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창 구 대전시 문화체육관광국장
[투데이포럼]

지난해 우리나라 세계 GDP(국내총생산) 순위는 11위였다. 그런데 미국의 어느 갤럽조사에 의하면, 2015년 우리나라 행복지수는 143개국 중 118번째라고 발표했다. 경제력 순위와 행복지수 사이에 간격이 너무나도 크다. 우리사회가 경제적으로 부요해지면 행복할 것 같은데 결과는 그렇지 못했다. 수치상만으로는 GDP(국내총생산)와 행복지수는 역의 관계를 보여주었다. 왜 그럴까? 우리들은 그동안 경제적 부를 이루기 위해 학교에서, 직장에서 끊임없이 경쟁하며 살아왔다. 부모와 자식 간에 마주하던 아침과 저녁 밥상공동체는 사라지고, 가정교육은 사교육으로 대체됐다. 그러다보니 가족 간에 대화와 소통이 없어진지 오래다. 이제는 오히려 가족들이 같은 공간에서도 불편해하거나 어색해 하기도 한다.

우리는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물질(문명)이 정신(문화)보다 훨씬 우선시 되는 삶을 살아왔다. 그렇게 맘몬주의(Mommon;물질주의, 황금만능주의)을 추구하다 보니 누구나 할 것 없이 ‘정신없이’ 삶을 살아왔고 가슴에는 ‘공허함’만 남게 되지 않았나 싶다. 그 결과 행복지수는 떨어질 수밖에 없었다는 생각이 든다. 경제력(GDP)과 행복지수의 간격은 물질(문명)과 정신(문화)의 불균형을 의미한다. 행복지수를 높이기 위해서는 물질(문명)과 정신(문화)의 균형을 찾는 것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이제 며칠 있으면 설이다. 올해는 각 가정마다 우리나라 GDP 순위만큼 행복지수도 높아질 수 있기를 소망해 본다. 행복은 경제적 부만으로 이루어질 수 없다. 그래서 이 지면을 빌어 행복지수를 높이는 방법으로 각 가정마다 ‘가족문화의 날’을 갖기를 제안해 본다. 가족문화의 날은 주1회 또는 월1회, 나와 가족에게 문화예술을 선물하는 것이다. 가족이 함께 문화를 누릴 수 있는 도서관이나 공연장, 전시장 등을 찾아가는 것이다. 즉 책 읽는 가족은 한밭도서관이나 대전문학관에서 함께 보내고, 공연을 좋아하는 가족은 대전예술의전당이나 대전시립연정국악원 또는 대전예술가의 집에서 함께 공연을 감상하고, 미술을 좋아하는 가족은 시립미술관이나 이응노미술관에서 작품을 함께 감상하는 것이다. 이 외에도 다른 많은 방법이 있을 것이다.

올해 설명절에는 가족끼리 각 가정에 맞는 ‘가족문화의 날’ 실천계획을 세워보면 참 좋겠다. 한 달에 한번은 가족끼리 책을 함께 읽거나 다함께 음악공연이나 미술작품을 감상하거나 연극 등을 보러가는 가족 만남의 시간을 가지면 참 좋을 듯싶다.

무엇보다도 가족끼리 같은 공간에 있는 것만으로도 유대감이 형성되고, 잃어버린 대화도 회복해 갈 수 있다. 행복은 모리스 마테를링크의 ‘파랑새’처럼 먼곳이 아닌 바로 집안에 있을지도 모를 일이다. 올 한 해 각 가정마다 ‘파랑새’를 찾고, 행복지수가 우리나라 GDP 순위만큼 더 높아져서 모두가 행복한 한해가 되기를 소망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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