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배구>
삼성화재 그로저, 전반기 최고 선수…여자부 외인은 하향 평준

▲ 남자프로배구 V리그 전반기를 1위로 마친 OK저축은행. (연합뉴스 자료사진)
치열한 순위 다툼을 펼치는 2015-2016 V리그가 반환점을 돌고, 휴식기에 돌입한다.

남자부는 21일 전반기(1∼3라운드) 일정을 마쳤고, 여자부는 22일 김천에서 열리는 한국도로공사와 KGC인삼공사의 경기가 끝나면 전반기가 종료된다.

엿새의 달콤한 휴식을 취하고 남자부는 27일, 여자부는 28일 후반기를 시작한다.

전반기, 남자 7개 팀과 여자 6개 팀은 치열하게 싸웠다.

특히 남녀 모두 2위 다툼이 볼만했다.

창단 2년 만에 챔피언트로피를 들어 올린 '신흥강호' OK저축은행은 승점 41(13승 5패)을 쌓으며 전반기 1위를 차지했다.

7월 무릎 수술을 받은 '몬스터' 로버트랜디 시몬은 '시즌 초 출전이 어렵다'는 예상을 깨고 10월 10일 개막전부터 코트에 나섰다.

시몬은 건재했고, 송명근·송희채 등 젊은 선수들은 한층 성숙한 모습을 보였다.

OK저축은행은 2라운드 막판부터 3라운드 첫 경기까지 4연패를 당하며 잠시 주춤했지만, 5연승을 내달리며 기분 좋게 전반기를 마무리했다.

한국 배구를 이끌어 온 전통의 강호 대한항공, 삼성화재, 현대캐피탈은 2위권에서 모였다.

대한항공은 승점 36(12승 6패), 삼성화재는 승점 33(12승 6패), 현대캐피탈은 승점 31(10승 8패)로 촘촘하게 늘어섰다.

전반기 막판 3팀의 표정은 엇갈렸다. 대한항공이 4연승, 삼성화재가 3연승의 신바람을 냈고 현대캐피탈은 3연패로 주춤했다.

후반기 종료를 앞두고는 희비가 더 크게 엇갈릴 수 있다.

V리그에서 포스트시즌 진출을 확정할 수 있는 위치는 3위다. 하지만 남자부는 정규리그 3,4위 간 승점 차가 3점 이내면 준플레이오프가 열린다.

전통의 명가를 자처하는 3팀 모두 '2위 자리를 굳히며 1위 OK저축은행도 압박하는 상황'을 꿈꾼다.

하지만 2위 싸움에서 밀리면 포스트시즌 진출 실패의 큰 상처를 입을 수도 있다.

지난 시즌 3위로 포스트시즌에 나선 한국전력(승점 24·8승 10패)은 3라운드에서 1승 5패로 추락하며 2위권과 멀어졌다.

KB손해보험과 우리카드는 나란히 승점 12, 4승 14패를 기록하며 6, 7위로 처졌다.

이번 시즌 남자부는 젊은 사령탑이 대거 등장해 화제를 모았다.

임도헌(43) 삼성화재 감독과 최태웅(39) 현대캐피탈 감독은 전임 사령탑의 색을 지우고 새로운 팀을 만드는 데 성공했다.

반면 강성형(45) KB손보 감독과 김상우(42) 우리카드 감독은 전력상 약세를 극복하지 못하고 연패에 시달렸다.

외국인 선수 영입 제도를 자유계약에서 트라이아웃으로 변경하면서 '외국인 하향 평준화 시대'를 맞은 여자부에서는 국내 선수의 역할이 그만큼 커졌다.

득점 1∼6위는 모두 외국인 선수다. 하지만 국내 선수와 격차는 좁혀졌다.

결국 국내 선수가 강한 팀이 상위권을 차지했다.

현대건설은 양효진과 황연주를 앞세워 승점 35(12승 3패)로 전반기 1위에 올랐다.

현대건설 외국인 선수 에밀리 하통은 득점 5위다. 양효진은 7위, 황연주는 10위에 이름을 올렸다.

고른 득점 분포를 지닌 현대건설은 독주 체비를 갖췄다.

김희진, 박정아를 보유한 IBK기업은행(승점 28·9승 6패), 이재영이 크게 성장한 흥국생명(승점 25·9승 6패)은 2, 3위로 전반기를 마쳤다.

개인 부문에서는 삼성화재 외국인 선수 괴르기 그로저가 단연 화제였다.

3시즌 연속 정규시즌 최우수선수를 차지한 레안드로 레이바 마르티네스가 시즌 개막 직전, 팀 합류를 거부하자 삼성화재는 급하게 그로저를 영입했다.

그로저는 독일 대표팀 일정 때문에 다른 선수보다 2경기를 덜 치르고도 득점 1위(565점)를 차지했다.

세트당 0.77개의 서브 득점으로 이 부문도 단연 선두다.

그로저는 빠른 팀 적응으로 위기에 빠진 전통의 명가 삼성화재를 구했다.

기존 최고 외국인 공격수 시몬과 그로저의 라이벌 구도는 후반기 프로배구의 주요 관전 포인트다. jiks7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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