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 명 선 논산시장
[시선]

시민들과의 대화 자리에서 드라마 '응답하라 1988'(이하 응팔)이 화제였다. 그날 만나는 우리 시민들의 반응은 주로 이랬다. "가족이 모두 오붓하게 둘러앉아 밥을 나눠먹으며 대화하는 장면이 인상 깊었다." "지금 아파트에선 상상할 수 없는데, 그 시절 같은 골목의 이웃사촌끼리 삶의 희로애락을 함께 하고, 친구와 형제처럼 끈끈한 우정을 나누는 모습이 보기 좋았다."

왜 우리는 지금 이 드라마에 절절하게 공감하며 열광하는지 곰곰이 생각해봤다. 역설적으로 생각의 종착역엔 따뜻했던 공동체의 그리움과 골목 소통의 목마름이 기다리고 있었다. 잘 만든 드라마 한 편이 시민들에게는 어떻게 사는 것이 진정 행복한 것인지를, 시장으로서는 시정에 임하는 책임윤리와 논산의 미래 구상을 깊어지게 했다.

지난 지난달 6일부터 29일까지 시청 상황실에서 2016년 주요업무보고회를 열었다. 우선 직원들의 노고에 따뜻한 응원을 건넸다. 다소 미진한 부분에 대해서는 직원들과 같이 고민하고 토론하는 과정을 거쳐 새로운 성장동력과 추진전략을 마련했다. 덧붙여 직원들에게 일하는 데 불편한 사항은 있는지 꼼꼼하게 묻고 경청했다. 일하기 좋은 환경을 조성하면 직원들이 시민들에게 밝은 미소를 띠며 잘 섬길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논산시 업무보고회 형식은 색다르다. 논산시 전부서 및 읍면동에 업무보고회를 실시간 생중계한다. 직원 모두가 구체적인 지역 현안을 이해하고 공유하는 동시에 집단지성으로 지혜를 모으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서 고안한 것이다. 효과는 뚜렷했다. 직원들이 지역문제를 바라보는 시야가 더욱 넓어지고 함께 토론하는 문화가 정착된 것이다. 우리 직원들과 이 자리에서 '따뜻한 지역공동체 논산'을 함께 만들고 시민 한분 한분을 정성껏 섬기기로 굳게 다짐했다.

'따뜻한 지역공동체 논산'은 혼자 이뤄낼 수 없다. 나와 직원 모두가 논산시 비전과 철학을 긴밀하게 공유해야 하며 시책 과제를 끊임없이 발굴하고 혁신하며 풀어가야 한다. 또한 행정 전반의 서비스와 민생정책이 시민들의 가슴과 피부에 와닿도록 만족도를 획기적으로 높여야 하고 복지사각지대가 없도록 복지정책의 그물망을 현장에서 촘촘하게 짜고 매일매일 손질해야 한다.

그리고 시민과 하나여야 한다. 시민이 논산의 주인이다. 논산시청의 조직도 맨 위에 시장이 아닌 우리 시민이 자리 잡고 있다. 시정의 모든 것은 시민을 향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시민의 목소리를 가까이에서 많이 듣는 자리가 필요하다. 이를테면 주민참여예산제, 타운홀미팅, 사회적경제 세미나, 고등학생들과의 희망도시만들기 페스티벌 등으로 함께 소통하며 시정을 꾸려나가고 있다.

올해에는 시민들과 눈을 마주치며 손잡고 생각을 나누는 소통의 시간을 많이 가지려 더욱 노력하겠다. 기억해야 할 하나는 드라마 응팔이 우리에게 건넨 메시지가 따뜻한 공동체의 회복이라는 것이다. 단절된 시민들의 마음을 이어드리고 시정과도 끈끈하면서 다정하게 잇는 역할이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하다. 사회양극화가 공동체를 깨뜨리기 때문이다. 무너진 공동체는 경제도 설자리가 없다. 우리 논산시는 응팔의 메시지에 반드시 응답해야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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