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대석> 대전시교원단체총연합회 제10대 회장 유병로 교수
대담=김대환 교육문화팀장
교원 지위향상·전문성 확립 위해 설립, 더 좋은 교육환경 위한 프로그램 운영
산업·정보화 지나 창의·감성시대 도래, 공교육 이젠 가정·사회 함께 동참할때
교사·학생이 행복한 교육시스템 중요, 정기적인 ‘교육 3주체’ 만남 이뤄져야
인성교육 생활 속 실천교육으로 필요,

▲ 대전시교원단체총연합회 제10대 회장으로 당선된 유병로 한밭대 건설환경공학부 교수는 교사, 학생, 학부모 등 교육의 3주체 간 사랑과 존경이 바탕이 되는 관계회복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대전교총 제공
흔히 교육을 백년지대계(百年之大計)라고 한다. 그만큼 국가의 미래를 좌우할 만큼 중요한 것이 교육으로 교육정책 및 제도의 수립에 있어 거시적이고 장기적인 안목에서 다뤄져야 한다.

대전의 교육 환경을 조성하고,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하고 있는 대전시교원단체총연합회에 유병로(57·사진) 한밭대 건설환경공학부 교수가 제10대 회장으로 당선됐다.

교사, 학생, 학부모 교육 3주체간 관계가 교육의 가장 기본이라는 그에게서 대전의 교육 발전을 위한 계획과 나아가 우리나라 교육의 현 주소에 대한 진단과 대책 방안 등에 대해 들어봤다.

-취임 소감과 일성.

"부족하지만 대전교총 회장에 당선시켜주신 회원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 우리나라는 사람이 최고의 자원이고 인재양성으로 이만큼 발전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교육의 패러다임이 바뀌고 있는 시기인 만큼 그에 맞는 교육 환경을 조성하는 데 힘을 쏟겠다. 그리고 대전교육발전에 애쓰고 있는 교육공동체들과 함께 손잡고 소통과 화합에 적극 나서겠다."

-대전교총이 수행하고 있는 역할.

"교총은 교원의 사회적, 경제적 지위향상과 교직의 전문성 확립을 기함으로써 교육의 진흥과 문화의 창달(暢達)에 기여함을 목적으로 설립됐다. 대전교총도 더 좋은 대전의 교육환경을 만들기 위해 유·초·중·고·대학의 선생님들로 구성된 회원들이 지혜를 모아 실천하고, 직무능력을 향상을 위한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교육권 및 지역사회와의 교육공동체 역할강화에 힘쓰고 있다. 물론 세부 사업내용으로는 교육환경 및 제도개선, 교육의 민주화 및 자주성 확립, 직무능력 향상프로그램운영, 교원의 처우 및 복지증진, 교권 확보 및 교권침해 구제, 학생의 건강 및 문화증진, 회원 상호 간의 협력 등을 수행하고 있다."

-현 교육 사회는 어떻게 바라보는가. 최대 현안은.

"우리사회의 교육패러다임이 급격히 변화하고 있다. 산업화시대, 지식정보화시대를 넘어서 이제는 창의, 감성시대로 우리 사회는 변화하고 있다. 행복하게 살려면 재미있고, 타고난 재능을 잘 살려가는 것이 유리한데 우리 교육은 획일화 보편교육이 중심이 되어 왔다. 시대적 흐름에 발맞춰 교육도 과거 대량·공급자중심의 지식전달체제에서 개인 맞춤형 수요자 중심의 창의·재능교육으로 변하고 있다. 그러나 교육여건이 따라가지 못하는 부분이 여전히 많고 교육 주체간 기대 가치가 달라 갈등을 빚는 경우가 많다. 공교육도 학교에 전적으로 맡겨졌다면 이제 학교, 가정, 사회가 동참해야 한다.

특히 초등교육은 재능을 탐색하는 프로그램이 필요한데 지역 사회의 재능기부와 기업의 교육 후원금이 필요하다. 현재 교육문제는 큰 혼란기에 있다. 부모는 재능보다는 의사, 판검사 만들기를 위한 입시위주의 교육을 선호하고, 학생은 인성교육이 잘못돼 배려와 존중심이 부족해 친구는 물론 선생님들에게까지도 존중하지 않아 결과적으로 교육효과가 나쁘다. 교사도 스승이라기보다는 직업인으로서의 교사위치에 서 있어 교권이 붕괴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교육 시스템 중 가장 시급하게 해결해야 할 문제는.

"선생님과 학생이 즐거워야 하는데 그렇지가 못한게 사실이다. 교사, 학생, 학부모 등 교육의 3주체 간 사랑과 존경이 바탕이 되는 관계회복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선생님을 좋아하면 공부도 잘되고, 선생님의 열정도 커진다. 서로 좋아하려면 상호소통과 존중이 필요하다. 학생이 선생님을 존중하지 않거나 교사가 사명감과 사랑이 없으면 교육효과가 낮다.

교육 패러다임이 개성과 다양성, 창조성 중심으로 변해 교사들의 업무가 과중하게 증가하고 있으나 사회적 경제적 여건은 크게 개선되지 못하고 있다. 선생님이 배워야 할 것이 많은데 시간과 경제적 여건이 어렵다. 교육 연수 프로그램의 확대 지원, 연구연제 도입 등 직무능력 향상 여건을 키워야 한다. 선생님들의 잡무가 많아 학생과 학부모간 소통의 기회가 적다. 정기적으로 교육의 3주체가 만나서 의론하는 장이 마련되고 교육활동비로 지원돼야 한다. 재능·창의 교육이 절실한데 이는 지역사회의 재정적 지원이나 재능기부가 필요하다. 특히 초등교육의 고학년에는 학생의 끼와 재능을 찾는 프로그램을 활성화 해야 하는데 담임 선생님 한 명이 많은 학생의 재능탐색 프로그램을 운영할 수 없다.

또 중학교 과정의 자유학기제 등 재능 계발 프로그램에서는 사회 각 계층이 참여하는 전문심화프로그램이 운영돼야 하는데 현실적으로 어렵다. 어느 단체는 전문성과 의욕은 있으나 재정적으로 어렵고 또 어느 단체는 재력은 있으나 프로그램 운영 여건이 없는 경우가 있다. 대전은 과학연구단지, 대학, 중앙과학관, 다양한 시민단체, 기업, 공공기관 등이 골고루 분포돼 있어 다양한 프로그램 운영이 가능하다."

-공교육의 역할과 변화에 대한 목소리도 높다.

"2014년 3월 공포된 공교육 정상화 촉진 및 선행교육 규제에 관한 특별법이 제정 시행되고 있다. 무분별하고 과도한 사교육 및 고난도 교육과정에 의한 학생들의 학습부담, 소모적 경쟁 등에 따른 교육적 폐해를 줄이자는 취지다. 선행학습 유발의 가장 큰 원인은 학생의 개성과 재능보다는 출세 지향적, 학벌중심의 사회분위기가 문제이며, 국·영·수 교과목 중심의 교육평가, 수능을 비롯한 대학입시경쟁과 학벌중심의 사회분위기, OECD국가들에 비해 지나치게 어려운 교육과정의 개편 등 근본적 처방 없이 호소와 규제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지금까지 교총에서 지속적으로 주장해온 인성교육, 수요자 중심의 맞춤형 교육, 학생교육의 질 개선을 위한 과중한 잡무경감 및 직무교육 확대, 교원증원 등 교육환경 개선 및 상호약탈적 교원평가제도 등 기본적인 사항을 외면하고 공교육 정상화는 이뤄질 수 없다고 생각한다. 과거에 비해 지나치게 어렵게 편성된 교육과정 개편과 대입제도 개혁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더불어 인성교육을 통한 공교육의 역할과 변화를 추구해야 할 시점에 있으며, 인성교육은 지식교육이 아니라 생활 속의 실천교육이 돼야 하고, 학교, 가정, 사회의 모든 분야에서 적극적으로 이뤄져야 한다."

-최근 교권 훼손에 대한 생각은.

"교육권은 교원들에게 가르칠 권리, 학생들에게 배울 권리를 국가가 부여한 권리이지만 교육의 3주체, 사회에서 생각하는 교육의 가치와 수단에 대한 이해가 다르고, 이들 구성원의 행동특성이 변화해 교권침해 건수가 점점 증가하고 있다.

또 이로 인한 교육 주체간 불신, 열정 및 사명감의 저하 등은 교육효과를 낮게 하고, 심지어 교실 붕괴 현상으로 나타나게 되어 매우 안타깝게 생각한다. 특히 명예나 사명감의 가치손상에 예민한 교사의 사회적 지위에 학부모나 학생의 비합리적이거나 폭력적 피해를 당하는 경우가 많으며, 불가피한 학교안전사고, 미성숙한 학생들 간에 발생될 수도 있는 갈등 등이 확대돼 명예회손, 신분문제로 이어지는 경우가 있다.

심한 경우 교사는 교육을 포기하는 경우가 있기도 하고 날로 어려워지는 교권의 추락으로 명퇴 신청자가 증가하는 경우도 있다고 본다. 교육 3주체 간 바람직한 교육공동체 의식 형성이 절실함을 느낀다. 교총은 '선생님들의 든든한 버팀목이 되겠습니다'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뜻하지 않은 각종 분쟁 및 사고 등에 적극적으로 대처할 것을 약속하며 인성교육 강화를 통한 근본적인 해결방안에 우리 사회가 동참해 주실 것을 호소한다."
▲ 대전시교원단체총연합회 제10대 회장으로 당선된 유병로 한밭대 건설환경공학부 교수는 교사, 학생, 학부모 등 교육의 3주체 간 사랑과 존경이 바탕이 되는 관계회복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대전교총 제공

-앞으로 계획과 목표는.

"교사, 학생, 학부모 등 교육의 3주체 간 사랑과 존경이 바탕이 되는 관계회복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그러려면 상호소통과 존중이 필요하다. 학생이 선생님을 존중하지 않으면 교육효과가 낮다. 또 교사가 사명감과 사랑이 없으면 교육효과가 낮다.

따라서 대전교총은 앞으로 교육정상화에 적극 나서겠다. 선생님이 행복하고 학생이 즐거운 교육환경을 만들도록 노력할 것이다. 구체적인 실천방안은 △교육3주체간 관계회복(사랑, 존중) △학생의 인성교육 강화 △교사의 직무능력 향상 △사회의 교육기부 확대(재능, 재력) △기타 교육환경 개선에 힘써 나갈 것이다. 대전교총 사무실이 회원 여러분의 사랑방이 되도록 따뜻하게 운영하고 언제나 회원의 교육현장에 달려가는 부지런한 대전교총이 되겠다."

정리=강은경 기자 ekkang@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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