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회무 충북도의회 행정문화위원장
[시선]

나이가 들수록 한 해가 지나고 새해가 되는 것은 그리 새삼스러운 일은 아니라고 생각되면서도 지난해의 아쉬움과 새해의 희망이 떠오르는 것은 인지상정일까? 흘러간 과거도 마찬가지겠지만 2015년도를 숨 가쁘게 보내고 2016년 새해를 맞게 됐다.

우리사회에서 2015년에 유행했던 말 중 하나가 ‘헬조선’이다. 청년 실업, 비정규직 문제, 가계부채 증가, 자영업 폐업률 상승 등 지옥과도 같은 삶을 빗대어 ‘헬조선’이라는 신조어가 우리사회에 유행을 하는 것을 보고 부모세대인 필자로서는 마음이 편치 않았다. 우리 부모세대가 일제 강점기, 6·25전쟁을 겪으면서도 열심히 살아 왔듯이 필자 세대도 ‘한강의 기적’이라 불리는 경제 발전을 위해 가족을 책임지며 앞만 보고 살아왔는데 어쩌다가 자식 세대에게 이토록 참담한 현실을 펼쳐 주었는지 모를 일이다.

"너희들은 팔자 좋은 거다. 우리 때는 먹고 사는 문제로 다른 것은 생각할 겨를도 없었다", "사는 게 다 그런 것이다"라고 핀잔을 주거나 "그래도 열심히 노력하라"는 위로만으로 젊은 세대를 바라보기에는 현재 청년 세대가 처한 현실이 그리 간단하지 않다. 2015년을 기준으로 충북의 연령별 인구현황을 보면 20세에서 39세까지 인구는 41만 2743명으로 전체 인구 중 26.1%를 차지하고 있다. 대한민국 청년들이 힘들게 살고 있는데 일자리가 넉넉하지도 않고, 청년들을 위한 복지혜택도 특별히 좋지 않은 충북에 살고 있는 청년들은 삶의 고통이 타 지역에 비해 더하면 더했지 덜하지는 않을 것이다.

‘충북의 미래는 청년이다.’

충북도에서는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청년 일자리과’ 신설을 준비하고 있다. 늦은 감이 있지만 청년 취업을 비롯한 젊은 층의 삶에 대해 고민하고 해결하겠다는 것은 환영할 만한 일이다. 앞으로 청년들을 위한 활발한 정책토론과 펼쳐질 다양한 정책을 기대하며 도의회 차원에서도 정책개발을 위해 도와 함께 노력할 것이다.

청년을 위한 지원정책에 앞서 더 중요한 일은 우리 사회가 청년들에게 신뢰를 갖도록 하는 것이다. 현실도 고단해 죽겠는데 정치권에서 들려오는 소리는 비리, 당쟁, 헛된 공약뿐이라면 누가 희망을 갖고 어려운 현실을 헤쳐 나간단 말인가? 작년에 언론에 오르내린 충북도 공직자 비리는 충북 청년층에게 더더욱 정치 불신감을 넘어 우리사회에 대한 불신감을 키웠으리라 생각된다. 어려운 현실 속에 신뢰나 공정성마저 무너진다면 편법이 난무하고, 서로가 서로를 불신해서 짓밟고 생존해야 하는 지옥과도 같은 세상이 될 것이다.

도와 도의회를 비롯해 각 시·군 공직자는 다른 해와는 다르게 비장한 각오로 2016년을 출발했으면 한다. 적어도 우리 지역에서는 공직자 비리문제로 언론에 오르내리는 일이 없기를 소망한다. 공직자들이 먼저 지역사회에서 신뢰를 회복하는 한 해가 돼야 한다. 충북도만큼은 신뢰와 공정성이 있는 지역사회가 되기를 바라면서 현실이 어렵고 힘들어도 도는 지역 청년들에게 삶의 희망을 주었으면 한다. 그래야만 충북의 미래가 있고 대한민국의 중심이 되는 길일 것이다.
저작권자 © 충청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