았다.

은행동 지하상가가 설립된 뒤에는 의류와 화장품 매장들이 다수 들어서면서 젊은 층 ‘열의 아홉’이 약속장소로 삼는 명소가 됐다.

1996년 차 없는 거리로 지정되고부터는 더욱 기세를 더해 지역 내 최대 상권으로 평가받았다. “거기서 보자”라는 말이 곧 “으능정이에서 보자”라는 뜻으로 통용되던 시절, 으능정이가 ‘대전의 명동’으로 불리던 황금기였다. 물론 위기는 있었다. 서구 둔산동 신 시가지 개발과 유성지역의 득세가 이어지면서 오가는 사람이 줄자 으능정이의 영광은 어느새 과거형으로 치부되기도 했다.

하지만 반전에는 오랜 시간이 걸리진 않았다. 상인들의 자구노력이 이어졌고, 2013년 9월에는 초대형 LED 영상 아케이드 시설인 ‘스카이로드’가 모습을 드러내 부활의 몸짓에 불을 지폈다. 지금은 새로움의 틀에 과거의 추억과 옛스러움이 자리잡고 있는 곳으로 각광을 받고 있다. 거리에 들어서면 새로움의 상징 스카이로드가 압도적인 위용을 드러낸다. 길이만 214m, 너비는 13.3m에 달하는 거대 랜드마크, 머리 위 펼쳐진 ‘하늘 길’에서는 형형색색의 빛이 쏟아진다.

때문에 밤에 찾는 으능정이는 빛의 세계다. 동절기의 경우 오전 6시부터 10시, 매시 정각에 15개 스크린이 빛을 발한다.

실시간 문자서비스를 통한 사랑의 속삭임, 우정의 다짐이 표출되는가 하면 이내 다채로운 영상콘텐츠들이 으능정이를 찾는 이들에게 즐거움을 더한다. 스크린에 나비가 춤을 추는가 하면 곧 단풍이 흩날리고, 흔들거리는 걸그룹의 몸짓이 거리를 에워싼다. 여기에 더해 스카이로드를 에워 싼 갖가지 점포에서 쏟아지는 점포의 네온사인이 더해지면 늦은 시간에도 밤은 존재하지 않는다. 밝고 활발한 기운 탓에 10~20대 초반 젊은이들이 주 이용층이 됐고, 현재의 으능정이에는 주요 의류 브랜드와 신발매장, 화장품점, 미용실 등이 어깨를 나란히 한 채 몰려 있다.

화덕피자와 버블티와 눈꽃 빙수 등 근래 젊은 층에 인기를 끄는 식음료도 이곳에서 찾을 수 있는 즐거움 중 하나다. 최근에는 빙글빙글 돌아가는 놀이기구인 ‘디스코 팡팡’도 인근에 모습을 드러내 학생들의 즐거운 비명이 울려퍼진다. 거리의 완숙미는 곳곳에 터줏대감으로 서 있는 오랜 매장이 담당한다. 대표적인 것은 단연 성심당이다.

대전역 인근에서 1970년대 이곳으로 자리를 옮긴 성심당은 약 40년간 전통의 맛집으로 자리잡아 으능정이의 가치를 더하고 있다. 시민 이모(21·서구 괴정동) 씨는 “으능정이의 장점은 과거와 현재의 조화라고 생각한다”며 “신구 조화를 통한 특유의 분위기 탓에 한달에 2~3번은 이곳을 찾는 것 같다”고 말했다.

김영준 기자 kyj85@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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