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음 두께 얇아 위험천만…옥천군 공무원 동원 연휴기간 출입 통제

"아무리 막아도 막무가내니 답답합니다. 저러다가 얼음이 쩍 갈라질까봐서 잠시도 마음을 놓을 수 없어요"

최근 한파로 결빙된 대청호에 빙어 낚시꾼이 몰리면서 안전관리를 맡는 옥천군에 비상이 걸렸다.

위험하니 얼음판에 들어가지 말라고 호소하는 데도, 기를 쓰고 몰려드는 강태공을 막아낼 재간이 없다.

요리조리 감시망을 피하면서 숨어다니는 낚시꾼과 숨바꼭질 하다보면 단속 공무원은 금새 파김치가 되기 일쑤다.

평일은 그나마 사정이 낫지만, 쉬는 날 군의 입장은 더욱 곤혹스럽다.

일주일 내내 격무에 시달린 직원을 또다시 대청호로 내몰아야 하기 때문이다.

모처럼 5일을 쉬는 황금 설 연휴도 예외는 아니다.

군은 연휴인 6∼10일 낚시꾼이 주로 찾는 동이면 안터마을과 옥천읍 오대리에 공무원을 배치해 시민들의 얼음판 출입을 막을 예정이다.

이를 위해 하루 2명씩, 10명의 직원이 비상근무조로 차출됐다.

군청 대기자와 방송 경보시스템 관리자 등을 합칠 경우 적어도 15명이 이상이 대청호 경계를 위해 황금 연휴를 반납하는 상황이다.

이진희 안전총괄과장은 "고향이 먼 직원을 제외하고 대부분 근무조로 편성했다"며 "군수·부군수도 통제상황을 점검하기 위해 자주 현장을 찾을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 지역은 겨울마다 10만명이 넘는 시민이 찾아 얼음판에 구멍을 내고 빙어를 낚는 중부권 최대 빙어낚시터다.

그러나 올해는 1월 중순까지 포근한 날씨가 이어지면서 호수 결빙이 늦어졌고, 얼음도 두텁지 않다.

안전하게 낚시하려면 얼음두께가 적어도 20㎝는 돼야 하는데, 지금은 10∼12㎝에 불과하다.

여러사람이 한꺼번에 몰릴 경우 깨질 가능성이 높다는 얘기다.

군은 호수가 얼어붙은 지난달 중순부터 위험을 알리는 표지판과 가림막 등을 주변에 내걸고 안전요원을 배치해 낚시꾼 출입을 막고 있다.

이 과장은 "하루에도 수 십명씩이 몰려들고 있어 긴장을 늦출 수 없는 상황"며 "얼음이 얇고, 곳곳에 깨지기 쉬운 위험지대도 숨어 있는 만큼 통제에 잘 따라 달라"고 당부했다.

옥천군은 연휴 기간 낚시꾼 수가 불어날 것에 대비해 호수로 이어지는 진입로를 '라바콘'(고무로 된 원뿔) 등으로 차단하고 출입금지 안내판도 늘려 세울 예정이다.

이 과장은 "연휴기간 얼음판 출입을 원천 봉쇄하기 위해 필요하다면 경찰 등에 협조도 요청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bgipar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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