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어려워지는 운전면허… 시험응시 폭증
하반기 평가 강화·비용 인상
면허없는 사람들 조바심
문의 평상시보다 30% 증가
등록 넘쳐 신청 이월되기도

▲ 대전운전면허시험장 내부의 모습. 시험 신청을 기다리는 민원인들이 장내를 가득 채우고 있다. 김영준 기자
“운전면허 시험이 어려워진다고해서 부랴부랴 학원에 등록했어요. 평소 운전에 관심 없던 친구 3명도 학원을 알아보고 있어요.”

이르면 하반기부터 운전면허시험 장내기능시험 평가가 강화된다는 소식에 운전전문학원과 면허시험장이 북새통을 이루고 있다.

1일 오전 11시. 대전의 A 운전전문학원 교습 대기실에 10여명의 수강생들이 옹기종기 모여들었다. 교습을 앞두고 대기실에 빼곡히 들어찬 이들은 ‘빠른 시간 내 면허를 따야 한다’는 조바심을 안고 있었다. 그동안 장내 기능시험은 50m를 주행하며 방향지시등 등의 차량조작능력, 차로준수와 급정지 등만 봤지만 평가 강화 후에는 주행거리도 300m로 늘고, 경사로와 T자코스 등 7개 항목이 추가되는 등 ‘난이도’가 크게 상승하기 때문이다.

대학생 방모(22) 씨는 “올 하반기에 시험이 어려워진다고는 하지만, 면허를 따는데까지 시간이 걸리지 않느냐”며 “중간에 낙방할 수도 있으니 지금부터 수강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학원 사무실에도 수강을 하려는 시민들이 대기 의자들을 점령하고 있었고, 걸려오는 전화도 계속됐다.

이 학원 직원은 “운전면허 시험이 어려워진다는 정부 발표 이후 문의전화와 수강신청이 급증했다”라며 “평상 시보다 30% 정도 늘어난 것 같다”고 말했다.

B운전전문학원도 비슷한 상황이다. B 학원 직원은 “지금 신청해도 2월 말에나 수강이 가능하다”며 “며칠 더 있으면 다음 달에나 수강이 가능하다”고 전했다.

북새통의 원인은 평가강화 외에 또 있었다. 학원의 한 직원은 ‘학원 수강료 인상’도 사람들이 서둘러 운전전문학원에 몰려드는 이유라고 귀띔했다. 현재 학원수강과 시험까지 보는데 50만원 가량 들지만, 하반기부터는 60만원 이상으로 금액이 치솟을 것으로 학원은 보고 있다.

학원 측은 “기능평가 항목이 늘어나면 현행 2시간인 (장내기능) 교육시간이 4시간으로 늘어난다”라며 “기존 10만원 선이던 기능시험 교육료도 2배 가까이 늘 수 있다”고 했다.

학원보다 더 혼잡한 곳은 면허시험장이었다. 오후 1시 무렵 동구 대별동의 ‘대전운전면허시험장’ 민원실은 전쟁통이었다. 시험 응시 안내 코너에는 신청서 작성법 등을 문의하는 시민의 발길이 끊임없이 이어졌다. 시험접수를 위한 대기번호표는 567번, 대기인수는 89명을 넘어서고 있었다. 기능시험장도 평소보다 더 긴장감이 가득했고, 희비의 격차가 컸다.

“창피하다”며 이름을 밝히기 꺼린 한 탈락 응시자는 “평가 변경까지 시간이 다소 남았지만, 마음이 급하다”고 말했다.

김영준 기자 kyj85@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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