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민속놀이 가족과 함께 하면 '재미두배'

고향 가는 설렘에 벌써부터 가슴이 벅차 오른다. 이제 1주일만 지나면 우리 민족 최대의 명절인 설이다.

각자 생업의 현장에서 앞만 보고 달려온 사람들이 고향으로 돌아가 모처럼 친척들과 친구들을 만나 그동안 안부를 묻고 정다운 대화를 나눌 수 있는 기회다.

차례 준비 등으로 바쁘겠지만 시간을 내 가족들과 함께 고유의 민속놀이를 즐기고 좀더 시간이 허락한다면 가까운 곳을 찾아 보자. 설을 맞아 대전 엑스포과학공원, 꿈돌이랜드, 대전동물원 등에서 다양한 놀거리와 볼거리가 마련돼 있다.

◆민속놀이

민속놀이는 민간에서 발생해 전해 내려오는 놀이다. 현재 정리된 민속놀이는 약 120가지 정도이며 대부분 설날, 정월대보름, 단오, 한가위 등 4대 명절에 집중돼 있으며 전국에서 행하는 놀이, 일부 지역에서만 행하는 놀이, 황해도와 강원도 북부를 경계로 해서 이남에서 행해지는 남부놀이, 이북에서 행하는 북부놀이로 나뉘어진다.

이 중에서 윷놀이는 남녀노소가 함께 하는 가장 보편적인 놀이로 주로 정월 초하루부터 보름 사이에 한 가족은 물론, 마을 사람이 공동으로 즐기는 대표적인 명절놀이이다. 한국인이면 누구나 그 노는 방법을 알고 있을 정도로 대중적이며, 윷판을 놓고 쌍방이 각각 윷을 던져 나온 결과대로 말 네개를 진행시켜서 최종점을 통과하는 편이 이긴다.

제기차기는 누구나 쉽게 할 수 있는 놀이로 발을 한번씩 딛고 차는'맨제기', 제기를 차는 발을 바닥에 딛지 않고 계속 차는 '헐렁이', 양발을 바꿔가며 차는 '쌍발차기'가 있다.

투호놀이는 고려때부터 궁중이나 양반집에서 손님 접대용으로 행해져 왔던 것으로 마당 한복판에 항아리를 놓고 편을 갈라 화살을 던져 넣는 것이다.

널뛰기는 큰 명절에 성행한 여자들의 대표적인 놀이. 널 양끝에 한 사람씩 올라와서 줄을 잡고 천천히 뛰기 시작한다. 이때 널 가운데 한 사람이 앉아 널을 널받침 위에 고정시키는 역할을 한다. 가장 높이 뛴 사람이 이기거나 힘껏 굴러 상대편을 떨어뜨리면 이기게 된다.

팽이치기는 겨울에 남자 아이들이 얼음판 위에서 많이 하는 놀이로 도래기치기라고도 한다. 여러 아이들이 저마다 팽이를 힘껏 친 후 일제히 팽이채를 거두고 가장 오래 가는 팽이를 장원으로 뽑는다.

◆설 행사

대전 엑스포 과학공원은 오는 31일부터 내달 2일까지 정문광장 및 아이스링크에서 '설날 큰잔치'를 개최한다.

장승 만들기, 연날리기, 팽이 만들기 등 다양한 전통공예 체험과 떡메치기 춤추는 엿장수 등 명절분위기를 느끼게 하는 세시풍속체험, 대형윷놀이, 널뛰기, 제기차기 등을 해볼 수 있는 추억의 전래놀이, 가훈 등을 써주는 신년휘호 증정행사 등이 열린다.

대전 꿈돌이랜드는 연휴기간 동안 공원입구에서 투호, 널뛰기, 제기차기 등 민속놀이 3종 경기가 열리고 신년 운수풀이, 사물놀이 공연 등이 진행된다. 야외무대에서는 트롯트 가요제가 펼쳐지고 정문에 들어서면 대형 이글루, 독립문, 첨성대, 남대문 등의 얼음조각이 만들어진다.

대전동물원도 연휴기간에 민속놀이 체험 및 경연대회, 도전노래 100곡, 체험 떡방앗간 등 다채로운 이벤트를 마련해 놓고 있다.

이 밖에 대전시와 구청에서 마련한 행사도 있다. 외국인 과학 기술자 및 유학생 민속공연이 25일 엑스포 국제 학술회의장에서 벌어지고, 유성구가 마련한 겨울방학 전통 민속놀이학교가 유성문화원에서 25일과 내달 8일과 15일에 각각 열린다.

◇설날의 유래

설은 한 해가 시작되는 첫날로 우리 민족의 명절 중 으뜸이다.

설이라는 말은 '사린다' 또는 '사간다'에서 온 말로 조심한다는 뜻이 담겨져 있고 '섧다'는 말로 슬프다는 뜻도 내포하고 있다.

설이란 그저 기쁜 날이기보다 한 해가 시작되는 만큼 모든 일에 조심스럽게 첫발을 내딛으라는 의미가 있다.

그래서 설날을 신일(삼가는 날)이라고 해서 이날에는 바깥 출입을 삼가고 집안에 있으면서 1년 동안 아무 탈이 없기를 신에게 빌었다. 특히 비가 알맞게 내리고 농사일을 해주는 말이 1년 내내 잘 지내게 해 달라고 빌고 쥐와 돼지가 곡식을 해치는 일이 없게 해 달라고 기원했다.

설날이 언제부터 우리 민족 최대의 명절로 자리잡았는지 정확하게 알 수는 없다. 그러나 설날을 명절로 삼기 위해서는 우선 역법이 제정돼 있어야 해 설날의 유래는 역법의 제정과 밀접한 관련이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우리 나라는 나름대로 역법을 가지고 있었다. '삼국지'에 이미 부여족이 역법을 사용한 사실이 기록돼 있고, 신라 문무왕때에는 중국에서 역술을 익혀 왔다는 기록이 전해져 우리 민족은 단순한 중국 역법의 모방이 아니라 자생적인 민속력이나 자연력을 가졌을 가능성이 높다.

또 신라의 독자적인 명절인 가위나 수릿날의 풍속이 있었다는 점에서도 우리 민족이 고유한 역법을 가졌음을 짐작케 한다.그러나 현재는 중국 전래의 태양·태음력이나 간지법 이외에 우리 고유의 역법 제정에 관한 기록을 찾을 수 없다. 따라서 설날은 적어도 6세기 이전에 중국에서 태양·태음력을 받아들인 후 제정한 것으로 생각된다.

고려시대에는 설과 정월 대보름, 삼짇날, 팔공회, 한식, 단오, 추석, 중구, 동지를 9대 명절로 삼았으며, 조선시대에는 설과 한식, 단오, 추석을 4대 명절이라고 해 이 시대에는 설이 오늘날과 같이 우리 민족의 중요한 명절로 확고히 자리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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