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철수 충북본사 경제부장
[데스크칼럼]

25년 만에 ‘차이나 스피드’에 제동이 걸리면서 한국경제는 물론 충북경제에도 노란불이 켜졌다. 중국 정부는 지난해 중국의 국내총생산(GDP)이 6.9% 성장하는데 그쳤다고 최근 밝혔다.

해마다 7%대의 초고속 성장을 해오면서 ‘차이나 스피드’란 신조어까지 만들어냈던 중국 정부의 입장에선 마의 7%대 성장이 무너지면서 적잖은 충격을 받은 기색이 역력하다. 6.9% 성장률은 톈안문 사건이 있었던 1990년(3.9% 증가)이래 25년 만에 최저치이다.

사실 중국 경제는 지난해 투자와 생산 부진이 계속되면서 경기가 압박을 받아 정부 목표였던 7.0%대 달성에 실패했다. 결국 연초부터 세계 금융시장을 뒤흔든 중국의 경기 둔화세가 수치로 다시 확인된 셈이다.

문제는 우리나라의 대 중국 수출이 4분의 1을 차지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는 충북도 마찬가지로 동남아 통상교류 비중이 전체 수출의 80여%에 달하고, 그 중에서도 대 중국 수출이 60여%에 이르는 충북의 입장에서도 발등에 불이 떨어진 형국이다.

진작부터 기자는 지역 수출중소기업들의 의견을 귀담아 들어 충북 수출 무역국의 다국적화가 필요하다고 수차례 제기한 바 있다. 이는 편식이 몸의 밸런스를 깨 건강악화를 불러 오듯 충북경제의 대 중국 의존도가 지나치게 크다는 우려의 시각에서 출발했다.

실제 지역경제계에선 미국이 감기에 걸리면 한국경제가 몸살이 걸렸지만, 이제 중국이 감기에 걸리면 한국경제는 몸저 누운다는 말까지 나온다. 그만큼 대 중국 경제의존도가 크다는 것이다.

물론 중국은 13억 6748만명의 세계 1위를 자랑하는 인구 수가 말해 주듯 포기할 수 없는 세계 최대의 시장임에는 분명하다. 그러나 지구촌에는 12억 5169만명의 세계 2위 인구를 자랑하는 인도에서부터 무한한 자원부국 중동까지 우리나라가 진출할 수 있는 드넓은 시장이 아직 많다는 점이다.

통상교류 국가를 다변화하지 않을 경우 안보 등과도 연결되는 급변하는 국제정세에 따라 우리 경제는 휘청일 수밖에 없다.

이는 충북의 관광산업도 마찬가지로 충북도가 지난해 10월 청주예술의전당 일원에서 다섯번째로 치러낸 중국인유학생페스티벌의 경우 한·중 수교 후 성공한 대표적 축제 중 하나로 꼽히고 있지만 갈수록 빛바랜 축제가 될 것이란 시각도 있다. 일단 한국문화를 배우기 위해 유학온 중국인 유학생들을 위한 그들만의 축제를 개최하는 것부터가 잘못됐다는 시각이다.

이와 함께 이제 세계 부국으로 꼽히고 있는 중국인 관광객이 언제까지 충북을 찾을지도 의문이란 것이다. 이미 호주머니 사정이 좋아진 중국인 유학생들은 영미국가나 유럽으로 시선을 돌리고 있기 때문이다.

이렇다 보니 청주국제공항을 이용해 서울·제주를 가기 위해 충북을 경유관광지로 찾는 중국인들은 정작 청주 중심상권인 성안길과 면세점 등에 풀어놔도 좀처럼 돈을 쓰지 않아 지역경제활성화에 별반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볼멘소리도 나온다. 자유무역협정(FTA)까지 체결한 중국과의 교류를 포기할 수는 없겠지만, 리스크를 최소화하기 위한 통상교류국가의 다국적화는 반드시 필요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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