숫자조합으로 합격자 발표
355명 추첨해 26명 선발

▲ 의무경찰 선발에 면접시험이 폐지되고 공개추첨 제도가 전국에서 처음으로 도입된 1일 대전지방경찰청 무궁화홀에서 한 의경 지원자가 번호추첨에 사용될 시드번호를 뽑고 있다. 정재훈 기자 jprime@cctoday.co.kr
“의무경찰이 돼 군 복무를 마치는 것이 목표였는데, 이번 추첨을 통해 선발돼 매우 기쁩니다.”

전국 경찰에서 처음으로 도입된 ‘의무경찰 선발 공개추첨’이 있던 1일 오전 10시 30분. 대전경찰청 무궁화홀에서 공개 추첨을 통해 선발된 현경훈(21·대전 동구 용운동) 씨는 이 같이 기쁨을 표했다.

이날 대전경찰청은 의경 지원자 20여명을 비롯해 학부모, 관계자 등 70여 명이 참여한 가운데 337차 의경 공개추첨을 실시했다. 최근 ‘의무경찰 생활문화 개선’을 통해 의무경찰의 인기가 높아지면서 경쟁률은 전국 평균 26대 1을 넘으며 ‘의경고시’라는 말이 유행할 정도다.

이에 따라 경찰은 의경 지원자들의 부담을 덜고, 국가 병역자원을 효율적으로 배분하고자 이번 의경 선발시험부터 면접시험 대신 공개추첨제를 도입한 것이다.

대전의 경우 454명의 지원을 통해 적성검사 및 신체·체력검사를 실시한 후 중간 합격자로 발표된 인원 355명만이 추첨 대상자로 선정, 이 중 26명 만이 선발됐다.

경쟁률은 무려 14대 1. 공개추첨은 응시자나 그 가족, 시민단체 관계자 가운데서 무작위로 4명을 뽑아 각자 2자리씩 난수(0~19)를 추첨하게 하고, 이렇게 만들어진 8자리 난수를 프로그램에 입력해 합격자를 결정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숫자 하나 하나가 불러질 때마다 참석자들은 긴장감을 감추지 못했다. 최종 8자리 숫자 조합이 완료돼 선발자를 발표하는 순간, 이곳저곳에서 환호와 아쉬움의 탄성이 터져 나왔다.

대구에서 올라와 추첨에 선발된 손기훈(20·대학생) 씨는 “공개추첨을 진행한다는 소리를 듣고 면접에 대한 부담감을 덜 수 있어 마음 편하게 추첨식을 지켜봤다”며 “막상 선발되니 얼떨떨하다. 운이 좋아서 선발된 것 같다”고 웃음지어 말했다.

손 씨와 함께 의경에 지원한 친척 손기완(20·대학생) 씨는 “처음 해보는 추첨이라서 기대도 했지만, 긴장도 됐다”면서 “비록 이번에는 선발되지 않았지만 다음에 다시 도전할 계획”이라고 아쉬움을 전했다.

또 의경 선발에서 5번의 탈락의 고배를 마신 지원자도 있었다. 충남 논산시 강경읍에서 온 조진숙(39·학부모) 씨는 “우리 아이는 5번의 의경 지원에서 모두 떨어져 이번 추첨에 기대를 걸었지만, 아쉽게도 뽑히지 못했다”며 “다음달에 또 지원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정훈 기자 classystyle@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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