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터미널·공항 귀성·관광객 '북적'…큰 눈 내린 강원·제주 귀성차량 불편
北 미사일 발사 예고기간 임박한 접경지, 차분하게 명절 맞아

▲ "성묘하러 가자" 서서히 몰리는 차량
    (인천=연합뉴스) 윤태현 기자 = 설 연휴 첫째 날인 6일 오전 인천시 부평구 인천가족공원에 성묘객을 실은 차량이 잇따라 들어서고 있다.
▲ "성묘하러 가자" 서서히 몰리는 차량 (인천=연합뉴스) 윤태현 기자 = 설 연휴 첫째 날인 6일 오전 인천시 부평구 인천가족공원에 성묘객을 실은 차량이 잇따라 들어서고 있다.
▲ '우리 가족은 어디에'
    (제주=연합뉴스) 전지혜 기자 = 설 연휴가 본격적으로 시작된 6일 오전 제주국제공항 도착 대합실이 제주에 도착한 귀성객·관광객과 오랜만에 만나는 가족 친지들을 기다리는 사람들로 북적이고 있다.
▲ '우리 가족은 어디에' (제주=연합뉴스) 전지혜 기자 = 설 연휴가 본격적으로 시작된 6일 오전 제주국제공항 도착 대합실이 제주에 도착한 귀성객·관광객과 오랜만에 만나는 가족 친지들을 기다리는 사람들로 북적이고 있다.
설연휴 첫날일 6일 전국 주요 기차역과 버스터미널, 공항엔 양손 한가득 선물 꾸러미를 든 귀성 행렬이 이어졌다.

국립 대전현충원 등 주요 공원묘지에는 많은 인파가 몰려 북새통을 이루는 설 당일을 피해 차분히 조상을 모시려는 성묘객들로 이른 시간부터 붐볐다.

전국 주요 도심에 마련된 민속체험장이나 주요 관광지에서는 가족단위 나들이객이 즐거운 한때를 보냈으나 강원 동해안과 제주 산간에는 큰 눈이 내려 귀성길에 오른 차량 운전자들이 큰 불편을 겪었다.

경기북부, 인천, 강원 등 북한 접경지역은 북한이 예고한 장거리 로켓(미사일)발사 예고기간(8∼25일)이 이틀 앞으로 다가왔지만 차분하게 명절을 맞았다.

◇ 역·공항·터미널 한복차림 귀성 인파, 명절 분위기

전국 주요 기차역에는 오후들어 한복을 곱게 차려입고 고향으로 돌아가는 귀성 인파가 몰려 명절 분위기를 냈다.

대전역은 이날 오전 9시께부터 하행선 열차 대부분이 매진됐으며 서울에서 출발해 청주로 가는 고속버스 역시 이날 오후 6시까지 대부분 표가 예매된 상태다.

청주를 떠나 부산으로 가는 버스도 사정은 비슷하다.

배를 타고 섬으로 떠나는 귀성객들도 부지런히 발걸음을 재촉했다.

통영 한산도와 욕지도, 사량도, 두미도, 거제 소매물도 등을 오가는 통영여객선터미널과 거제 저구선착장 등에는 한산한 모습을 보였던 오전과 달리 오후들면서 점점 귀성객이 늘어났다.

통영여객선운항관리센터는 "연휴 첫날에만 17척의 여객선이 114회 운항한다"며 "6천여명 정도가 이용할 것"으로 전망했다.

인천∼백령도 등 인천과 섬 지역을 잇는 11개 항로 12척의 여객선이 정상 운항 중인 인천항 연안여객터미널도 평소 2천여명이 몰리는 주말보다 이용객이 20∼30%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주요 공항에는 고향을 찾은 귀성객들과 관광객들이 맞물려 한층 더 붐볐다.

제주공항에는 가족 친지를 찾아온 귀성객들과 중국 최대 명절 춘제 연휴를 맞아 대거 제주를 찾은 중국인 관광객들로 북새통을 이뤘다. 이번 연휴 기간 귀성객과 내외국인 관광객 25만명이 제주를 찾아올 것으로 보인다.

청주국제공항도 연휴를 맞아 여행객이 늘면서 이날 오후 2시30분 현재 평소 이용객(1천700명)보다 많은 2천986명이 방문했다.

청주공항 관계자는 "앞으로 20편의 항공기가 청주공항을 뜨고 내릴 예정이어서 이용객은 더 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 공원묘지 때이른 성묘객들로 '북적'

국립 대전현충원에는 일찌감치 성묘를 하려는 참배객들의 발길이 이른 아침부터 이어졌다. 이날 오후 3시 현재 성묘객 차량이 1천600대를 넘어섰다.

현충원 주변 도로가 막히고, 현충원 내 도로는 극심한 혼잡을 빚었다.

대전현충원 관계자는 "연휴 내내 성묘객들이 몰리기 때문에 내일도 상당히 혼잡할 것"이라고 말했다.

경북 국립영천호국원에도 이날 오후 3시까지 4천여명이 다녀갔다.

영천호국원은 설 연휴기간 10만여명이 찾을 것으로 보고 국립묘지 개방 시간을 오전 8시로 1시간 앞당겼고 묘역 내 순환버스 2대도 운영하고 있다.

부산시는 설 연휴 동안 참배객 편의를 위해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인 영락공원 운영시간을 오전 8시부터 오후 8시까지로 3시간 늘렸다.

4만3천여기의 묘지가 있는 인천가족공원에도 오전부터 성묘객들의 행렬이 이어져 1천여명이 다녀갔다.

인천가족공원은 이번 설 연휴(6∼10일)에만 28만명의 성묘객이 몰릴 것으로 보고 있다.

◇ 민속체험장, 가족단위 나들이객 붐벼

설 연휴 덕에 오랜만에 가족을 만난 시민들은 도심 속에 마련된 민속체험 행사장이나 유명 관광지에서 가족들과 함께 즐거운 한때를 보냈다.

국립진주박물관과 국립김해박물관, 서울 중구 서울스케이트장 등 윷놀이와 제기차기, 윷점 운세, 풍물놀이와 같은 민속체험행사장에서는 각종 놀이를 즐기는 가족들의 웃음소리가 끊이지 않았다.

능숙하게 제기차기를 하던 주부 이미화(52·여)씨는 "내일 충남 아산 친정으로 내려가기 전에 가족들과 함께 나왔다"며 "춥다고 방에 있기보다 나와서 몸을 움직이니 살아있다는 활력이 느껴진다"며 활짝 웃었다.

고향으로 가지 못하는 실향민·외국인·다문화 가족 등을 대상으로 한 설맞이 타종행사도 이날 오전 서울 종로구 보신각에서 열렸다.

◇ 강원 동해안·제주 산간 기습 폭설, 귀성차량 큰 불편

강원 동해안과 제주산간 지역은 대설주의보 속 폭설이 내려 귀성객과 주민이 큰 불편을 겪었다.

미시령 19㎝, 진부령 16㎝, 고성 간성 11.5㎝ 등 강원도에 예상보다 많은 눈이 쌓이면서 미처 안전 장구를 갖추지 못한 귀성길 운전자들이 애를 먹었다.

강원 고속도로 구간은 현재 대부분 원활한 소통을 보이고 있지만, 대관령 구간은 제설작업 때문에 9㎞에 걸쳐 정체 현상을 보이고 있다.

도로관리 당국은 제설작업을 서둘렀으나 국도나 고갯길에서 크고 작은 차량 접촉사고가 속출했다.

제주 산간에도 대설주의보가 발효된 가운데 1100도로와 516도로 등 산간 지역을 지나는 일부 도로는 눈이 쌓이거나 노면이 얼어붙어 차량 운행에 차질을 빚었다.

◇ 미사일 발사 예정기간 앞둔 북 접경지 '차분'

경기북부, 인천, 강원도 등 북한 접경지는 북한의 미사일 발사 예정기간을 앞두고 비교적 차분한 분위기 속에서 설 명절을 맞고 있다.

국내 유일 비무장지대(DMZ)내 마을인 파주 대성동 마을 김동구 이장은 "북한 미사일 관련 이슈가 들려오고 있긴 하지만 아직 주민들이 위협을 느끼지는 않고 있다"며 "주민들은 평소와 다를 것 없이 설을 맞이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북한군 포격으로 홍역을 앓았던 연천군 중면도 설 준비에 한창이다.

주민 권오복(58)씨는 "평소와 다를 것 없다"며 "주민들 모두 설렌 마음으로 외지에 나갔던 가족들을 맞이할 준비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북한의 4차 핵실험으로 중단됐다 지난 3일 재개된 휴전선 주변의 안보관광지도 정상 운영되고 있다.

강원도 철원 안보관광지는 직원들이 설 연휴를 보내고자 오는 7∼9일 다시 문을 닫을 예정이다.

철원의 한 주민은 "북한 때문에 긴장이 고조된 게 어디 한두 번이냐"며 "평소처럼 생활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방부대들은 연휴에도 평소와 다름 없이 24시간 경계태세를 유지하고 있다.

(김선호 유의주 전승현 이승형 전지혜 황봉규 김근주 이해용 이승민 최재훈 윤태현 이영주)

저작권자 © 충청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